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인원 자체가 줄지는 않겠지만 여행업계의 체감 경기는 느낌이 좋지 않다. 월드컵이나 대선과 같은 눈에 보이는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 문제 등 불안감을 조성하는 위협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20년 넘게 여행업에 종사한 전문가들도 올해 전망을 세우는데 고심하고 있다.

양적성장 지속 속에 여행사별 명암 교차

대다수 여행사들이 올 한해 공격적인 영업목표를 세워 놓고 있지만 700만명을 넘어 800만명 출국 시대로 향하고 있는 양적 팽창을 여행업계에서 얼마나 실익으로 연결시킬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이나 대선과 같은 눈에 보이는 두드러진 악재는 없지만 경기 침체와 북한 핵 문제, 이라크 전쟁 위기 등 예측하기 힘든 문제들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늘어나는 여행수지 적자의 비난 여론이 해외여행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견 패키지 여행사인 K여행사 대표이사는 “1월은 평년 수준은 유지하겠지만 예년보다 짧아진 설 연휴 등을 감안할 때 2월 달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여름 성수기 이후는 예상이 힘들다”고 털어 놨다. 여행업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백화점 등 대형 유통 매장의 표정도 썰렁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달 1일부터 25일까지 매출액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7.5% 줄었다. 신세계 백화점도 크리스마스 대목인 24과 25일 이틀간의 매출이 2001년 보다 7%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불투명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사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전세기 상품의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차이 등에 따라 패키지사는 지난 해 문을 연 신생업체를 비롯해 3년 차 미만의 여행사 중에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투어에 이은 자유여행사의 코스닥 등록 도전이 성공할 경우 여행업계 재편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밖에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소비자 변화에 걸맞는 상품 구성과 유통 채널 구축을 위한 여행사들의 노력도 보다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항공사를 중심으로 에어텔 상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며 지난 해 미국에서 불거진 항공권 수수료 폐지가 한국시장으로 까지 확산될지 여부도 촉각을 모으고 있다.

아웃바운드 여행업의 한 축을 이루는 랜드사의 경우 여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수배 업무에서 나아가 전문 여행사로의 변신이나 랜드사간 연합, 인터넷을 통한 직판 판매 시도 등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전문 홀세일 등의 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1월부터 영업을 개시키로 한 월드팩과 랜드팩 등의 성공 여부가 향후 랜드사들의 움직임에 미칠 여파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지상비를 이유로 지난해 유럽과 태국 등지에서 벌어진 행사 거부 등의 움직임이 재현될 지도 관심사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항공산업 국내·외 변화의 원년

2003년 항공업계는 국내외에서 모두 큰 변화를 맞는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가입을 기점으로 양국적사의 본격적인 ‘글로벌화’작업이 진행된다. 쓰루체크인 및 마일리지 공유, 공항라운지 공유를 비롯해 항공사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속속 진행될 전망이다.

세계 항공업계 역시 ‘얼라이언스’경쟁구도로 빠르게 자리를 옮긴다. 지금까지가 개별 항공사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얼라이언스간 공동의 마케팅을 통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 노스웨스트항공과 KLM, 콘티넨탈항공의 가입 및 중국민항들도 얼라이언스 합류를 시작한다.

지난해 유나이티드항공의 파산보호신청과 관련해 항공사들의 구조조정은 올해도 계속된다. 노선망과 인력에 대한 긴축운영 외에 저가항공사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몇몇 메이저급 항공사가 저가항공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속속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화’도 빼놓을 수 없는 흐름. 전자티켓의 상용화로 종이항공권은 향후 몇 년 내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종이항공권 발권시 수수료를 부가하는 등 조치를 강화했으며 한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 국내선에 대한 전자티켓 시스템의 본격적인 도입을 공고한 바 있다.

지난해 ‘전세기 붐’을 일으켰던 각 항공사간의 한시적인 전세기는 올해도 힘을 발휘한다. 여행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역과 특수상품에 대한 지역 전세기가 속속 취항한다. 올해는 특히 골프와 같은 테마목적지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연초부터 대만과의 화해분위기가 하늘길을 달궜다. 양국적사와 대만측의 항공3사가 모두 취항을 승인받음에 따라 대만 복항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일고 있다. 올해가 대만과의 화해 원년이 될 것이라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교적’인 문제인 만큼 섣부른 기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동남아 외부 악재 영향권 어두운 전망

동남아 지역은 이번 겨울 시즌 전체의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을 정도로 전망이 어둡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선과 예년보다 늦게 시작된 겨울방학 등의 영향으로 별다른 특수를 누리지 못했고, 이런 추세가 올해 1월과 2월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는 미주와 유럽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과 북한 핵위기가 몰고 온 여행심리 위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한 데 따른 것이다.

동남아 지역은 여행업계의 ‘베이스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수요가 많고, 주5일 근무제의 수혜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외부 충격을 덜 받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있긴 하지만 지난해 테러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터라 어느 정도의 타격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위기 수준에 이른 가계 채무 문제도 대표적인 악재로 꼽히고 있다.

