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변화 기대하며 산다”

자기만 살고 남들은 죽이자는
마케팅은 안된다
몸집 불리기만 하다
망치지 말아야지

40대 넘으면 은퇴 생각하다
창업에 관심…,
진입장벽 높여야 이런 생각 못한다


▲요새 뭐하나?
A. 개인적으로 한가하지도 바쁘지도 않고 안 되는 대로 방안 강구하고 다른 계획 기안도 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휴가를 가지면서 설문 조사 숙제를 했다. 1인당 100명씩 설문하면서 잠재 고객도 확보하고 여러 가지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잠재수요도 많다. 마케팅도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M. 우리 회사는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직원들이 고통스러워할 정도다. 지난달 회사에서 무급휴가제를 실시했는데 약간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회사차원에서 업무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 이번 달 부터는 안하기로 했다. 분위기 더 안좋아지고 직원입장에서 마음껏 쉴 수도 없다.

C. 1주일에 한번씩 해오던 모니터링을 최근 강화했다. 지난 행사에 대해 고객의 반응을 알아보고 데이터화해서 각 팀에서 상품 개발과 영업시 이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팀별로 지역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보내고 있다.

▲6월은 좀 좋아질까?

M. 대양주는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있는데 다른 지역은 그저 그렇다. 괌 사이판 등이 낫다고 해서 전년보다 훨씬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주중은 현재 중국이나 동남아하고 별 차이없다. 주말만 일반 가족여행 수요나 허니문 등이 조금 늘어나 낫다는 얘기다.

C.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5월에도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30% 수준이다. 일부 사스 여파가 적은 곳이 전년대비 40~50% 수준일 정도다.


▲장기화되면 어떻게 한다는 얘기가 있는가? 7~8월 성수기가 다가온다.

A. 앞으로는 사스의 진정국면이 언제냐가 관건이다. 성수기 전까지는 이런 상태가 계속 되지 않을까 한다. 상용이나 친지방문도 연기, 취소하는 추세다.

J. 항공여행 자체를 기피하다 보니 여파가 오래갈 것이다. 가려는 사람이 있어도 원하는 날짜에 못맞추고 하다 보니 팀이 안되서 깨어지는 경우도 많다. 잘될 때 더욱 탄력받고 안되면 확 죽어버리는 게 패키지의 특징이다.

▲대부분 10년 넘게 일해왔는데 요즘 상황을 보니 어떤 기분이 드는가?

C. IMF 때는 앞길이 안보여 어떻게 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엔 그 정도까지 암담하지는 않다. 장기적으로 간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M. 처음에는 공황 상태에 이를 정도로 현실이 좀 암담했지만 전망은 IMF처럼 암담한 건 아니다. 우리끼리는 이제 국민들이 사스에 무뎌지지 않았을까도 생각한다.

A. 이미 사스가 화제에서 식상해졌다.

C. 사스는 좀 다르다. 본인이 가볍게 생각할 지라도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 안한다. 신혼여행가려고 하면 주변에서 말린다. 전쟁보다 무섭다. TV에서 사라지더라도 여파는 한달 정도 더 갈거다. 구전 등에 의해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제는 비용을 크게 투자하지는 않더라도 좀 적극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지 않은가?

C. 패키지여행사 마케팅의 대부분은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여러 번 광고를 내보는 등 시도를 해봤지만 반응이 미비하다. 우리는 업계에 있으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안그렇다. 한번 쯤 더 생각한다. 지금 소비자를 대상으로 뭔가 하기란 힘들다.

J. 일본이나 괌 사이판 등 청정지역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도 효과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여행가려고 하는 수요들이 목적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여행 계획을 취소해버린다.

M. 나도 움직이기 겁나는데 손님보고 가라고 할 수는 있나.


▲여행업은 한 두달 버틸 여력을 못가지고 있고 외부적인 여파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다. 조금 어려우니 바로 감원이나 무급 휴가 등의 얘기가 나온다.

J. 그 점이 여행사에 있으면서 가장 가슴아픈 점이다. 무급 휴가가라고 해놓고는 위에서는 자발적으로 회사에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팀장의 입장이면 당연히 나와야 하고.

A. 정부에서 여행업을 재난 업종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업계에서 공동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 가 생각한다. 당장 일자리를 잃을 처지다. 정부에서 자금 지원이나 마케팅 비용을 원조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M. 국가적으로 여행을 권장하는 마인드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영세한 쪽으로 흘러간다.

▲내부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잘될 때 저축해서 뭔가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요원할까?

A. 요원하죠 (웃음).

M. 여행업은 마진이 적은 업종이다.

A. 잘되면 잘 될수록 저가 치는 데도 많다. 안되면 다시 금방 타격을 입고. 너무 쉽게 여행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설립해놓고 무슨 일 터지면 일반직원과 소비자가 영향을 입는다.

▲신규 진입 업체는 이런 얘기 안한다. 기득권 갖는 업체들의 입장 아닌가?

