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컴퓨터사의 창업주이자 인류역사상 최고 부자라 일컬어지는 빌 게이트(Bill Gates)는 ‘생각의 속도’라는 글을 통해 최근 10년 단위로 바뀌어 온 패러다임의 변화를 소개하고 미래를 진단한 바 있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우리사회는 1990년대에 돌입한 후 단순히 개개단위의 품질개선에서 벗어나 조직전체의 낭비적 요소와 경직성을 극복해 환경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신축적이고 효율적인 체제를 만드는 ‘구조개선(reengineering)’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다면 정보혁명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21세기 첫 10년을 대표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는 이를 ‘속도(velocity)’라고 단언한다. 이와 함께 ‘속도’가 중시되는 앞으로 10년 동안 유망한 산업의 하나로 주저없이 여행업 분야를 꼽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여행시장의 확장성이 그 이유다.
현재 여행사의 전형적인 영업방식은 3박5일 방콕-파타야 상품처럼 정형화된 상품을 만들어 지역 대리점 또는 지사를 통해 모객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여행사는 검증된 수요를 바탕으로 손쉽게 여행상품을 만들고 여행자는 이런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 중에는 어렵게 휴가를 얻은 김에 시간과 비용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방콕-파타야 외에 푸켓이나 치앙마이도 가고 싶은 소비자가 있게 마련이다. 만일 예산이나 시간 등의 이유로 현재 출시된 상품 중에 입맛에 딱 맞는 것을 찾을 수 없어 차선책으로 비슷한 상품을 예약한다면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아무 제약 없이 빠르게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함으로써 여행사는 이러한 욕구를 지닌 잠재고객이 부산 2명, 광주 1명, 대전 3명 등 각지에 산재돼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묶어 새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여행사는 틈새시장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해 호텔이나 항공사를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와의 직거래로 대리점이나 지사 관리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여행자 역시 자신이 꼭 원하는 상품을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또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품질이 보장되는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속도가 중시되는 정보사회의 도래는 여행업종 종사자에게 영업환경이 넓어지는 또 하나의 기회를 열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러한 변화 속에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단순한 인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여 변화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고 하루라도 빨리 잰걸음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 생각만으로는 아무런 성취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저 멀리 사시사철 눈으로 덮혀 있는 설산(雪山)에는 한고조(寒苦鳥)라는 새가 살고 있다고 한다. 한고조(寒苦鳥)는 해만 뜨면 온종일 노래 부르며 즐기다가 밤이면 쉴 곳 하나 없이 추위에 벌벌 떨며 온밤을 세운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 한고조는 내일 해가 뜨면 집부터 짓겠다고 매번 다짐하지만, 그 다음날이면 다시 지난밤 추위는 까마득히 다 잊어버리고 다시 노래하고 즐기는데 하루를 다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