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JDC내국인 면세점이 지난 23일로 개점 한 달을 맞았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 4,000여 명과 평균 매출액 2억8,000만~2억9,000만원의 순항을 보이지만 예상외의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eju Free International City Development Center, 이하 JDC)는 지난 달 24일 제주공항에서 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JDC 제주면세점을 개점했다. 내국인 면세점은 항공편 의존이 큰 제주도의 특성상 관광객이 느끼는 접근 비용에 대한 부담을 면세 쇼핑이라는 혜택으로 덜어주고 제주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면세점의 수익을 종자돈 삼아 국제자유도시건설을 위한 기금을 축적하고 제주도의 홍보와 투자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공익적인 명분도 큰 몫을 했다.

개점 한 달을 맞은 내국인 면세점의 영업은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개점 이후 지난 20일까지 내국인 면세점은 공항면세점과 제주항 면세점을 합쳐 일일 평균 2억8,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공항면세점이 매출액의 98.9%를 차지하고 있다.

JDC 김철희 경영기획실장은 “보수적으로 예상한 하루 매출이 3억원 이상이며 현재 2억8,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성수기와 비수기, 요일별에 따라서도 매출 차이가 크지만 여름 성수기 등에 다가서면 당초 예상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객 수에 있어서도 일일 공항이용객 1만5000명 중 25∼26%인 4000여 명이 면세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발 비행기에 오르는 탑승객 4명 중 1명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셈이다. JDC는 오프라인상의 면세점외에 3월 중에는 홈페이지에서 주문하고 공항이나 항만에서 물건을 찾는 인터넷 면세점의 오픈도 준비 중에 있다.

현재 하루 300만원 가량의 매출로 상대적인 고전을 겪고 있는 제주항 면세점도 수학여행단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4월 이후에는 어느 정도 매출 신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당초 JDC측이 세운 1,090억원의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내국인 면세점이 순조롭게 자리를 잡은 반면 제주도내 관광 업계는 내국인 면세점 개장으로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개점 이전부터 예상돼 온 것이기는 하지만 막상 관계 업계에서 전하는 체감 지수 하락은 훨씬 빠르고 매섭다.

특히, 지난 달 제주도기념품판매업협동조합을 출범시킨 기념품과 토산품업계는 내국인 면세점 개점에 이은 급격한 매출 감소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합 등 관련업계는 면세점 개점 이후 기존 기념·토산품 판매업체의 매출은 40∼50% 절반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쇼핑 수수료 저하로 현지 여행사까지 연쇄적으로 수입이 감소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제주도 A랜드사 관계자는 “면세점 개장으로 여행시장 자체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공항에 일찍 가려는 손님 때문에 마지막날 오후 일정이 취소되기도 하고 안내원들이 패키지 행사를 기피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면세점 등장 이후의 모습을 전했다. 여행사외에 제주도내 농원, 공항 입점 업체, 재래시장 등도 타격을 받고 있다.

면세점 이용이 도를 떠날 때만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문제가 더욱 크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B여행사 대표이사는 “면세점에서는 토산품이나 농·수산품을 취급하지 않음에도 관광객들이 면세점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토산품과 기념품 쇼핑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며 “공항에 도착해서 실제 면세점을 보고 물건을 주문한 뒤 출국 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JDC 측은 공항 구조상 출발과 도착 공간이 격리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내 면세점 신축과 같은 이전에 대해서도 향후 운영 결과를 분석한 후 시내 면세점 설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내국인 면세점을 둘러 싼 문제는 당분간 마찰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내국인 면세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주도 관광업계에도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제주도는 지난 20일 내국인 면세점 개장이 지역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제주대학교 관광과 경영경제연구소에‘내국인 면세점 개점에 따른 도내 관련업체에 대한 영향 및 대응방안에 대한 조사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도는 용역 연구를 통해 내국인 면세점의 외국 사례와 도내 면세점 운영현황 및 도내 기념품·토산품 생산업체 경영분석, 도내 다른 면세점이나 관광기념품점 등 관련 업계와 관광객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3월31일 용역보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이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면세점과 도내 관련 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제주도 여행업계에서도 자생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면세점이 기존 토산품과 기념품의 경쟁업체로 등장한 만큼 제품의 질을 높이고 여행업계에서도 쇼핑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성항공여행사 오정훈 실장은 “지난 해 제주도 관광객이 급증했다고는 하나 정작 상당수 여행사는 이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개별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내국인 면세점 등장을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고 지상비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근 일련의 급격한 주변 환경 변화에 대해 제주도내 180여개 여행사는 제주도관광협회에 속한 하나의 분과외에 사업자단체로서 조직적으로 관광시장에 대처할 수 있는 조합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가칭 ‘제주도관광여행업조합’이란 이름으로 추진 중인 여행사들의 결속은 150여사 가입을 목표로 취지설명과 가입, 총회 등을 거쳐 3월 중순 경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조합 설립을 준비중인 대진관광 김희현 사장은 “관광객에게는 품질 좋은 면세품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유인효과는 상반기가 지나야 측정이 가능하다”면서 “관련 업체가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면세점 파장이 지역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고 도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업조합은 금강산 육로관광 가시화와 주5일 근무제 확대, 덤핑 관광 등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제주 면세점 한달 경영 성적표

JDC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면세점의 1일 평균 매출액은 2억8,980만9,750원으로 일요일 등 휴일에는 4억원을 돌파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구매액은 공항면세점이 7만2,852원, 제주항 1면세점(2호터미널)과 제주항2면세점(국제여객터미널)이 각각 3만8,533원과 4만5,280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의 170여 브랜드, 4000여 상품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주류로 발렌타인이 가장 많이 팔렸으며 화장품(브르조아), 향수(불가리), 담배(에쎄) 등이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17일부터 19일 사이에 제주국제공항에서 이용객 5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국인 면세점 선호(48%)가 토산품점 이용(34.9%) 응답을 앞섰으며 응답자의 71.7%가 향후 면세점을 다시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제주 관광을 결정할 때 내국인 면세점 이용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는 7점 만점에 4.5점을 보여 관광객 유인에 어느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쇼핑 비용은 1인당 평균 전체 사용 비용 16만300원 가운데 내국인 면세점에서 쓴 비용이 7만4,870원으로 46.7%를 점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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