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사람들이 가늠하는 한국 사람들의 호텔 선호 요건 1위는 단연 ‘로비’다. 오랜 여행사 경험을 통해 한국사람들이 호텔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갖게되는 호텔 로비의 첫인상이 그 호텔의 등급에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말이다. 로비에 비해 객실이 너무나 형편없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통상 한국 사람들은 ‘크고 웅장한’ 로비를 선호한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브루나이의 엠파이어호텔은 분명 7개 이상의 별을 받을 만 하다. 통유리로 만들어진 왼쪽 벽면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대리석 바닥위로 빛을 뿌리고 있었고, 높은 천장을 떠받들고 있는 4개의 통 대리석 기둥은 그 화려함을 천장 순금 장식으로까지 연결해 현대식 궁전을 연상케 했다.


# 화려함의 대명사 ‘엠퍼럴 & 엠프레스 스위트’

현재 브루나이에는 총 20개 정도의 호텔이 영업중이다. 이 중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은 쉐라톤과 오키가든, 리버뷰 등 7개 정도. 나머지는 게스트 호텔급이다. 7성급의 대명사인 엠파이어는 브루나이에서도 손꼽히는 특급호텔 이상의 호텔이다.

423개의 객실과 47개의 스위트룸으로 이뤄진 호텔은 모든 객실이 일반 호텔의 딜럭스급 이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로비인 ‘아트리움(ATRIUM)을 중심으로 양쪽에 날개처럼 마련된 ’아트리움 윙‘은 발코니를 통해 남중국해의 모습을 수영장 너머로 생생히 볼 수 있다. ‘라군 윙’룸은 바다가 보이지 않는 대신 인공으로 조성된 라군을 둘러싼 빌라형의 독채형 객실로 물위에 떠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이밖에도 워터풀 윙 및 단독 빌라, 씨 뷰 윙 등 다양한 형태의 객실이 엠파이어 C.C와 함께 호텔 곳곳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딜럭스급 이상의 객실 컨디션으로는 7성급의 명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기대가 컸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을 터. 엠파이어호텔의 명성은 단순히 하나의 객실만을 놓과 봐서는 안된다. 타 호텔 대비 일반 객실의 수준 및 엠파이어C.C 등 주변 환경, 그리고 마지막으로 7층에 위치한 두개의 특별함 방이 만든 결과물이다.

두개의 객실이 온전히 7층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 ‘엠퍼럴(Emperor)’과 ‘엠프레스(Empress)’ 스위트룸은 이름 그대로 엠파이어호텔의 ‘왕’과 ‘왕비’에 해당하는 객실이다.

7층에 내리자마자 바로 앞 깊게 펼쳐진 남중국해의 모습도 압권이지만 왼쪽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선 엠프레스 스위트룸은 일반 호텔이 아닌 왕실의 우아함과 웅장함이 묻어난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햇빛과 화려한 금장식들, 널찍한 리빙룸과 침실의 화려함은 일반 객실의 특별함을 넘는다. 엠프레스 룸의 숙박료는 1박당 6,600브루나이 달러. 한화로 460만원이 넘는다.

오른쪽 엠퍼럴 스위트룸 즉, 왕의 방은 상식을 넘는다. 전용 실내 수영장을 비롯해 시녀와 경호원들의 방이 따로 만들어져 있으며, 전용 엘리베이터와 대규모 접견실 등이 마련돼 있다. 모든 장식은 물론 순금. 두툼하게 깔린 카펫위에도 금가루들이 뿌려져 신발을 민망하게 한다. 두 방 모두 욕실의 모든 용품까지 불가리 제품이다.

1200평방미터에 달하는 엠퍼럴 룸은 한해 3명 정도만이 투숙할 뿐 대부분 비어있다. 엠파이어호텔의 필립 민 샤크(Philippe M.E.Requin) 총지배인은 “엠퍼럴 룸은 돈을 벌기위해 만든 객실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할인 등도 없을뿐더러 많은 사람이 묵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며 이유를 대신했다. 엠퍼럴 룸의 숙박료는 1박당 2만2,000브루나이 달러로 1500만원을 호가한다.

# 호텔에서만도 하루해가 짧다

모든 리조트식 호텔과 마찬가지로 엠파이어호텔 역시 다양한 부대시설을 자랑한다. 호텔 중앙으로 길게 메인 수영장 및 크고 작은 풀장이 설치돼 있는데, 특히 해수 풀장은 조금만 바닷가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듯 고운 산호가루가 발가락을 간지럽힌다.

어린이용 풀장이 잘 조성된만큼 아이들을 돌봐주는 키즈클럽도 무료 운영중이다.

너무 편하게만 쉬었다면 호텔 내 부대시설을 이용한 다양한 운동도 가능하다. 우선 휘트니스 시설은 무료로 이용가능하며, 베트민턴이나 스쿼시, 볼링, 스누커 등은 시간당 B$5~10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호텔 뒤편으로는 윈드서핑과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카누 등을 할 수 있는 해양스포츠 센터가 서 있다. 3개의 영화 상영관도 호텔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 하루 4번 상영하는 영화관에서는 최신 영화를 1만4,000원 정도에 볼 수 있다.

브루나이 글·사진=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넷투어 02-326-1003


플러스 α

★ 따로 떨어져 있는 엠파이어 호텔의 객실들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4륜의 ‘버기(Buggy)’다. 버기는 메인로비인 아트리움에서 라군 위 및 엠파이어 C.C 등 호텔 곳곳을 누빈다. 객실동 앞에 항상 대기해 있으며 눈에 띄지 않을 때는 프론터에서 부르면 된다.

★ 가족여행일 경우 3살 이하의 유아에게는 간이침대가 무료로 제공되며, 4~11세 및 12~17세 어린이에게는 1박당 B$40~60달러의 요금이 추가된다.

★ 호텔 객실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커텐을 여는 자동버튼이다. 모든 객실의 커텐 및 조명은 손이 아니라 버튼식의 리모콘으로 조정하게 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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