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사스라는 괴물의 출현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 관광산업이 최악의 시련기를 보내야 했다. 다행히 사스가 소멸 단계에 접어들면서 세계보건기구의 여행자제권고도 모두 헤제됐지만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사스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의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각 국가의 부활 노력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마스크 벗어던진 거리에 활기찬 웃음
싱가포르의 화끈한 ‘러브콜’

-1년내내 흥겨운 축제·이벤트 계획
-파격 할인 패키지 상품등 프로모션


‘싱가포르에는 마스크가 없다.’ 싱가포르를 사스 감염국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 이후 한달 만에 찾은 싱가포르의 표정은 예전의 건강하고 깨끗한 모습 그대로였다. 사스의 악령이 할퀴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평상시의 모습을 되찾은 현지의 표정은 사스를 완전히 잊은 듯 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대표적 번화가인 오차드 거리에는 쇼핑을 즐기는 인파가 넘쳐나고 센토사섬의 리조트는 전 객실이 가득 차 인스팩션조차 불가능했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창이 공항도 한결 분주해 졌다.

현지 생활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싱가포르 정부의 남은 고민도 시차를 두고 회복될 수밖에 없는 외국 관광객의 방문을 얼마나 빨리 정상 괴도로 올려놓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관광객의 비중이 높은 싱가포르의 테마공원과 호텔 등은 아직까지 사스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주롱새공원의 아침 식사가 포함된 새공연은 뷔폐가 아닌 세트 메뉴로 대신하고 있으며 나이트 사파리도 관람시간을 11시까지 한 시간 줄여서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달 18일 전세계 여행업자와 언론사 관계자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싱가포르 로어스(Singapore Roars)’ 파티를 개최했다.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 상을 배경으로 치뤄진 파티에서는 싱가포르의 힘찬 포효를 기대할 수 있는 흥미로운 관광객 유치 프로그램이 발표됐다.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크게 3가지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각국 상황에 맞게 특별 요금의 패키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하고 현지에서도 대대적인 축제와 각종 세일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싱가포르가 그 동안 줄어든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관광객이 피부로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대폭 강화했다. 다양한 축제와 공연 등이 12월까지 거의 매주 빠지지 않고 계획돼 있어 언제 싱가포르를 방문해도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7월의 이벤트 중에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워터프론트에서 열리는 주크아웃 싱가포르 노키아 리믹스가 눈길을 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황혼에서 새벽까지 열리는 야외 댄스 공연으로 싱가포르 클럽 문화의 진수를 펼쳐 보일 계획이다.

8월에는 앨봄 홍보를 겸한 리키 마틴의 방문이 예정돼 있고 9일 독립기념일 축제를 비롯해 10일 에어서플라이 콘서트 등 10여 가지의 공연과 축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밖에 9월부터 12월까지도 매달 평균 5개 이상의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특별 패키지 상품도 앞다퉈 소개되고 있다. 싱가포르관광청 한국사무소(www. VisitSignapore.or.kr)는 양국적사의 에어텔 상품을 지원하기 위해 오차드 호텔, M 호텔 등을 조식 포함해 객실당 95 싱가포르 달러, 르메르디앙 호텔을 90 싱가포르 달러에 제공키로 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해 놓았다.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싱가포르의 화끈한 러브 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원 포 원(1 for 1)을 주제로 싱가포르의 유명 음식점과 상점, 테마공원 등이 한 명 가격으로 두 명분의 식사나 입장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나이트 클럽이나 스파, 서점 등 이번 원 포 원 프로그램처럼 관광객이 여행 중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시설이 포함된 대대적인 할인 행사는 상당히 이례적인 혜택.<표 참조>

차이나타운과 보트키, 클락키, 마리나베이, 부기스 스트릿 등 주요 관광지 별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당과 내용은 싱가포르관광청(www.VisitSingapore.com)이나 현지 호텔, 정보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여행객 입장에서는 사스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 특히 술값만 비싸고 밤이 심심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남자 관광객이라면 새로운 싱가포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인터뷰

콕율친 싱가포르 관광청 언론 담당 매니저

맥주 반값, 애주가도 즐겁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싱가포르 관광청의 콕율친(KOK Yul Chin) 언론 담당 매니저는 “사스 발생 초기 65% 가량 관광객이 하락하는 등 IMF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다시 관광객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이번 싱가포르 로어스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은 더욱 저렴하고 즐거운 싱가포르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콕 매니저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전개한 스텝아웃! 싱가포르(Step Out! Singapore) 캠페인 등을 통해 싱가포르의 정상적인 생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했으며 호텔과 공항에서의 검역 활동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항공기에서 내린 모든 승객에 대해 열 영상 추적장치를 통해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만약 열이 있을 경우 즉시 감금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호텔과 식당 등 공공 장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매일 아침 출근 때마다 체온을 확인한다. 싱가포르에서 ‘I’m Cool’이라고 적인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직원들은 모두 체온 등의 검사 결과 이상이 없음을 의미한다.

사스 감염 지역 해제 이후 싱가포르의 철저한 대응 등이 신뢰를 얻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도 늘고 있다. 콕 매니저는 “WHO 발표 이후인 6월 첫 주 들어 관광객 입국이 전주에 비해 133% 상승하는 등 관광객 입국이 늘어나고 있다”며 “싱가포르 로어스를 잘 활용하면 맥주 등을 50% 할인된 금액에 마실 수 있어 한국 남성 관광객에게도 즐거운 혜택이 될 것”이라고 싱가포르의 매력을 소개했다.

싱가포르 글·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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