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회 위상 정립할 수 있어야”

오는 11월24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서울시관광협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의 차기 회장 선거가 차례로 치러진다. 세 선거 모두 복수의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출마의 변’과 정책목표를 제시한 출마 예정 후보가 있을 정도로 선거전은 이미 본궤도에 올라왔다. 짧게는 3년 동안의, 길게는 한국 여행업계 전체의 흥망을 좌우할 각 협회 수장으로서 과연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할지 관협중앙회와 KATA를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 철저한 인물검증 요구 높아져

관협중앙회의 경우 현 김재기 회장이 월드컵휘장사업 로비사건과 관련해 구속 수감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인물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 특히 임기 중 중도 하차한 이경문 전임 회장의 뒤를 이은 김재기 현 회장까지 연달아 비리와 연루되면서 여행업계는 충격을 넘어 수치심까지 느끼고 있어 철저한 인물검증에 대한 목마름도 그만큼 크다.

업종과 지역에 따라 차기 회장과 해결과제에 대한 견해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항은 ‘중앙회와 회원 협회들간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중앙회의 위치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된다는 뜻으로 그동안 중앙회는 중앙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왔다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중앙회 위상정립 절실

중앙회가 그동안 제 위치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요인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중앙회로서의 위치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중앙회가 제 위치를 못 찾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역할수행이 불가능했고, 더 나아가 회원협회의 이탈과 협회간 ‘밥그릇 싸움’ 등 현재의 각종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중앙회는 일반 업체가 아닌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등 7개 업종별관광협회와 16개 각 지역별관광협회 등의 업계 내 협회를 회원사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회원사들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중앙회는 당연히 이들 협회들의 상위에 존재한다. 중앙회를 정점으로 각종 협회, 각종 관광사업체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론일 뿐 현실적으로는 매우 애매모호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중앙회가 회원협회들을 이끌거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회원사와 경쟁하고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형국까지 빚어지고 있다. 일반여행업체의 여행공제 가입업무 위탁 문제를 놓고 KATA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나 관광유공자 포상추천 채널을 두고 옥신각신한 것 등이 좋은 사례다.

■ 서울시관협과도 분리돼야

중앙회의 애매모호한 위치정립은 서울시관광협회와의 관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지역관광협회의 하나이지만 현재 중앙회와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한 사무국에서 서로 격이 다른 중앙회와 서울시관협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다 보니 중앙회도 아니고 지역협회도 아닌 애매모호한 현재의 중앙회가 생겨난 것이다. 중앙회는 물론 서울시관협까지도 지역협회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호텔업협회가 분리해 나갔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또 서울지역의 국내외 여행업체의 경우 자기가 속한 협회가 서울시관협인지 중앙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서울시관협과 중앙회가 완전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회의 위상 정립 문제는 다른 업무추진의 선결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상정립이 이뤄져야만 회원사 이익대변 및 이견조정, 대정부 정책건의, 관광산업에 대한 대외 이미지 제고 및 홍보 강화 등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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