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인바운드 시장의 침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면세 시장도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판촉 전략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내국인 및 중국·동남아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각 면세점별로 발빠른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내국인 수요에 대해 면세점 관계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한해 동안 각 면세점별 내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한 폭으로 뛰어 올랐다. 전년도에 비해 거의 배로 늘어난 곳도 있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들의 경우 전체 매출의 약 20~40% 정도 되는 비율을 내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바운드 업계 전체적으로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면세점들이 현상 유지 정도에 그칠 수 있었던 것도 그 만큼 면세점을 이용하는 내국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월드컵 등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경기 관람을 위한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면세점 방문객들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밝히며 “오히려 인바운드 관광객들의 감소에 따른 손실분을 내국인들이 채워준 셈”이라고 말해 면세 시장에서 내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국인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월드컵 이후 연일 기록 갱신하고 있는 해외 출국자수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는 면세점 매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인 7, 8월 경에 가장 많은 내국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니문들의 경우 연중 꾸준한 시장을 형성하는 것도 특징이다. 내국인 면세물품 구매 한도가 400달러에서 현재 2,000달러로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폭도 그 만큼 넓어졌다.

한편 내국인의 경우 인바운드 단체와는 달리 커미션 비용이 따로 지출되지 않아 순 매출을 남길 수 있다. 한 시내 면세점 담당자는 “여행사 및 가이드에게 지불하는 커미션 일체를 이익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내국인 시장은 알짜로 여겨지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각 면세점에서는 올해 내국인 판촉을 보다 강화하는 분위기이다. 이미 면세점별로 다양한 판촉 행사와 각종 할인 이벤트들을 계획하고 있으며 신용 카드와 제휴한 서비스들도 계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상용 고객에 대한 관리도 더 철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내국인 시장에 대한 의존도의 한계선을 어느 정도 그어 놓아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내국인에 대한 면세 물품 구매 한도 등은 세관 당국이나 경기 변화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면세점들이 이에 대비해 내국인 시장의 비율을 일정 정도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면세점 담당자는 “인바운드와 내국인의 비율이 7대 3정도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중국·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면세점들의 ‘러브콜’ 작업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 지역 시장에 대한 뚜렷한 매출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금부터 꾸준하게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아예 지하 매장외 1층에 동남아 매장을 따로 냈다. 중국 및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전자, 가전 제품들의 품목들로 매장을 구성했다. 이 면세점 조창민 과장은 “아직 동남아 관광객들의 객단가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앞으로 시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당장보다는 이후를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부터 중국 등지의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미 월드컵에 발맞춰 직원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매장내 품목변화를 단행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바 있다. 현지 광고나 적극적인 판촉전은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지속적인 홍보 전략으로 사전에 관광객 유치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어로 된 계간지 형식의 홍보물을 제작해 현지 여행사 등에 배포하고 있다.

이외 시내 타 면세점들도 중국, 동남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들은 일본 인바운드 시장이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타 업계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서서히 중국, 동남아 등지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면세 업계는 지난해 마구잡이식의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서로간 협의하에 할인 및 세일 기간 등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면세점들의 각종 할인 정책 및 사은품 증정 행사로 시장 질서가 너무 혼탁해졌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한 도심내 이렇게 많은 면세점들이 몰려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면세점만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생겨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담당자들간 모임을 갖고 이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해 앞으로 신상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할인 행사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 정기·기획 세일을 6회 한정해 시행할 것, 세일 기간 무리한 할인율을 적용하지 말 것 등에 대해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