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겸
삼성 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지역관광활성화와 파트너십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지방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논의와 시스템이 요구된다. 최근 사스(SARS)여파로 국내관광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일시적 현상일 뿐 관광객들은 여전히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국내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오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의 관광산업 경쟁력이 곧 한 국가의 관광 경쟁력이다. 관광선진국일수록 지역별로 관광협회가 조직되어 지방자치단체와 손발을 맞추면서 개성있는 관광객 유치전략을 펼치거나 조직적인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앙집중적이며 관 주도이다. 지역 관광산업을 이끌어가는 민간주체가 없다. 엔진이 없는 배와 같다. 관광개발과 관광산업육성은 전적으로 행정이 일방적으로 주도해 간다. 관광개발 즉, 배를 만들 수는 있지만 엔진이 없으니 늘 제자리를 맴도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관광산업만큼 민간의 역할과 관련 이해당자자간 협력이 중요한 산업도 없다.

관광산업은 시스템산업이다. 지역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관광협회가 결성되어 행정과 함께 지역관광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함에도 현재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지역관광협회가 설립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설립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에서는 지역별 관광협회는 특별시·광역시 및 도를 단위로 설립하되,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에는 지부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광은 비즈니스이다. 시장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관광산업 육성이란 늘 관광객들에게 외면 당하기 쉽다.

기초자치단체별로 지역관광협회 설립을 하기 위해서는 설립 근거가 되는 관광진흥법과 시행령 조의 개정이 필요하다. 물론 반론은 있다. 전국 시·군의 경우 관광숙박업, 관광객이용시설업 등 관광진흥법상 관광사업에 해당되는 관광사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하여 관광협회를 만들어도 회원없는 단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숙박업, 식당업, 택시업처럼 현실적으로 지역차원에서 관광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관광정책의 대상이 아닌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여부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별 관광협회 설립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고, 그 과정은 ‘창조적 파괴’가 되어야 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자기부정을 통해서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적인 운영에 급급하지 말고 과거와 현재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자세로 변화에 뛰어들어야 한다. 시장은 언제나 빠르고 과감하게 변화하고 있다. 시장의 속도와 규모로 변화해야 한다.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각 지역이 차별화 된 관광발전을 위해 민관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관광자치(觀光自治)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민·관파트너십의 형성을 위해서는 관의 태도변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민(民) 스스로가 먼저 마인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관광협회는 환경변화에 걸맞는 위상과 역할, 새로운 비전과 전략으로 한국관광의 희망을 주도했으면 한다.
serieco@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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