현재 동남아 시장의 상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많은 업체들이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국내 경제상황의 진행방향에 따라 그 명암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중국·일본 양·질적 성장 속 경쟁심화

여행사 관계자들은 중국, 일본 시장에 대한 양적, 질적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지방 노선의 증대로 신규의 상품 개발이 활성해지는 등 가장 큰 여행시장으로 발돋음하는 중국 시장은 올해도 비슷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매년 폭발적인 신규 노선 취항 및 증편을 보이고 있는 성장 시장이지만 지난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공항의 중국 노선 공급 과잉에 따른 비수기 치열한 저가 경쟁의 부작용이 올해도 재현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여행업 관계자들은 경기 침체에 따라 지난 가을부터 기업체의 상용 수요가 줄고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 경기 침체가 두드러질 경우 봄·가을철 집중된 전시회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행업 외적인 요인은 밝지 않다. 예년처럼 정권 초기에 여행수요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사례를 감안,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의 일본과 중국 시장 역시 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4분기에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계절적인 비수기, 정권 교체가 맞물리면서 여행수요 위축이 예상된다. 성장률이 둔화되고 소비 심리 위축, 경기 침체의 징후가 드러나면서 이 두 여행시장에도 다소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유럽·미주 이라크전 여름 성수기 최대 고비

대표적 원거리 시장인 유럽과 미주 시장의 올해 중요 화두는 ‘이라크 전’. 오는 2월 이라크 공격설이 파다한 가운데 미주와 유럽 시장은 전쟁 발발 여부에 전전긍긍한 표정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6% 내외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전쟁 여부가 단기 악재가 되어 원거리 여행수요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이라크 전쟁이 오는 6~7월 이후까지 이어지면 최대 피크 시즌을 맞는 유럽 여름 시장은 파장이 더 클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유럽 같은 원거리 지역의 경우 지금과 같은 대외 정세 불안과 경기 침체의 영향에 민감하다”며 “아울러 가계 부채 증가 등 소비 심리 징후가 부정적이라는 점도 불안요소”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이라크 등 걸프만 지역이 불안해짐에 따라 국제 유가가 폭등 조짐을 보이면서 관계자들은 항공료가 상품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등 원거리 시장은 상품가 인상에 따른 여행사의 수익성 악화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내년도 하반기 이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성수기 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 하기때문. 때문에 미주 및 유럽 관계자들은 ‘이라크 공격’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최단기간으로 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대양주 외부악재 영향권 밖, 상승세 유지전망

괌과 사이판을 포함한 대양주 지역의 전망은 일단 밝은 편이다. 우선 지난해 겨울 시즌의 경우 예년보다 한 달 이른 11월부터 시작됐고 올해 1월과 2월의 수요도 상당히 뜨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3년 전에 비해 확실히 상승곡선에 올라 와 있고 이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는 미주와 유럽, 동남아 지역과 달리 테러나 전쟁 등과 같은 외부의 악재에 덜 영향받는다는 점과 어학연수 등과 같은 고정수요가 많다는 점, 영화 ‘반지의 제왕’ 마케팅에 따른 뉴질랜드 선호도 증가 등을 꼽고 있다.

또 전쟁과 테러 등으로 위축된 미주와 유럽, 동남아 지역의 여행수요가 상당 부분 대양주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도 높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국내 경제상황이 새 정부 아래에서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여행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인바운드 수익개선 급선무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2003년 10대 사업을 발표하면서 올해 545만명 외래객 유치와 61억불의 관광수입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외래객 유치 인원인 532만명(잠정)에서 12만명 이상의 증가를 계산하고 있는 셈이다. 그 중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 목표는 70만명으로 올해 11월까지 55만명을 유치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잠정 유치 인원인 233만명에서 9만명이 늘어난 232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핵이나 이라크전 등의 악수를 차지하면 인바운드 업계는 일단 이같은 숫적인 증가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이고 가장 규모가 큰 일본 인바운드 시장도 ‘국제 정세 불안과 경기 침체로 인한 단거리 시장 선호’로 여전히 한국을 향하는 발길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미주의 경우 월드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외향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2003년의 전망을 ‘어둡다’는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개별여행객의 증가와 덤핑 경쟁으로 여행사의 수익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숫적인 성장과 상관없이 저가상품이 활개를 치는 이상 ‘많이 받을수록 적게 버는’ 기현상이 계속되리라는 전망이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저가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강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름은 더 깊다. 여행사들은 ‘제값 받기 캠페인’과 비용축소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관광자원와 상품 개발’이라는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구조적인 악순환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국내여행은 테마상품 인기

올해 전체 인바운드 시장의 침체기가 예상되면서 호텔업계의 표정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와 달리 국가적인 이벤트나 눈에 띄는 행사들이 거의 없는데다 신축호텔들이 속속들이 오픈할 예정이어서 객실판촉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핵문제와 올 상반기 중으로 점쳐지고 있는 이라크전이 맞물리며 세계경기가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즈니스 수요마저 감소세를 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 6월에 호텔업계에 ‘영세율’을 둘러싼 신경전이 또 다시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말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숙박용역에 대한 영세율 지속 적용이 미봉책으로 올해 6월까지만 연장되는 것으로 봉합됐기 때문이다. 이에 6월을 전후한 객실가에 업계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바운드에 대한 특급 호텔들의 객실판촉은 더욱 적극성을 띌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서울, 제주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특급호텔들은 이미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인바운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비수기에 ‘반짝’ 세일을 단행하는 특급호텔보다는 안정적인 객실 확보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제주지역의 경우 펜션휴양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오히려 허니문 및 휴가철에 호텔을 이용하는 수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행업은 지난해 무산됐던 주5일 근무제 도입이 새정부 들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비한 다양한 상품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인 관광코스 대신 각종 테마상품 및 체험여행이 계속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며 펜션이나 휴양코스를 낀 상품들도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당면과제로는 무등록 업체 및 백화점, 통신사들의 왜곡적인 영업행태에 대한 대처방안이 지적되고 있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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