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비행의 여독이 다 풀리지 않은 몸으로 시플레인(Sea plane)에 올라탔다. 운전자를 포함해 여섯 명이 타면 꽉 차는 이 작은 비행기는 수면위를 조심스레 오가다가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굉음소리를 내며 하늘로 힘차게 솟아오른다. 해안가를 따라 부서지는 파도위 절벽에는 평화로운 모습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우리 발 밑에서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저 건너 하버브리지는 손을 뻗으면 곧 닿을 듯 가깝게만 느껴진다. 시드니는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창문을 열어젖혔을 때 들어오는 햇빛만큼이나 신선하고 강렬한 느낌 그 자체다.

오페라 하우스 넘어 시드니
더 강렬하고 신선하다



● 오페라하우스에서 눈을 돌리면
시드니하면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 하면 시드니를 떠올릴 만큼 조개모양을 닮은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의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오페라하우스는 너무 많이 다루어졌으니 다른 곳에 관심을 더 가져달라’던 일행의 말이 아니더라도, 시드니 다운타운 곳곳에는 보다 많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모델이라는 시드니 아쿠아리움에는 다양한 열대어들과 오리너구리, 악어, 물개, 페어리 펭귄 등 약 만 천 오백 마리의 호주산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아쿠아리움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해양수족관의 상어 떼이다. 뱅글뱅글 계단을 한참 내려가다보면 히든카드처럼 숨겨진 곳에 사람들이 수족관 앞에 모여있고, 그 너머에는 수 십마리의 상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유한 모습으로 물 속을 헤엄치는 상어들이 다이버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장면(죽은 생선을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일부러 헤엄치는 듯 생선을 움직이게 하여 상어에게 먹인다고 한다)은 하루에 몇 번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상어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터치풀이 있어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www.sydneyaquarium.com.au

시드니 3대 건축물의 하나라는 시드니타워는 도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이곳에는 시드니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시드니 스카이 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오리엔테이션 캠프장, 탐험텐트, 발견의 방에서는 스카이투어의 안내자 닉이 설명해주는 원주민과 초기 유럽인들의 역사와 각기 다른 호주의 풍경을 귀와 눈으로 체험한다.

이곳의 단연 인기는 대호주 탐험라이드다. 놀이기구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끼면 스크린에 맞추어 움직이는 의자, 특수음향과 효과와 함께 퀸즈랜드의 주털리강을 가르며 내려가기도 하고, 울룰루의 거대한 암벽을 오르며, 거대한 염수악어의 곁을 지나가는 등 실제와 같은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www.sydneyskytour.com.au


● 호주의 자연왕국 센트럴 코스트

시드니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만 가면 이렇게 멋진 곳들이 가득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 센트럴 코스트에는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여러 가지 액티비티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크랩 앤 오이스터 크루즈(Crab N’ Oyster Cruise)를 타면 신선한 게와 굴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굴과 게를 먹는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잡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그것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의 물은 민물이라도 짠물이라 그맛이 무척 독특하다. 별다른 첨가료 없이 갓 잡아올린 굴을 한 입에 꿀꺽 삼키는 그 맛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온갖 퍼포먼스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아저씨가 불러주는 노래소리를 들으며 점심으로 나오는 갓 잡아올린 게를 먹는 동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신선하고 맛있다는 말을 빼고는 다른 말이 나올 수 없는 곳이다. www.crab-n-oystercruises.com.au

차를 돌려 오스트레일리안 파충류 공원(The Australian Reptile Park)으로 향한다. 동물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목도리도마뱀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입구를 지나면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각종 악어 떼와 다채로운 색깔에 또아리를 튼 뱀들. 게다가 한 곳에는 온갖 종류의 거미들이 거미줄을 치고 있다.

이곳의 최고 인기는 단연 ‘에릭(Eric)’이라는 악어이다. 이곳에 오기 전 어린 아이 두명을 잡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같은 암컷 세 마리를 물어죽인 흉악한 이 녀석은 홈페이지에 팬클럽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의 인기동물이다. 또한 이곳에는 호주하면 떠오르는 동물인 코알라가 있는데, 나무에 매달려 쉴새없이 유칼리잎을 먹다가 조는 모습이 너무나도 깜찍하다. 한 켠에 자유 망목되어 있는 캥거루는 직접 먹이를 주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 밖에도 거북, 박쥐, 올빼미 등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www.reptilepark.com.au

매일 오후 세시 삼십분이 되면, 엔터런스 타운(the Entre town)의 메모리얼 공원(the Memorial Park) 한 가운데 만들어진 작은 노천무대는 펠리컨들의 차지다. 약 삼 백 마리정도 되는 까만 눈에 분홍빛 몸을 한 펠리컨들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부리 밑에 달린 주머니를 크게 벌리며 던져주는 물고기를 받아먹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약 20 여 년전, 한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 식당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이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스폰서에 의해서 이곳의 명물이 되었다. 목을 날개밑에 숨기고 잔뜩 움추려 있다가는 서로 던져주는 물고기를 먹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삽십 분 정도의 짧은 쇼이지만, 가까이에서 이렇게 많은 펠리컨을 보는 것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멋진 경험이다.

호주=장다정 객원기자 akatowel@hotmail.com
취재협조=캐세이패시픽항공 02-3112-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관광청 02-752-4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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