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드
양적 성장 속에 질적 성장 모색


여행사 영업 환경의 변화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여행사를 둘러싼 영업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두드러졌다. 우선 항공사들이 여행사 중심의 판매 채널을 본격적으로 다양화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지하철역에서 국내선 항공권을 판매키로 하면서 5%를 상설 할인해 주기로 한 데 이어 카드사 사이트나 항공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항공권 할인 판매 등이 줄을 이으면서 여행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수익 모델 모색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한동안 허니문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이 치뤄야 할 주요 행사 중 하나였던 웨딩박람회에 대한 여행사들의 호감도 상당히 감소했다. 매년 웨딩박람회가 늘어나면서 올 봄에는 5∼6개의 크고 작은 박람회가 열렸지만 관람객 분산 등으로 여행사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에따라 박람회 참가에 회의를 보이고 자체 설명회 개최에 비중을 두는 여행사도 늘어났다.

각종 홀세일러를 표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전문화와 대형화의 바람도 확산되고 있다. 모두투어나 하나투어와 같이 전통적인 개념의 홀세일러 외에 중국이나 일본을 중심으로 지역별 전문 홀세일러 개념의 여행사가 크게 늘어났으며, 랜드사들간의 연합을 통한 홀세일 도전도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중에는 정품여행처럼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 월드팩이나 랜드팩과 같이 내년부터 영업을 준비중인 곳도 있어 랜드사 연합의 바람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4강 진출과 발리 테러

월드컵 개최에 따른 다소간의 영향은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지만 누구도 예상 못한 한국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 신화는 여행업계에도 많은 여파를 미쳤다. 배낭여행사들의 경우 전국을 붉은 색으로 물들인 월드컵의 열기로 출발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학생들이 증가해 많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배낭여행을 비롯해 유럽 여행을 미뤘던 물량이 월드컵 기간을 피해 여름 시즌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럽 항공좌석의 과열 경쟁이 예고되기도 했다. 유럽은 수익률이 좋은데다가 장사가 잘 될 것 같다는 확신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9·11 테러 여파로 단거리에만 집중됐기 때문에 그 동안 못 나갔던 물량이 올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여름 성수기를 넘기는 업계의 표정은 다양했다. 특히 올 여름에는 대대적인 전세기편 취항으로 좌석 공급이 크게 늘어 예년과 같은 좌석난은 격지 않았지만 여행사간 영업격차가 극심히 벌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7월 들어 우량 패키지 여행사인 코오롱TNS의 부도 소식이 전해지고 6월부터 시작됐던 한진관광의 파업이 지속되는 한편 환율 하락에 따라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지난 여름 미 달러 환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함에 따라 아웃바운드 업계는 여행 상품가의 하락과 여행수요 증가 등의 이익이 가능했으며 항공업계도 경상 이익이 증대돼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지난 해 9월 11일의 테러가 하반기 아웃바운드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다면 올해 10월에는 발리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테러로 하나투어의 전세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탄력을 받아가던 발리 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져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특히, 테러가 발리 이외의 지역에서라도 한번만 더 발생하면 동남아 전체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테러 여파 확산 우려가 계속 이어졌다. 반면에 태국이나 괌, 사이판 등의 지역은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특히 태국과 사이판은 최근 불어닥친 괌 태풍 때도 대체 여행지로 이익을 톡톡히 봤다.

말 많은 우수상품 현지 반란

여행상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겠다는 우수여행상품인증제도는 최초로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시작 전은 물론 결과 발표 이후에도 여러 가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당초 월드컵 이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시행된 우수상품은 때 놓친 발표 시기와 지역별 편중 등을 이유로 또 한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실시할 예정이었던 우수상품인증 접수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올해는 현지 여행사나 랜드, 가이드와 국내 여행사간의 대립이 유난히 자주 발생된 해이기도 했다. 우선 성수기에 맞춰 파리에서 시작된 지상비 인상과 선택관광 포기 요구가 행사 거부 등으로 이어지면서 유럽판매 여행사들이 많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여행사들은 급한 대로 요금인상 요구를 들어주긴 했지만 그만큼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뉴질랜드 남섬 가이드들의 파업도 혼탁한 대양주 시장의 자정요구 필요성만 드러낸 채 별 소득 없이 종결됐다. 태국에서도 한태협이 선택관광과 지상비를 문제로 단체 움직임을 보여 여행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태국의 경우 상당수 여행사들이 어느 정도 시장 정화 필요성 등을 인식하고 있어 큰 분쟁은 없었지만 상품 기획과 같은 여행사의 기본 업무에 대한 간섭이라는 점에서 많은 불만을 샀다.

