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맞아 발리 여행업계와 항공업계가 재도약을 위한 신발끈을 바짝 조였다. 업계는 현재 처한 발리 여행업의 위기 상황을 발전적 방향으로 전환하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현지에서는 발리 관광청과 경찰청이 합동으로 발리의 이미지 상승과 치안에 공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발리 관광 업계의 변화상과 현지 상황을 알아본다.

발리=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항공사와 발리 랜드들. 인센티브 단체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테러 한파에 움츠려 들었던 발리행 패키지 여행도 차츰 호전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 물량 등을 집행하고 있는 BMW의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12월20일 이후 항공 예약이 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발리 직항을 운항하고 있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탑승률은 발리 회복여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 비수기와 테러 이후 수요 감소를 감안,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은 11월20일부터 12월18일 이전 수요일 운항 스케줄을 줄인 상태. 빠르면 다음달 18일부터 수요일 운항 스케줄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여행사에서는 12월18일 수요일 증편을 예상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

11월13일 마지막 수요일 발리 직항편에서 약 290석 규모의 항공편에 215명이 탑승하는 등 수요도 점차 회복돼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22, 25일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의 탑승률은 90%를 육박했다. 이는 비수기 동안 수요일 운항 스케줄이 중단돼 공급이 줄어든 탓이지만 수요 증대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 여행사에 통보된 12월20일 이후 성수기 단체 요금은 60만원선.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측은 당초 이번 성수기 요금을 10만원 정도 인하된 53만원선에서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보다 약간 인하된 수준에서 그룹 요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탑승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인하폭을 낮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수요증대를 꾀하고 있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처럼 클럽발리미라지와 그랜드 미라지 리조트, 탈라소 리조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미라지 리조트 발리도 이번 성수기 동안 140만원대에 판매됐던 올인크루시브 상품인 클럽 발리 미라지 상품을 98만원대에 판매할 예정이며 일부 패키지 여행사에서도 속속 기획 발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편 발리 현지 랜드 관계자는 “회복세가 빠르지만 한국 여행사의 발리 판매 기피 현상이 여전하다”며 “여타 동남아 지역보다 지상비 등 여건이 좋았던 발리가 이번 위기 기간 동안 무리하게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저가 덤핑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한국 여행사들의 발리 상품 판매 진작을 당부하기도 했다.

발리 여행업 관계자들은 최적의 관광 목적지로서의 발리 이미지가 단기간 회복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발리관광청이 취한 방법은 ‘소프트 프로모션(Soft promotion), 소프트 세일(Soft sale)’이다. 급격한 홍보와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완만한 이미지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발리관광청 및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외 홍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던 호주 정부의 대국민 발리 관광 자제가 철회되진 않았지만 이후 양국간 긍정적 협의가 예측되고 있다. 지난 15일 희생자 가족들과 발리 주민이 대거 참여한 추모제가 외신에 알려지는 등 관광목적지로서 명성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발리관광청 이지드 피타나(Igde Pitana) 이사는 “사리클럽 폭탄 테러로 인한 발리는 역설적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며 “장기적으로는 발리관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발리가 현재 전세계의 동정과 관심을 받고 있고, 발리의 평화 이미지도 사건 이후 전세계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짐에 따라 향후 관광목적지로서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발리 경찰청은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검색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관광청은 단계적으로 발리 여행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발리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발리 경찰청은 사리 클럽 테러 사고 이후 항공, 항구에서 출입국자에 대한 순찰 인원을 대폭 늘렸다.

발리경찰청 와얀 스웨나 외사과장은 “예컨대 롬복에서 발리섬으로 들어올 때 출입국 검문 등이 느슨했는데 사고 이후 우선 방문객 및 현지 가이드들의 공항 출입을 막았으며 시내에서 경계태세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발리경찰청은 종전 800명 수준이었던 경찰 인원을 사고 이후 5,560명 수준으로 크게 늘렸으며, 호텔, 백화점, 나이트클럽 등 공공장소에서의 검문 강화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주요 특급호텔에서는 일제히 사설 청원 경찰을 출입구에 비치, 금속 탐지기로 출입 차량과 관광객들의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발리 드가르 아궁’이라는 사복 경찰과 경찰이 발리 전역에 걸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터뷰] 라미야 아드야나 르 메르디앙 호텔 영업과장

르 메르디앙 호텔의 아시아 마켓을 담당하는 라미야 아드야나 영업과장. 르 메르디앙호텔은 허니문 호텔로서 선호도가 높은 호텔 중 하나다. 한국 시장은 2000년 5%의 점유율을 기록한 이래 성장을 거듭하면서 15%까지 성장했다. 전년 동기에는 20%까지 점유율이 치솟은 적도 있다고 라미야 아드야나 과장은 덧붙였다.

객실 투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발리 호텔가는 비상이 걸렸다. 르 메르디앙호텔도 여느 발리 호텔처럼 투숙률 저하에 직면했다. 르 메르디앙은 11월16일 현재 10% 이하의 객실 투숙률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직원들은 일주일에 3일 근무하고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 위기 경영에 나서고 있다. 상당수 발리 시내의 특급호텔들도 비슷한 직원 근무제를 시행하는 중이다.

라미야 아드야나 영업과장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5성급 호텔 총지배인의 모임인 카사 그란데의 협의 사항에 따라 호텔 객실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요금 인하 대신 혜택을 추가하고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판촉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Add value and benefit)”고 전했다.

9·11 이후에는 객실투숙율이 전년 동기 기준에서 30%이상 떨어졌고 지금은 그보다 심각하지만 전세계가 사건과 희생자에 동정적이고, 한국 시장 등 동북아 시장을 중심으로 관광입국객이 늘고 있는 등 발리에 대한 이미지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