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현지 랜드와 서울 사무소, 여행사의 불화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올해 들어 지상비에 따른 여행업계의 해묵은 문제들이 현지 여행사 혹은 가이드들의 집단행동으로 표면화됐다.

태국에 이어 파리, 베니스 등 유럽 지역, 뉴질랜드 등지에서 지상비와 선택관광, 가이드 팁에 관련된 가이드들의 해묵은 갈등이 드러났다. 특히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 같은 일들로 현지 한국 여행사가 원만하게 조율을 이끌어낸 지역도 있는가 하면 문제 요인만을 확인한 채 뚜렷한 성과 없이 종결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말까지 내국인 출국자는 12% 가량 증가한 700만명이 넘을 전망이어서 9·11테러로 초래된 여행심리 위축현상을 다소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태국 무자격 한인 가이드 제재

태국 지역은 태국 정부의 무자격 한인 가이드들의 입지 약화, 발리 테러로 인한 반사 이익 등 온(溫)·한(寒) 기류가 동시에 흘렀다. 태국 방콕 노선에 오리엔트타이항공이 가세, 가격 공세 등을 펼치면서 기존 항공사들의 요금인하 경쟁 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여름 한태관광진흥협의회의 태국 상품 노팁 및 일부 선택관광의 포함 사항을 거부 결의가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또한 태국에서 활동한 무자격 한인 가이드들을 양성화하는 가이드 시험 턱없이 못 미치는 10% 남짓의 합격률에 반발, 재시험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무사증(비자) 입국 체류기간이 오는 26일부터 종전 90일에서 30일로 단축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한편 태국 지역은 발리 테러에 이어진 필리핀 테러로 인해 반사이익에 크게 웃기도 했다.

동남아 발리테러·필리핀 폭탄사고

발리는 테러로 인한 관광수요 급감과 대외 정세 불안 현상이 맞물리면서 큰 몸살을 앓았다. 테러 직후 이 지역 호텔의 투숙률이 5~10%를 밑돌았고, 일부 국가는 이후 테러를 감안 자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자국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해 발리 관광산업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올 겨울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었던 발리는 테러 이후 전세기 계획을 즉각적으로 철회했고, 한시적이나마 발리 직항편 운항 스케줄을 종전 주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도 했다.

필리핀은 잇따라 세부퍼시픽항공의 세부와 수빅 지역의 정기편 취항을 성사시켰다. 또한 발리 테러 악재와 필리핀 폭탄 사고 여파로 허니문 시즌 예약 취소 등 다소 타격을 입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도 잇따른 코타키나발루의 전세기편을 운항하고 콸라룸푸르를 매일 운항하면서 지역 담당자들의 상품 개발 노력에 힘을 보탰다.

중국·일본

중국의 성장세를 대변해주는 것은 두드러진 항공노선의 증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전년대비 32%, 48%로 좌석 공급을 늘렸다.

샤먼 취항 등 신규 취항지는 물론 기존 구간의 운항 횟수도 크게 늘어났다. 청주, 대구, 광주, 부산 등 지방 국제공항에서의 중국 구간 취항이 늘어남에 따라 양국적사와 중국민항과의 경쟁으로 비수기 가격경쟁도 심화됐다. 양국의 관광교류의 증진을 위해 중국국가여유국 한국사무소가 오픈하기도 했다.

일본 시장은 꾸준한 상용 수요와 재방문객에 힘입어 상품다변화가 정착된 지역. 올 여름과 겨울 시즌 전세기 시장에서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에 재미를 봤던 양국적사가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그러나 좌석 공급을 크게 늘린 결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일부 여행사를 제외하곤 예상 외의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 성수기에도 골프 및 온천 상품 수요를 예상한 큐슈 전세기 상품 등이 나온 상태다.

호주·뉴질랜드

호주·뉴질랜드 지역은 올 한해 조용한 가운데 많은 성장을 이뤄낸 지역이다. 올 초 뉴질랜드와 호주의 케언즈로 전세기가 성공적으로 운항됐으며 우리와는 반대로 겨울철인 지난 여름에는 조기 유학 및 어학연수 바람을 타고 지속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발리 테러가 터지면서 수혜를 입은 곳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호주는 지난 가을 들어 다양한 상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인기 목적지인 시드니, 골드코스트 외에 케언즈와 멜버른 등 새로운 지역이 부각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률에 힘입어 캐세이퍼시픽항공, 싱가포르 항공, 일본 항공 등이 호주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호주 코란코브 리조트를 비롯한 호주 허니문 상품이 지난 봄·가을 허니문 시즌에 선전, 향후 이 지역 랜드들의 리조트 상품 개발의지를 부추기고 있다.

뉴질랜드는 올 겨울 성수기를 맞아 항공편이 증편 되는 등 당분간 상승세를 꺽을 변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점 또한 노출됐다. 이번 겨울 성수기에 앞서 뉴질랜드에서는 현지 여행사와 갈등이 재현되기도 했다.

뉴질랜드 남섬 가이드들이 지상비 차별에 반발, 남섬 가이드들의 집단행동이 벌어졌다. 지상비 정상화에 대한 쌍방간의 주장이 엇나가 쌍방간 이견만을 확인한 채 소득 없이 종결됐다. 일부 랜드들이 노투어피 행사를 등장시키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점을 남겼다.

괌·사이판

허니문에서 가족여행 패턴으로 전환 중인 괌·사이판은 발리 테러로 뜻하지 않은 허니문 수요에 반색했다. 그러나 괌은 발리 테러 반사이익으로 인한 희소식 뒤에 찾아온 자연재해로 올 겨울 우울하게 마감을 할 전망이다.

성수기를 앞둔 상태에서 올 한 해 두 차례나 태풍피해를 본 괌 지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괌은 특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섬 전체에 걸쳐 호텔 등 관광 시설 등의 피해가 복구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 거대 항공사 파산설 업계 술렁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출국 수요의 급감한 미국은 상용 수요와 친지 방문을 중심으로 기지개를 켰다. 겨울 성수기를 앞둔 상태에서 미국 지역은 세계 2위의 거대 항공사의 파산설로 업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또한 미국 무사증 대금이 100달러로 상승하고, 발급 절차가 복잡해지는 등 업계에서는 일반 관광수요를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어학연수 수요도 캐나다, 호주 등 미국 외 영어권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로 어학연수 수요가 몰리면서 성수기 여행사들은 항공 좌석 잡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유럽, 여행사 연이은 영업중단

배낭여행 시즌인 지난 여름 동유럽 지역 지역의 수해와 올 하반기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인 하이센스, 씨에프랑스와 코오롱TNS의 연이은 영업 중단으로 유럽 지역은 여행사의 지상비 손해가 컸다. 여름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파리, 베니스 가이드들은 선택관광이 기본 일정으로 포함된 상품의 거부와 환율 변화에 따른 지상비 조정을 주장, 실효를 거두기도 했다.

터키는 월드컵이 배출한 스타의 자리에 당당히 등극했다. 어느 목적지보다 터키는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봤다. 월드컵에 따른 인지도 증대와 호감도 상승과 맞물려 터키 단독 및 지중해 연계 상품의 수요가 크게 증대한 것.

아울러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의 분쟁이 끊이지 않아 성지 순례 패턴이 터키-그리스 등을 주로 하는 지중해 상품으로 전환된 것도 한 몫을 했다. 한편 수요에 못미치는 항공 공급 상황은 터키 상품의 개진을 막는 요소로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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