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내년도 45억불의 여행수지적자전망 발표이후 대단히 비판적인 여론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상당한 국민들이 이러한 여행수지를 국제관광수지와 혼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수지는 통상적인 관광수지에 유학 및 훈련, 재환전액, 단중기 해외체재자의 여행경비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지표이다. 이와 관련 필자가 속한 연구원에서는 2003년 국제관광예측에서 외래객 563만명 입국에 내국인 777만명이 출국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관광수지는 약 25억달러의 적자를 보일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국제관광수지의 적자도 온전히 관광정책의 문제로 보는 것은 억울한 면이 너무 많다. 물론 국제관광수지가 절대적으로 적합한 지표냐하는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지표의 전망만으로도 할 말이 있다는 말이다.

첫째는 국내교육정책의 엄청난 실패가 고스란히 국제관광수지에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제관광수지에는 유학 및 훈련비용이 제외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족들이 유학이나 연수중인 학생들을 찾아가서 쓰고 건네주는 비용이 모두 국제관광수지에 계상되고 있다.

더구나 내년도는 30만명이 넘는 인원이 유학 등 해외교육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완화될 가능성이 적고 오히려 증대될 것이라는 점은 정말 우울하기 짝이 없는 소식이다.

둘째는 요즘 신문에서도 종종 기사화되는 호화골프여행문제이다. 대체적인 논조는 해외에까지 가서 골프와 같은 고비용의 소비성 여행을 하는 것처럼 비추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작 힘있고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은 국내 클럽에서 공을 치는 사람이라는 것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기억컨데 골프의 대중화를 외쳤던 것은 정부의 대표자들이었고, 수많은 환경론자들은 골프장 건설에 사생결단으로 맞섰다. 그러니 골프수요는 급증하고 골프장은 부족한 수급불균형에 빠진 결과가 지금의 사태이다.

더한 것은 골프관광객을 보이지 않게 규제하고 비판함으로써 골프채 등 각종 용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지에서 렌탈하게 만들어 불필요하고 추가적인 외화지출을 유발했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구나 골프장은 체육시설업으로 관광시설도 아니지 않은가?

예전에 법정스님은 ‘무소유’라는 수필집에서 골프치는 사람들을 비난했지만, 지금 골프는 상당히 대중화된 스포츠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째든 국제관광수지라는 지표는 인바운드가 외화획득과 국제친선이라는 점에서, 아웃바운드가 국민의 세계화교육과 국민 삶의 질 향상측면에서 다른 정책가치를 무리하게 비교하는 논리상의 오류를 내포하는 비적정성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적인 지표로서 일반화되고 있는 점은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향후 아웃바운드가 900만에서 천만명까지는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관광정책은 상당한 전략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아웃바운드의 성장을 견제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무리가 따르게 되고, 결국 인바운드를 높여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따라서 인바운드의 결정적 증대계기를 마련하기 이전에 국내관광의 활성화에 집중적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제관광수지의 적자문제보다 더 가슴아프고 걱정스러운 것은 국내교육의 실패이다. 한마디만 더 한다면, 무역외수지와 큰 차이도 없는 여행수지를 발표한 한국은행은 좀 불순하지 않은가?
stkim@ktri.re.kr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