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의 차모로 결혼풍습은 고대문화와 카톨릭교의 두 가지 전통과 의식의 합체라고 볼 수 있다 차모로말로 「결혼한다」는 「우마카무(Umakamu)」라고 하는데 그 뜻은 「서로 합친다」라는 의미이다. 또 「결혼」이라는 명사로는 「카사미엔투(Kasamientu)」라는 말이 쓰이는데 이는 스페인어로 결혼이란 뜻의 「Casamiento」에서 유래됐다.
전통적으로 괌에서는 결혼을 결정하는 주체가 신랑 신부 당사자들보다 가족들일 경우가 보통이다. 현재 괌 관광의 명소가 된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도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자 두 사람의 머리를 묶고 절벽에서 뛰어내려 그들의 사랑을 지키려 했던 연인의 전설을 말해주고 있다. 지금은 흔치 않지만 귀족계급에서는 아직도 자식들을 꼭 같은 신분끼리 결혼시키려는 보수적인 면이 남아 있기도 하다.
낮은 계급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비교적 자유롭게 결혼을 했는데 구혼할 때 「츨리구아구아(Chuliguagua)」라는 사랑의 메신저가 있어 두 연인을 오가며 러브레터를 전하는 특이한 풍습이 있다. 과거에는 이 츨리구아구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는데 그것은 두 연인이 서로 연락하는 방법이 이것 외에는 별달리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신랑 또는 신부의 친한 친구인 츨리구아구아가 신랑이나 신부와 사랑에 빠져 두 사람을 갈라놓게 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일단 결혼이 결정되면 「마마센사이나(Mamasensaina)」라는 의식이 있다. 신랑의 부모가 신부의 부모를 집으로 초청하여 대부모를 모시고 자식들의 결혼을 승낙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신랑 신부는 의식에 참여할 수 없는데 부모들은 우선 집안내력에 대해 각각 소개하고 신랑 부모가 정식으로 다시 청혼한다. 신부의 부모가 승낙하고 서로 합의점에 도달하면 결혼이 결정되었다는 뜻으로 「마구투수 이 피니후(Maguyus I Finihu)」라고 한다. 이제 결혼식이 진행되는 것이다.
전통 차모로 문화에서는 웨딩드레스나 반지, 꽃, 주례, 리셉션 등의 각종 결혼비용은 거의 신랑쪽에서 부담한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리셉션 비용을 양가에서 반반씩 부담한다. 결혼식을 전후로 「판당구(Fandangu)」와 「아못사(Amotsa)」라는 두 가지 특별한 행사가 거행된다. 결혼식 전야제인 「판당구」에서는 신랑 가족들이 신부의 집을 방문하여 저녁을 함께 보내며 신부에게 선물을 전달하는데 주로 꽃을 준다. 또 결혼식 당일에는 신랑 가족 중 적어도 한사람이 신부집에 가서 신부가 치장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대부모는 모든 결혼의식에 꼭 참가해야 하는데 특히 결혼 서약의 교환때에는 신부의 대모와 신랑의 대부가 꼭 참석해 증인이 돼야 한다. 그들은 결혼에 대한 충고나 자문을 해주고 만약 부모가 그 결혼을 반대할 경우에는 중재를 맡기도 한다.
교회에서의 결혼예식이 끝나면 「아롯사」라는 아침식사 초대가 신부의 집에서 이루어진다. 웨딩케잌과 식사준비 등 모든 절차가 신부의 대모의 책임하에 이루어진다.
신부는 그녀가 받은 많은 꽃들을 행복한 결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성모마리아에게 바친다. 만약 신부의 부모가 생존치 않을 경우 그녀는 꽃을 부모의 무덤에도 바친다. 꽃을 바치는 의식은 신부의 의무이며 또한 존경과 감사의 상징이다.
차모로 결혼풍습에서 볼 수 있는 전통과 의식을 고대와 새로운 문화가 빚어낸 혼합체이다. 오늘날까지도 차모로 전통은 결혼뿐만 아니라 생활의 여러 부분에 전해져 고유의 문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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