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년 … 재조명해 보면
월드컵 후광 효과는 없었나?

지난 해 월드컵축구대회 기간 중 인바운드·호텔 업계는 입국 외래객과 관광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이후 한껏 높아진 국가 이미지 덕분에 한국행 관광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때문에 월드컵 직후인 지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후광 효과’로 월드컵 기간 중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도리어 외래 관광객이 감소하고, 여행업체의 수익 부진 등 인바운드 여행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사스 등 악재와 여행업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 월드컵 정책 불연속성까지 맞물리면서 ‘포스트 월드컵 부재’와 ‘월드컵 후광 효과’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형 국제 이벤트, 남은 것은

‘월드컵 후광 효과’에 대한 관광업계의 막연한 기대감과 현실과는 크게 거리가 있다. 관계자들은 1년이 지난 지금, 사스 등 큰 악재로 인해 관광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월드컵 후광 효과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행업 관계자들은 새로운 여행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형 악재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가 전개되는 데에 크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관광분야에서의 포스트 월드컵의 부재’와 ‘월드컵 후광 효과는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실정이다.

월드컵 1주년을 맞는 지금, 사스는 월드컵 후광 효과를 단절시킨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스와 북한 핵 문제, 이라크 전쟁 등 굵직한 악재들이 월드컵 효과를 대폭 급감시킨 주범이지만 그 외에도 여행업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 관광 주무부처와 여행업계가 ‘포스트 월드컵’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스트 월드컵’ 정책 단절

월드컵을 대비, 정부가 지정·지원한 중저가 숙박예약시스템 월드 인(World Inn)의 표류는 주무부처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월드 인은 월드컵 특수와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인바운드 업계의 고질적인 관광호텔 부족 현상을 대처하기 위해 시행됐지만 현재 사업 예산 부족과 여행사들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수요 창출 기대 이하

월드컵 이후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유치인원 증대라는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개별 수익 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초 사스 발병 전까지도 이어졌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열린 유수의 국제 관광전에 참가한 구미주 인바운드 B사 관계자는 “월드컵 직후 새로운 수요 창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도리어 월드컵 이전보다 상담 문의와 가시적 수요도 줄었고, 향후 잠재적인 시장성도 점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말을 전했다. 독일에서의 실시한 자체적인 10일간의 세일즈 프로모션 성과 역시 기대 이하로 그쳤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월드컵 이전과 비교해봤을 때 해외 바이어들의 가시적 수요가 늘지 않은 점은 결국 ‘관광 월드컵’의 효과 부진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가 이미지 상승이 곧바로 방한 욕구 증대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관광공사 해외 지사에서의 꾸준한 홍보판촉활동과 데이터 갱신이 필요하다”고 직언했다.

일본 인바운드 업계는 월드컵 축구대회 전후 가장 큰 손실을 봤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비수기로 지난 해 상반기 성수기(4~6월)를 고스란히 날려버린 일본 인바운드는 부진을 만회하고자 지상비 출혈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여기에 호텔요금 상승으로 인해 여행사의 적자폭이 더욱 커진 상태.

K여행사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지상비 경쟁이 심화돼 ‘적자로 들어온 손님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지상비 하락으로 한국행 일본인 관광객의 질적 하락과 수익 저하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월드컵 전후를 기점으로 ‘지갑이 가벼운’ 젊은 여행객 중심으로 방한 수요층이 바뀌면서 업계의 수익 저하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월드컵 전후 일본 내의 한국행 고가 상품의 비율은 점차 줄고 있고, 저가 여행상품의 수요 증대는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호텔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바이롬사의 호텔 객실 블록 해제 지연으로 인한 손실을 톡톡히 봤던 호텔업계(서울 특급호텔 기준)의 2003년 1월부터 3월까지 평균 투숙률은 약 60%대로 지난해의 70%대 보다 10% 이상 줄어들었다. 본격적인 사스 발병 이후인 4월의 투숙율 또한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라고 전해진다.


포스트 월드컵은 이렇게

‘국가 이미지 상승’이라는 무형적 자산이 중장기적으로는 한국행 관광 욕구를 북돋는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국가 이미지 상승이 곧바로 외래 관광객의 방한 욕구 증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민관이 함께 한국여행상품에 대한 판촉활동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월드컵을 전환점으로 관광산업의 재도약을 꾀하던 인바운드 관계자들은 포스트 월드컵의 연속성 문제와 함께 현재로서는 업계의 생존문제가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사 직전에 처한 인바운드 및 호텔 업계에 관광지원금의 저리 융자와 수혜 대상 확대, 관광산업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오는 6월말로 시효가 만료되는 관광호텔의 외국인 투숙객 부가세 영세율 연장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은 물론 시장잠재력이 높은 구미주, 동남아권에서의 효과적인 사스 안전성 홍보, 현지 유력 언론과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한 월드컵에 대한 연속적인 홍보 및 판촉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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