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도 한박자 놀다간다네

크라이스트처치같이 패키지 관광의 한부분을 차지한 유명한 곳도 아니고, 우리에게 익숙한 곳도 아니다. 그러나 개척정신과 호기심을 가진 자가 새로운 것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진정 자연을 만끽하려면 아무래도 도시에서 벗어난 곳을 찾아야 하는 법!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생수를 산 내게 친절하게 가이드북을 쥐어주는 가게의 아주머니가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맑은 미소가 아니더라도, 날씨 맑은 날 공원에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 그저 편한 곳. 여행의 중반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해머스프링스(Hammer Springs)가 있다.

해머스프링스 온천 리조트

해머스프링스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휴양지 중의 한 곳이다. 시골별장에 온 듯 고즈넉하고 조용한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일년 내내 사람들이 찾는 바로 이 곳, 해머스프링스 온천 리조트가 있기 때문이다. 10뉴질랜드달러를 내고 들어가면(입출입이 자유로운 티켓은 13달러) 하루종일 온천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실외온천인 이곳은 취향에 맞게 선택이 가능한 풀들이 각자 다른 온도와 모습을 가지고 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물에 빠지고, 수영을 즐기는 것도 가능한 수영장 같지만, 피로를 풀려는 사람들을 위해 인공 암반으로 만들어진 곳에서 온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도 있다. 또한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고 조용한 사람들을 위한 개인용 온천과 사우나도 마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원한다면 마사지나 아로마테라피를 받을 수 있다. 리조트 가운데에 있는 카페에서는 간단하지만 맛있는 점심과 음료, 스낵을 먹을 수 있다. www.hotfun.co.nz

스릴시커캐년 ‘액티비티’

본디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용한 휴식 한 가운데서도 무언가 짜릿한 것을 찾는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계곡이 바로 이곳 해머스프링스의 스릴시커캐년이다.

1988년 만들어진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한 쪽에 만들어진 번지점프대에서 아래계곡을 바라보면 높이 35미터가 결코 낮은 높이가 아니다. 난간에서 몸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발목에 감긴 끈이 다 풀려 당겨질 때까지의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내 몸이 공처럼 허공을 가르며 이리저리 튕겨지다 멈추면 단 몇초의 짧은 경험은 끝이 나지만, 어지러움과 아찔함은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심장의 떨림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제트보트가 길이 8킬로미터의 계곡을 따라 좌우로 누빈다.

쉴새없이 튀는 물에 옆의 누구는 계곡물에 머리감고 계곡바람에 드라이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닐 만큼 스릴만점이다. 롤러코스터의 짜릿함도 이것보다는 한수 아래다. 가이드가 오른손을 들어올려 원을 그리면 사람들은 손잡이를 잡은 채 소리를 질러대고 배는 그 속력 그대로 계곡 한가운데서 360도 회전을 하고 멈춘다. 그 짜릿함을 어디에 비교할까. 과연 이름값하는 계곡이다.
www.thrillseekers.co.nz

카이코라 고래쇼

해머스프링스에서 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만 가면 산과 바다가 만나는 근사한 곳 카이코라(Kaikora)를 만나게 된다. 인구 삼천 이백 명 정도의 작은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온갖 종류의 고래와 돌고래, 바다표범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에 더 그렇다. 영상으로 짧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나면 제법 큰 배에 올라탄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더 심한 진동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것이 이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여행했다고 느껴질 정도다.

연안으로 나가는 우리에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다표범. 신기함도 잠시,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종류들의 고래들이 자기를 따라가는 내 눈이 부담스러운 듯, 반대에서 다시 꼬리를 내밀고는 물줄기를 뿜어내고는 여유롭게 배 주위를 지나간다. 고래들을 따라 항해하는 약 세 시간의 투어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돌고래쇼다. 어느새 배 가까이에 온 돌고래 떼가 동물원 돌고래쇼에서 보던 광경들을 눈앞에서 재현하고 있다. 돌고래들이 스핀하며 배로, 등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두 마리의 돌고래가 동시에 떠올라 멋지게 떨어지는 광경은 그저 믿기지 않고, 어린아이 마냥 감탄사에 카메라 셔터를 누를 뿐이다. 조련사가 필요 없는 완벽한 쇼가 바로 여기에 있다. www.whalewatch.co.nz

뉴질랜드=장다정 객원기자
취재협조=캐세이패시픽항공 02-3112-800
뉴질랜드 관광청02-777-9282


+++ 플러스 α +++

★ 항상 그렇지만 특히 배를 타고 관광을 할 경우는 절대 멀미약을 먹으면 안 된다. 멀미약을 먹는다면 고래도 못보고 잠만 자다 내리는 수가 있다. 순간의 어지러움은 잠깐이지만, 한 번 놓친 고래는 다시 오지 않는다.

★ 남섬은 북섬과 달리 날씨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따뜻한 편이 아니다. 뉴질랜드와 우리의 계절이 반대인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우리나라 날씨 생각하고 짐을 쌌다간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배를 탄다면 방수 점퍼는 가지고 가길. 요긴하다.

★ 해머스프링스 온천 리조트에 갈 때는 수영복을 꼭 준비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온천생각하면 당황한다. 몸매가 자신이 없다면 수영복 위에 프론트에서 나눠주는 타월을 감고 다녀도 좋다. 실외라도 온천에서 나오는 열기로 인해 정작 리조트 안은 별로 춥지 않다.

★ 뉴질랜드를 돌아다니다보면 한국어로 된 브로셔를 구하기가 어렵다. 수고스럽더라도 여행 전에 미리 갈 곳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고 가도록 한다. 영문으로 된 홈페이지라도 보고 가면 안 본 것 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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