A. 덤핑과 신문 광고로 시장에 진입할려고 한다. 게다가 똑같이 제살깍기 경쟁으로 나오면 다 죽는다. 진입 장벽이 있다면 그나마 여파가 적을 것이 아닌가?

C. 자율경쟁이라지만 모 업체 같은 경우는 도대체 수익이 어떻게 나는지 모르겠다.

H. 각 업체들만의 노하우가 있다.

C.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주고 함부러 가격 치고 나오지 못하게 한다면 이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A. 자율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의 피해가 생길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사기 치는 것이다. 여행업 전반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얻는다. 특히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이 저가 덤핑 상품에 피해를 입고 모든 여행사가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비자들을 보호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8년전에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 가격이나 상황이나 조금 차이는 있지만 똑같다. 똑같은 이유가 뭔가?
이구동성. 여행업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A. 신문 광고 말고 마케팅의 변화, 상품 변화가 있어야 한다. 다각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신문 광고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 TV광고도 하고 여행사가 모여 책자도 만들고 메트로 신문처럼 무가지로 뿌리는 그런 매체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덤핑 치는 업체와 차별적인 방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몇 억의 자본금으로 신문광고 내서 모객하고 자금 돌리고 이런 걸 탈피할 수 있어야 한다.

M. 경영자 마인드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

▲10여년 계시면서 만족하나? 살림살이 나아졌나?

A. 솔직히 만족 못한다.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다. 대부분이 나와 같은 의견일 것이다.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조직 자체도 약하다 보니까 학생일 때는 희망도, 포부도 가지고 있었지만 미래가 불확실하고 어느 업종에 비해서 단명하는 업종이다. 40대 넘으면 은퇴를 생각해야 할 정도다. 그러다 보면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창업을 생각한다. 덤핑으로 진입, 악순환의 연속이다.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으면 이런 생각 못한다.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잘해볼려고 한다. 업계 분위기 자체가 사람을 이렇게 만든다.

M. 직원들에 대한 재투자를 안한다. 직원들의 이직, 이동이 심한 원인이기도 하다. 경영진과 직원들간의 불신이 심하다. 자금력이 약하다보니 경영진에서 인적 요소에 투자하기가 힘들겠고….

C. 재투자가 쉽지 않다. 팸투어 정도가 투자라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이다. 일부 업체에서 코스닥 상장하려는 노력은 좋은 징조다.

▲여행업계 처음 들어올 때 꿈이 뭐였나?

M. 미국 비자받아서 미국으로 갈려고 했다 (웃음).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출장 가고 하다보니 지금까지 있었다. 지금은 경영자가 되어 볼까 하는 데 이건 꿈은 아니고 희망은 앞으로 업계에 좋은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A. 돈 많이 버는 거다 (웃음). 입사할 때는 해외 지사 나가서 총괄하는 거였다. 지금까지도 큰 변화는 없다. 중요한 거는 돈많이 버는 것 (안되는 줄 알면서). 최근 직영 지사 얘기도 나오고 하니까 한 5년내로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C. 비슷할 거다. 작지만 세계를 무대로 할 수 있고 세계 여행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IMF가 오고 이럭저럭 지내다가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IMF가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일 해볼 수도 있는데.

▲이때 이렇게 했으면 여행업이 발전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것이 있나.

A. 온누리가 아쉽다. 좀 더 경영을 잘 했으면 좀 더 업계 전체가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지 않을까? 당시로는 공격적이었다.

C. 나름대로 여행문화를 구축해나가고는 있는데 아직 일본처럼 되기에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항공사의 정책도 그렇고 소비자들의 문화도 그렇다.

M. 개인적으로 관리를 치열하게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고 전체적으로는 이제까지 결과를 봤을 때 변화에 대해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업계 대형회사들이 서로 경쟁적인 입장밖에 안 서있는데 이들이 발전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항공사들도 따라 올 수 있도록 뭔가 해줘야 하지 않나, 상품개발이나 마케팅이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A. 자기만 살고 남들은 죽이자는 마케팅은 안된다. 자본만 가지서도 안된다. 물을 흐리지 않아야지. 몸집 불리기만 치중하다 망치지 말아야지.

M. 질적인 성장을 보는 게 아니라 송출 인원에만 관심. 몸집 불리기에만 신경쓴다.

▲여행업의 매력이 무엇인가?

A. 할 수 없이 하는 거다 (웃음).

M. 변화되어질 게 많은 게 매력이다.

C. 미개척지가 많은 가능성이 있다.


▲패키지 시장의 전망은?

A. 패키지는 변할 거다.

C. 패키지 시장은 불투명하다. FIT(개별여행) 시장은 늘어날 것이다.

A. 잠재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요즘 젊은 세대는 절약보다는 자신을 위해 쓰자는 주의다. 아직 해외여행 못 가본 수요도 많다. 여행업은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패키지업체에서는 FIT에 대한 준비도 많이 하나?

이구동성. 그럼요.

M. 패키지가 세분화되어 질 것이다. 신문 광고만 가지고 다 표현되어질 수 없다. 그걸 어떻게 발빠르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더욱 전망 있고 넓어질 거라고 본다.


*참가자들은 솔직한 대화를 위해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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