,"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호텔들이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적용되는 동계 요금을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하거나 동결된 가격에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경우 내년도 상품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말로 호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숙박요금에 대한 영세율 제도가 적용 만기되기 때문이다.

애초 1만원에서 1만5,000원 정도의 상승률이 예상됐던 호텔 동계 요금의 경우 롯데 호텔이 1만원 올린 주중 13만원을 발표하면서부터 지난해 비해 5,000원에서 1만원 정도 인상된 가격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롯데호텔은 주중 13만원, 주말 15만원, 연휴기간 20만원으로 전년대비 1만원 인상된 동계 요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각 호텔들의 동계 요금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고 있다. JW 메리어트 서울이 주중, 주말 13만5,000원으로 결정한 데 이어 인터컨티넨탈도 비슷한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몇몇 호텔에서는 동결 수준의 요금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의 경우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발표되고 있다. 이미 제주, 서귀포 칼 호텔이 주중 7만원, 주말 12만원, 연휴 18만원으로 책정된 요금표를 각 여행사에 공지한 상태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특급호텔 한 마케팅 관계자는 “각 호텔별로 이번 동계요금 책정에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며 “올해부로 적용 만기되는 영세율 제도를 둘러싸고 호텔 내에서도 많은 혼란과 논란이 거듭돼 왔다”고 동계 요금 및 내년도 요금 전망에 대한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에 책정되는 호텔들의 동계 요금은 호텔 업계뿐 아니라 인바운드 업계 내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올해 겨울 상품을 포함 내년 상품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호텔 마케팅 부서 김종수 팀장은 “호텔에서도 여행사의 입장을 고려해 요금 상승폭을 대폭 낮췄다”고 이번 동계요금 책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공지된 요금에 부가세가 더 붙기 때문에 실제 여행사에서 느끼는 상승폭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동계 요금이 발표됨에 따라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도 지속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여행사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동남아 테러 위험 확산과 더불어 불안한 국제 정세는 국내 인바운드 가장 큰 시장인 일본 관광객들을 복지부동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며 이에 대한 우려감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 있다. 때문에 일본 인바운드 일각에서는 “갈수록 일본 관광객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품가격마저 인상된다면 엎친데 덮친격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는 자괴감 섞인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요금 인상은 예상했지만 이미 내년도 상품에 대한 브로셔 배포에 나선 여행사들은 인상분에 더해지는 부가가치세 부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여행사에서는 부가가치세를 상품가격에서 제외, 이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가겠다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상품 가격 인상으로는 도저히 침체된 시장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계산에 상품 경쟁력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에서 수배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영세율 제도 폐지 문제를 놓고 정부나 호텔쪽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그 간의 분위기를 전하며 “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던 여행사들이 이제야 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관광호텔업협회나 일반여행업협회 등 업계의 권리를 대표한다는 곳에서 이러한 큰 사안을 놓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은 직무태반 아니냐”라고 지적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에서는 최근 일본여행업협회(JATA)에 내년부터 방한 여행상품가에 영세율 제도 폐지로 인해 객실료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반영된다는 내용을 공식 전달했다. KATA는 이러한 내용을 일본내 회원여행사에 홍보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텔 업계내에서도 요금 정책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여행사 단체 요금의 경우 대부분이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공시가격은 2만원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에 부가가치세 등이 붙게 되면 상승폭은 더욱 더 올라갈 예정이다. 때문에 디럭스나 스위트 룸 등을 제외한 일반 룸의 가격이 40만원 대를 상회하는 호텔들이 늘어날 추세이다.

특급호텔 한 관계자는 “호텔 공표 가격이 갈수록 턱없이 높아만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다간 뉴욕 맨하탄의 호텔들보다 더 높은 요금을 가진 호텔들도 나타나겠다”고 은연중에 벌어지고 있는 호텔들의 요금 올리기 경쟁세태를 비판했다.

더불어 내년도 경기가 계속적인 침체기를 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호텔들간에 고객 유치를 위한 과당 경쟁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의 단체를 받지 않는 호텔들도 객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크루 등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불안한 경기 예측과 함께 기업체 수요가 감소될 것이 우려되면서 더 많은 호텔들이 단체 및 고객 유치에 뛰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공표된 공시가 외에 각종 할인 요금이 난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공시 요금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호텔 요금이 비싼 나라라는 인식을 만들어 놓고서는 반대로 고객 유치를 위해 각종 할인 요금 등을 내놓으며 무질서한 요금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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