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무역항에서 관광을 실어 나른다

-반만년 넘는 역사 지닌 고도(古都)
-청정한 자연산수·음식 문화 으뜸

중국 저장성에 속한 닝보(寧波)시는 국제적인 무역항인 동시에 중국 제일의 의류산업 도시이다. 중국인 10명 중 1명은 이 곳에서 생산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의류 생산의 선두 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닝보는 최근 매 10월에 의류 박람회인 ‘닝보 국제의류전’을 개최하며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동남부 양쯔강의 요충지였던 닝보는 7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이기도 하다. 신라인과 이슬람인 중국인 상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던 항구로 오랫동안 번성기를 누려왔던 닝보는 거상(巨商)들이 줄줄이 나왔을 정도로 남부 지방에서도 알아주는 이른바 부자 동네였다.

하지만 중국 대륙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대부분의 재력가들이 해외로 도피, 약 7만명이 빠져나가며 졸지에 가난한 동네로 바뀐 아픈(?) 과거를 갖고 있기도 하다. 타이완 장제스 전 총통의 고향으로 한동안 중국 역사속에서 잊혀진 지역으로 묻히기도 했지만, 근래 중국의 개발·개혁 정책에 힘입어 고향에 투자하고자하는 화교자본이 흘러들면서 이른바 알짜배기 지역으로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

국제적인 무역 지대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닝보는 최근 자연산수와 불교문화, 다채로운 음식 문화를 선보이며 관광 도시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깨끗하고 세련된 도시와 청정한 자연산수, 오랜 불교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지역으로 부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거대한 인공 호수 월호(月湖)

닝보는 수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동쪽으로는 해변과 항만을 끼고 있으며 도시 곳곳에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와 온천 등이 유명하다.

이 중 시내에 위치해 있는 월호는 당 정관 10년(서기 636년)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대형 호수로 역사상 명인들이 많이 찾은 곳으로도 이름나 있다. 호수 주변의 산림들이 아름답게 조성돼 산책 코스로 그만이며 무엇보다 시내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크게 눈길을 끈다. 월호를 방문했을 당시 부슬부슬 내리는 비 탓인지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것이 마치 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이었다. 닝보를 방문한다면 월호는 한 번쯤 들러보아야 할 코스 중 하나이다.

청나라 관료가 기거하던 곳

월호 부근에는 청나라 때 관료가 기거하던 관택이 보존돼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 관택 내에는 가구들을 비롯해 생활 도구들이 그대로 재현돼 있으며 관저에서 쓰인 인이나 여러 업무 도구들을 둘러 볼 수 있다. 당시 부유했던 관료들의 생활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가장 오래된 개인 장서루 천일각

월호에서 서쪽에 위치한 천일각(天一閣)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개인 장서루로 세계에서도 제일 오래된 현존 3대 가족 도서관 중의 하나이다. 약 400년 전인 명나라 가정 39년에 건축된 천일각은 장서 30여 만권 중 진귀한 고서적 판본만 8만권 정도이다. 이 곳의 서적들 중에는 중국의 역사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들이 많아 전국 중점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천일각은 서적들 외에도 건축물의 누각 구조가 특이할뿐더러 내부에 조성된 원림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이한 모양의 돌조각들이 늘어서 재밌는 풍경을 연출해내기도 하며, 연못 주변에 우거진 고목들이 수려한 풍광을 제공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 천동사

닝보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져 있는 천동사(天童寺)는 16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 역사에서도 오래된 사찰로 성급 중점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중국 5대 불교 선산 중 두 번째로 꼽히는 천동사 사원은 전당과 누각이 천 여간이나 될 정도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내부에 3개의 산문이 있는데, 각 산문의 간격이 1km에 이를 정도이며 경내에는 천왕전과 응공당, 종루, 십팔나한전, 장경각, 선실, 객실 등이 위치해 있다. 사찰을 둘러싼 태백산의 산세와 내부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은 정경을 연출해 낸다. 중국 내에서도 유명한 천동사는 중,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 코스로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 닝보시 글·사진=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취재협조=중국 저장시 여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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