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병원의 첫 인상은 ‘병원답지 않은 따뜻함’이다. 병원의 부산물처럼 느껴졌던 알싸한 소독약 냄새도 없고 무표정한 대기실의 어수선함도 없다. 대신 잘 정돈된 로비에는 친절함을 폴폴 풍기는 안내원과 따뜻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환자를 맞는다.

첫 방문지였던 래플스병원에는 로비 한켠의 무인 그랜드피아노가 잔잔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병원임을 알 수 있는 곳은 로비 한켠에 마련된 ‘체온검사대’ 뿐. 사스 이후 싱가포르의 모든 병원에서는 환자를 비롯해 방문객들의 체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해외환자를 위한 핫라인 ★
□ 파크웨이 그룹 헬스케어 65-6735-5000
□래플스 병원 65-6311-1666
□내셔널 헬스케어 그룹 65-6779-2777
□싱가포르 헬스서비스 65-6326-5656
□톰슨 메디칼 센터 65-6250-1965

SINGAPORE MEDICINE 2003
의료와 관광이 하나로


-관광청과 병원 공동 마케팅 수립
-수준 높은 의료진·저렴한 비용
-국가별 프로모션 계획 ‘한창’

■ 왜 싱가포르인가?

싱가포르메디슨 관계자들은 ‘의료 중심국’으로서의 경쟁력에 대해 ▲확실한 의료기반 시설 ▲우수한 각종 전문 진료센터 ▲많은 의료관련 이벤트 ▲약품 및 기술에 대한 안전성 ▲진보된 의료시설 ▲다민족 다문화의 편안함 ▲경제성 등을 꼽았다.

싱가포르는 수많은 연구물이 발표된 각종 우수 연구센터와 아시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바이오폴리스 등을 통해 이미 생물의학의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매해 30여개의 의료관련 대형 컨벤션이 개최된다.

또한 동남아 최초의 다빈치 수술 시스템 등 최신의 의료시설을 자랑하며, 다민족국가인 만큼 상대 문화에 대한 깊은 포옹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언어와 음식, 숙박시설 등은 기본.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바로바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싱가포르의 의료시설들은 고려의 대상이 된다. 간이식 수술의 경우 미국에서는 총 30만 달러가 소요된다면 싱가포르에서 30만 싱가포르달러가 지출된다. 1달러당 700원인 환율을 감안하면 비슷한 의료진과 시설에 절반가량의 요금으로 수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이유로 싱가포르에는 동남아권 외 유럽과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지에서도 적지 않은 환자가 방문한다.

■중국, 건강 패키지 상품 출시

싱가포르가 유치하고 있는 연 20만명의 해외환자들은 매해 4억 달러(약 2,800억원) 상당의 체류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싱가포르정부가 목표로 한 2012년 100만명 유치가 달성되면 연 30억달러(2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용이나 성형, 건강검진, 간단한 수술 등으로 싱가포르를 찾는 환자의 경우 관광을 연계해 머물기 때문에 체류비용은 더욱 커진다. 또한 의료 중심국으로서의 선진화된 이미지는 제2,제3의 방문을 유도하는 기폭제가 된다. 싱가포르 정부가 관광청과 연계해 ‘의료’를 새로운 사업분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힌 것은 바로 이같은 시장성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매해 14억원 가량의 예산을 해외 의료서비스 홍보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의 경우 래플스 병원과 여행사가 연계해 개발한 건강 패키지 상품이 진행중이다. 미용 및 일반 건강검진을 중심으로 짜여진 상품은 관광비용과는 별도의 옵션형식으로 판매된다. 요금은 건강검진 패키지의 경우 심장과 폐, 가슴, 복부 등 일반적인 검사가 100달러(4% 세금 별도) 수준이다.

패키지가 아닌 래플스 병원의 일반적인 골밀도 검사는 약99달러(약7만원)이며, 보톡스는 135달러(9만5,000원), 빛을 이용한 피부교정 프로그램은 150달러(10만5,000원) 등이다. 종합 건강검진은 연령대에 비해 다르다. 30대 여성은 400달러, 남성은 300달러, 40대 여성은 624달러, 남성은 570달러, 50대 여성은 1,276달러, 남성은 1,000달러선이다.

