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신도시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라는 퀸 호텔 윤종원 과장의 말대로 공항신도시는 인천공항의 유명세에 비해 한참 뒷자리에 밀려나 있다. 공항 종사자들조차도 6분 거리에 호텔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것이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율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고 중심상업지역도 여기 저기 공사가 진행중인 ‘미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종종 터트려 주는 신도시 개발에 대한 보도는 ‘유흥업소만 생기고 있다’는 선정적인 오해만을 남기며 약보다 독이 되고 있다. 특히 이 곳에 위치한 공항호텔들에게는 사실상 극약처방에 가깝다. 현재 신도시에 위치한 호텔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장벽은 규모와 위치만으로 쉽게 ‘러브호텔’을 연상시키는 사람들의 선입견이기 때문이다. “점잖은 사람들이 가도 되냐”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신도시 호텔들은 공항에서 불과 6분 거리라는 지리점 이점에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손색없는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영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크기’와 ‘등급’에 집착하는 일반인들의 선입견과 함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관의 정책적인 지원이 부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2003년 3월 현재 인천공항 신도시에 위치한 호텔은 1급 관광호텔 1개 업체를 비롯해 모두 6개 업체다. 계획도시임을 증명하듯 이들 호텔은 모두 같은 블록에 어깨를 나란히 한 이웃사촌이다. 2001년 3월 인천공항의 개항에 즈음해 조기 입성한 ‘허브허브 호텔’과 ‘세비아 호텔’, ‘스카이 호텔’, 그리고 지난해 문을 연 ‘에어파크 호텔’과 올해 초에 진입한 ‘호텔 퀸’, ‘뉴에어포트 호텔’이 있다.

신도시 호텔들은 주말 신혼여행객과 주중의 외국인 숙박객, 그리고 여름철 피서객의 수효가 주를 이루는 ‘명실상부한’ 호텔이다. 러브호텔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낮 대실은 고려의 대상이 아닐 정도로 드문 경우라고 한다.

‘러브호텔 아니냐’ 오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선입견이 쉽게 깨지지 않는 이유는 6개의 호텔 중 세비아호텔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광호텔 등급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 건축 당시의 제약에 따라 대부분 40여실 규모의 일반 호텔에 에어파크 정도만이 자체 레스토랑을 마련했다.

하지만 규모나 등급을 문제삼은 것은 내국인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실제로 신도시 호텔들은 시내 특급 호텔보다 넓은 객실 공간과 고급 원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허브허브 호텔의 권경민 영업부장은 “투숙했던 외국인들은 모두 큰 만족을 나타냈다”고 말한다. 작고 실용적인 호텔이 일반화되어 있는 유럽의 투숙객들은 이들 호텔의 시설과 요금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시간 이상 걸리는 시내 호텔까지의 이동시간은 물론 1만원을 훌쩍 넘는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을뿐더러 7~8만원선의 저렴한 숙박비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비행시간에 맞춰 공항에서 호텔까지 무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국어 의사소통도 원활하다. 호텔마다 작지만 비스니스 센터가 갖춰져 있어 기업체 고객들이 입출국 전후에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호텔로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선입견은 외국인 유치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고객층은 공항을 드나드는 하루 수십만명의 승객들, 그 중에서도 환승고객이나 공항 인접 호텔을 찾는 고객들이지만 이들에게 신도시 호텔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극히 제한적이다. 공항에 설치된 호텔안내나 관광안내 데스크의 역할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공항입주업체나 계약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혹은 등급이 없다는 이유로 안내를 꺼리고 있다. 신도시 호텔들은 “공항 인근의 호텔이나 환승호텔을 찾는 승객들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공항에서는 이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호텔 퀸의 윤종원 팀장은 “신도시 호텔들이 실질적인 환승호텔로 공항편의시설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항공사는 신도시 호텔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비행기 결항이나 지연 등으로 인해 숙박객이 발생할 경우 신도시 호텔들은 가장 든든한 배후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호텔측이 항공사 유치를 위해 ‘접대’가 동반된 판촉 활동을 해야 하는 분위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측도 형평성을 이유로 공항공사 사이트내에서의 무료안내를 거부하고 있을뿐 아니라 공항내 환승호텔인 ‘에어가든 호텔’이 수용하지 못하는 환승객을 연결해주는 협력조차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의 공항호텔로서 신도시 호텔들의 기여도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의 유명한 공항도시들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공항과의 밀접한 협력속에 막강한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환승호텔 인정 못받아

게다가 오는 9월 공항청사에서 불과 2분 거리에 오픈할 예정인 500실 규모의 특1급 호텔인 하얏트 리젠시 인천호텔은 신도시 호텔들에게 상당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의 고전으로 봤을때 대형 호텔의 등장이 신도시 호텔 전체의 시너지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호텔들은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를 기본으로 중국어 사이트까지 갖추고 있다. 퀸 호텔의 경우 주요 포탈사이트의 검색 상위 노출과 호텔예약 전문사이트와의 업무제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허브허브 호텔의 경우 프리챌 사이트내에 공항신도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해 신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름이면 을왕리 해수욕장, 왕산 해수욕장 등을 찾는 피서객으로 반짝 성수기를 이루는 것도 온라인의 성과다.

허브 허브 호텔의 권경민 부장은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예약하는 손님의 비율이 70%에 이른다”고 밝혔으며 퀸 호텔의 윤종원 과장도 “외국인들이 스스로 사이트를 찾아서 예약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에어텔 상품 개발과 유텔 등 세계적인 예약 체인망 가입, 해외 여행사와의 직거래 등 해외시장에 눈을 뜨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호텔들에게는 전반적인 인식개선과 함께 항공사나 공항공단으로부터 대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정받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27일부터 목요일자 인바운드면 ‘빈방 있나요’ 코너에 신도시 호텔 소개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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