패키지 여행사의 흥망성쇄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여행사의 등장과 퇴장이 반복됐다. 특히 3월과 10월에는 패키지 여행사가 무더기로 설립되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특히 하나투어가 지분의 30%를 투자해 패키지 광고 여행사인 하나투어리스트를 설립하면서 홀세일여행사의 직판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여행업계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이에 대해 중·소여행사들은 하나투어리스트를 통해 하나투어가 사실상의 직판 시장 진출에 참여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지만 대대적인 안티 운동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여행사들의 활발한 신규 패키지 시장 진출도 눈에 띄었지만 씨에 프랑스와 코오롱TNS의 부도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이 씨에프랑스의 경우 부도 이후에도 성실히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 준 코오롱과 달리 사장이 잠적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해 부도를 낸 하이센스가 다른 대표자 명의로 재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해외골프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패키지 상품으로는 판매가 힘들다고 여겨졌던 골프상품에 눈독을 들이는 패키지 여행사들도 크게 늘었다. 패키지사들이 후발주자로 골프 상품에 뛰어들면서 태국 치앙마이와 치앙라이에 전세기 3편이 투입되는 등 골프 상품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항 공
신규취항지 봇물 ‘전세기 전성시대’

월드컵 전세기를 시작으로 항공업계는 올해 ‘전세기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일본과 중국 등 전통적인 목적지 외에 치앙라이, 코타키나발루, 브루나이 등 새로운 목적지로의 취항이 속속 이뤄졌다.

지난해에 이은 항공사들의 내부 구조조정이 올해는 더욱 가속화됐다. 국적항공사는 물론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가 경쟁력강화를 위해 ‘수익 최우선’ 정책을 표방했으며, 양국적항공사 역시 좌석 배분시 수익을 우선시하는 ‘좌석관리시스템(RMS)’을 본격화하면서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같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안셋호주항공과 올림픽에어웨이즈가 파산했으며 세계2위인 유나이티드항공이 12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여행사 수수료 폐지도 힘을 발휘했다. 노스웨스트항공을 필두로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빠르게 동참했으며, 이는 향후 ‘제로 커미션’시대에 대한 예측을 불러왔다.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 및 여행심리 회복과 더불어 외항사의 신규취항이 줄을 이었다. 상반기 세부퍼시픽과 오리엔트타이항공이 각각 마닐라와 방콕 직항길을 열었으며, 6월에는 러시아의 풀코보항공이 페테르부르크와 인천을 연결했다. 중국 샤먼항공과 크라스노야르스크 노선을 운항하는 크라스항공도 새로이 진입했다.

국내선 전용공항인 일본의 하네다가 단거리노선의 국제선 운항을 허가함에 따라 인천-하네다 구간에 ANA전일본항공 및 스카이마크의 심야전세기가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12월20일 현재 이란항공이 운항준비를 마쳤으며 1월말까지 전세기로 운항되는 에어마카오도 직항편을 추진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안정화도 올 항공업계의 주된 흐름 중 하나다. 기존에 활동중인 이즈제트와 버즈항공에 이어 콴타스 지분으로 설립된 오스트렐리안항공과 에어캐나다의 지프항공, 에어뉴질랜드의 프리덤에어가 저가항공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양국적사의 항공사동맹체 가입도 마무리됐다. 현재 세계 항공사동맹체는 스타얼라이언스, 스카이팀, 원월드로의 재편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각 회원사간의 유기적인 제휴로 한층 활발한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온라인화’도 빼놓을 수 없는 항공업계의 키워드다. 휴대폰을 이용한 항공료 지불 및 기내 온라인화 작업이 선진항공사를 중심으로 속속 진행중이며, 전자티켓 활성화 등 발권과 관련한 각종 시스템도 온라인화 됐다. 국내 항공사의 온라인 예약 역시 힘을 발휘해 지난 8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00억원과 50억원의 쾌거를 달성키도 했다.

마일리지 제도의 전면개정도 발표됐다. 대한항공은 12월 무료항공권이나 좌석승급시 공제되는 마일리지를 종전보다 상향조정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 제주시민 및 소비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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