싱가포르관광청 헬스케어서비스 한일담당관인 캐롤 찬(Carol CHAN) 씨는 “치료 및 수술가격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해외 환자들이 출발전 대략의 예상비용을 뽑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환자 유치전략 활발

싱가포르메디슨 개막과 함께 관광청 및 각 병원들의 해외 환자 유치방안이 활발히 검토중이다. 이미 20년전부터 해외 환자를 받고 있는 파크웨이병원은 해외시장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파크웨이병원의 탄-훙 츄 엉(Tan-Hoong Chu Eng) 대표는 “인도에서는 간이식 수술을 위해 한해 50명이 들어올 만큼 명성이 높다”며 “이번 정부방침을 계기로 해외 사무소 설립에 더욱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크웨이측은 한국에도 시장 조사를 위한 사무실을 조만간 개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톰슨병원은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국교민을 공략하기 위한 것. 현재 싱가포르에는 상당수의 ‘재패니즈(Japanese)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다. 모든 직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된 재패니즈 클리닉은 영어에 약한 일본인 환자와 2만5000명의 주재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참고로 싱가포르 내 거주 한국인은 5000명 선이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도 한층 강화된다. 대형 병원들은 24시간 핫라인 전화를 운영하는 한편 공항 픽업서비스, 입원수속 및 연계교통편, 숙박, 통역서비스, 여행비자 등을 대행해줄 예정이다. 싱가포르메디슨은 창이공항 내 종합정보 서비스센터를 설치해 보다 원활한 정보제공을 돕는다.

시장별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도 진행중이다. 관광청측은 “싱가포르메디슨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강조한 후 “한국을 비롯해 각 시장별로 현지 시스템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의료시설을 소개하는 사이트(www.singaporemedicine.com)도 운영중이다. 관광청측은 “향후 싱가포르 내 전체병원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형성한 후 더욱 많은 언어로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래플스병원 (Raffles Medical Group)
지난 여름 한국인 샴쌍둥이 ‘사랑이와 지혜’의 분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래플스 병원은 싱가포르 전역에 60개의 크고작은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사립병원이다. 창이공항에서의 의료서비스 및 다양한 기업고객과 10만명의 환자, 120명의 의료진을 자랑한다. 보유병상은 380석 규모다.

래플스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에 대한 다양한 경험의 의료진들이 공동진료를 한다는 점. 래플스병원의 리앙 위 팅(Liang Hwee Ting) 대외 담당관은 “같은 내과라 해도 분야가 다른 전문가들이 그룹을 만들어 최고의 치료를 보장한다”며 “지난 샴쌍둥이 수술때만해도 16명의 의사가 투입돼 빠른 진행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현재 래플스 병원 내 외국인 환자는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파크웨이병원 (Parkway Group Healthcare)

아시아에서 가장 큰 병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파크웨이병원은 싱가포르에서 3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마운트 엘리자베스(Mount Elizabeth)병원은 505개의 병상에 고품격의 진료, 최고의 의료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스트 쇼어(East Shore)병원은 122개 병상에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에 강점을 갖고 있고, 글랜이글스(gleneagles) 병원은 380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분야에 걸친 종합 검진이 가능하다. 글랜이글스병원은 아태지역 최초로 ISO9002를 수상하기도 했다.

파크웨이병원그룹은 특히 ‘간이식’ 수술로 유명하다. 이식 수술 뿐 아니라 간과 관련된 모든 질병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호텔병원(Hotel Hospital)의 개념을 도입한 병원은 병실 및 식사 등에서도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암 환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어 환자의 개인생활을 보호하고 있으며, VIP룸의 경우 개인 간호사와 24시간 경호원, 가족들을 위한 경비까지 책임진다.


♣ 톰슨병원 (Thomson Medical Centre)

‘집과 같은 병원’을 모토로 여성의 평생진료를 지원하는 톰슨병원은 190개의 병상을 갖고 있는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다. 출산을 비롯해 부인과가 유명하며 여성의 노화방지와 각종 병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산모에게는 신생아에 대한 교육을 위해 ‘육아교실’을 열고 있으며 24시간 전화도우미를 통해 여성의 육아를 돕는다.

3층에는 별도의 탁아시설을 만들어 출산 후에도 다양한 상담을 편안히 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신 중 치아가 나빠지는 산모를 위해 산부인과 외 치과를 별도로 운영한다.


싱가포르=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싱가포르관광청 02-399-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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