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빠른 국제화의 시대조류속에 국제회의 기획전문가(professional conference organizer : PCO)라는 직업이 서서히 한국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얼마 전 국제회의전문가과정에 있는 교육생들을 강의할 기회가 있어서 대구에 내려가게 됐다. 오랜만에 지방에서의 강의라서 또 어떤 교육생들 일까 하는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어느새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국제회의 전시기획 전문회사인 (주)텍스코의 한상돌대표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컨벤션 시장의 규모가 큰 선진국에서는 미팅플래너(meeting planner)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국제회의전문가는 아주 유망한 직업중의 하나며 다양한 능력의 소유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 업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국제회의가 거의 서울에 집중되고 있어 대구와 같은 지방도시에서 오후 7~10시까지 일주일에 2번씩 8주의 국제회의관련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5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배움에 열중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가슴 뿌듯한 기쁨을 안고 상경했다. 최근의 지하철 참사, 섬유산업불황 등을 딛고서 그 옛날 활력이 넘치는 대구를 되찾겠다는 비장한 뜻이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져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기까지 하였다.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컨벤션산업은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벤션 산업은 국제회의, 전시회, 박람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국내에 유치함으로서 각종 부가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다. 컨벤션산업은 1차적으로는 컨벤션과 관련된 컨벤션센터 운영이나 서비스 관련 산업을 가리키지만 이와 연관된 관광, 레저 등까지 총망라된 개념이다.

세계적인 박람회 도시인 독일의 뒤셀도로프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료학회는 매년 4일 동안 60여개국 26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박람회이며, 참가인원만도 13만명이나 된다. 방문객의 체류기간은 평균 8일에서 10일이며, 체류기간동안 관광까지 나서게 되어 수익창출은 더욱 더 커진다.

독일의 국제회의 성공의 요인은 지역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뮌헨은 전자 산업, 퀼른은 사진, 영상분야 등 지역별로 특화된 전시회를 통해 집중공략하기 때문이다. 각 주요도시마다 전시회 즉 메세(Messe)를 전담하는 최고급 전문시설이 있어 독일을 가히 전시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국제회의 시장규모는 해마다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국제회의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활용과 국제회의개최는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제 서울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제회의의 특성에 맞게 지방에서 개최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컨벤션 산업이 발전될 수 있게 하여 지방경제의 활성화에 힘써야 하겠다.

밤늦은 3시간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동그랗게 눈을 뜨고 한자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얼굴표정에서 우리나라의 컨벤션 산업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덱스코의 한 대표같이 컨벤션 산업에 미쳐 대구라는 도시를 전문성을 갖고 마케팅하며 수준높은 국제회의 기획을 할때 대구의 내일은 무척 밝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kyonghae@com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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