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요? 중국입니다”

-세계적인 맛 칭다오맥주 본고장
-낭만적 풍모로 관광객 사로잡아

중국의 칭다오맥주를 좋아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동안 탄산음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청량감이 느껴진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도 일품이다. 사람으로 치면 ‘쿨(Cool)’하다는 칭찬이 어울리는 맥주.

칭다오맥주의 본산지인 칭다오는 한때 독일의 조차지였던 곳이다. 독일인들이 칭다오에 들어와 맥주공장을 세운 것이 중국 맥주 산업의 시초이다. 맥주의 나라로 불리우는 독일의 기술에 칭다오 근교 라오산에서 나는 물맛 좋은 지하수를 이용해 만든 칭다오맥주는 중국은 물론 세계의 사랑을 받는 맥주로 자리 잡았다.

칭다오시가 주는 인상은 칭다오맥주와 닮아 있다. 담쟁이넝쿨이 드리워진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들, 붉은벽돌과 파란 바다빛의 어우러짐 등이 마치 유럽의 어느 항구도시에 방문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이지만 타국의 풍모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잔교와 소청도 명물

칭다오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주요 관광포인트로는 잔교, 소청도 등이 있다.
칭다오의 대표 관광명소인 잔교는 본래 청나라가 해군부두로 사용하기 위해 바다를 향해 만들어 놓았던 나무다리이다. 1931년에 다시 화강암으로 재건축했으며 그 길이는 총 440여미터로 지금은 그 끝에 화란각이라는 정자가 있어 음식과 차를 팔기도 한다.

잔교가 각광을 받는 것은 바다로 이어진 잔교의 특성상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이 끝에서 칭다오의 해안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잔교 오른 쪽으로 최첨단의 고층 빌딩군이 있고 왼쪽으로는 별장을 비롯한 유럽풍 건물들이 눈에 들어와 묘한 어우러짐을 이룬다. 밤이 되면 특수 조명 시설을 이용해 이 건물들을 비추기 때문에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잔교에 서면 칭다오의 또 하나의 명물인 소청도를 볼 수 있다. 소청도는 그 이름을 해석하자면 작은 칭다오. 사실 칭다오의 이름은 도리어 이 소청도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해안으로부터 72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이 섬은 이름처럼 푸르게 보여서 소청도라고 부르게 됐다.

1898년 독일인들이 이곳에 등대를 세웠다. 현재 서있는 등대는 건국 후에 재건설한 것으로 대부분의 등대가 그렇듯이 하얀색으로 칠해 놓았으며 그 모양은 팔각형이다. 밤에 잔교로 산책을 나가거나 해안에서 바라보면 무척 운치 있어 좋다.

소청도에 방문하면 금(琴)을 들고 있는 선녀가 우아한 미소와 함께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 섬에는 인간과 사랑에 빠진 선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혹자는 선녀가 사랑하는 이를 그리며 연주하는 금(중국어로 발음이 ‘친’) 소리가 들려온다 해 ‘친다오’라 하던 것이 유사발음인 ‘청도(푸를 청의 중국어 발음은 ’칭‘)’ 즉 ‘칭다오’가 됐다고도 말한다.

♠ 대표적 여름 휴양도시

항구도시 칭다오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곳이자 중국 내 대표 기업인 하이얼 그룹의 본사가 둥지를 튼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의 해운대나 경포대가 그러하듯 칭다오는 중국 내에서 각광받는 해수욕장이 발달한 휴양지로 유명하다.

관광코스인 장카이스(장개석)의 여름 별장인 팔대관이라던가, 중국 고위층 관리들의 전용 해수욕장이었다가 일반인에게도 개방된 지 몇 년 안 된 제3해수욕장 등을 통해서도 이곳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의 도시는 여름이면 40도를 훨씬 웃도는 찜통 더위로 도시 전체가 녹아내릴 지경이다. 하지만 칭다오는 여름에도 30도를 넘는 날이 며칠 안 될 정도로 서늘한 편에 속하며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이다 보니 상쾌한 바람이 불어 기분을 청량하게 해준다. 이렇고 보니 대도시의 샐러리맨들은 칭다오를 여름철 바캉스 코스로 선호하며, 특히 베이징과 같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의 젊은이들은 이곳을 즐겨 찾는다.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총 7개인데 그 중 후이취엔만에 위치하는 제1해수욕장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은 1984년에 칭다오시 정부가 나서 본래 7천 평방미터 가량 되는 곳을 2만 평방미터 규모로 확대 건설했으며, 규모 등의 면에서 볼 때 아시아 최대라 할 만하다. 기록상 이곳을 하루 동안 해수욕 인파가 가장 많이 몰렸던 것은 지난 97년으로 35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게다가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해양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칭다오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앞으로 여름 바캉스 목적지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될 전망이다.

중국=이지혜 기자 imari@traveltimes.co.kr
취재협조=칭다오여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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