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비용 항공사가 밀려온다
-싱가포르 벨류에어 출범

미국과 유럽에서 저비용항공사가 성장일로를 걷는 가운데 아시아에서도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가 성공적인 저비용항공사로 평가받은데 이어 싱가포르는 내년께 저비용항공사인 ‘벨류에어’ 출범을 내정하고 있으며, 태국 역시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의 제2민항인 에어아시아는 지난해 초 저비용항공사로 전환한 이래 1,840만달러의 부채를 모두 상환했으며, 월 평균 47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는 등 성공적인 운영을 자랑해왔다. 최근에는 콸라룸푸르와 조호바루간의 항공요금으로 19.99링깃(약 6200원)을 책정해 조호르바루와 닿아있는 싱가포르 시장을 위협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국적항공사는 아직까지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국적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가 항공시장의 흐름인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아시아에서까지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긴 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현재로서는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커버스토리] 아시아에서도 저비용항공사 뜰까?

현재 미국에서의 저비용항공사는 전체 항공시장의 20%를 장악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다소 낮은 9%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영국의 경우 30%에 이르는 대형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U.S.DOT 뷰로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저비용항공사는 매해 평균 45%씩 성장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이들 항공사들의 성공요인으로 ▲잦은 운항횟수(High Frequency) ▲낮은 단위 비용(Low Unit Cost) ▲낮은 요금(Low Fares) ▲높은 탑승률(High Load Factors) 등 4가지를 꼽았다.


시장전망 전문가 의견분분

아시아에서도 저비용항공사의 성공적인 운영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는 항공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저비용항공사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를 주목한다.

극심한 부채에 허덕이던 에어아시아는 2001년 말 저비용항공사로 전환한 이후 7천만 링깃(약 1,840만 달러)의 부채를 모두 갚았을 뿐 아니라 전좌석 매진으로 월 평균 1,800만 링깃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는 20만명의 승객을 수송하기도 했다.

인수 3개월만에 에어아시아를 저비용항공사로 변화시킨 토니 페르난데스 CEO는 “대규모 인구를 갖고 있는 아시아는 최근 소득과 여행수요가 계속해 늘어나는 추세”라며 저비용항공사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콴타스항공의 지옵 딕슨 대표 역시 “아시아는 지역적인 구조나 수입특성, 인구 등을 감안할 때 저비용항공사 발달에 적합한 지역으로 특히 단거리 국제노선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AAPA의 스티어랜드 사무총장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AAPA 총회에서 “아시아 운항 항공사간의 지나친 경쟁과 높은 경영실적 등은 저비용항공사의 효율적인 비용절감을 봉쇄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항공사 경쟁이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진행하는데다 같은 목적지에 대한 경쟁은 그리 심하지 않다”며 “유럽 역시 3~4개 항공사의 경쟁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아시아는 평균 5개의 메이저 항공사가 10개 중요 지역을 점유한다. 서울-도쿄, 방콕-싱가포르, 홍콩-타이베이의 경우 7개 항공사가 운항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노선이 5개 이상의 비슷한 요금대의 항공사들과 경쟁한다.

항공운항편수도 포화상태다. 주요노선에는 다양한 항공사들이 매일연결편으로 첨예하게 경쟁한다. 항공협정 등 국가간의 정책도 저비용항공사의 진입장벽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저비용항공사의 대부분이 국내선에 치중했으며, 유럽 역시 유럽연합(EU)를 통해 하나의 통합국가의 형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우 각 국가간의 항공협정이 까다로운데다 정부가 항공사 합병이나 항공사에 대한 외국투자를 규제하는 곳이 많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강점으로 갖고 있던 운항비용절감의 요소들이 적용되기가 매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아시아 항공사들은 일반석 이외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화물 등에서 전체수익의 40% 가량을 얻고 있어 유사시 가격경쟁을 펼칠 여지가 충분하다.



■ 저비용항공사의 운영절감

항목 - 일반항공사 - 저비용항공사
비행기가동률 - 일 8~9시간 - 일 11~12시간
조종사가동률 - 월 35.6시간(UA) - 월 65.8시간(HP)
좌석밀도(B757-200) 183석(DL) 216석(ATA)
임금비중(전체 수익중) 14%(US) 25%(HP)
※ 비용 - 1.117센트(UA) - 0.766센트(HP)

☞ 저비용 항공사들은 기내서비스 등 부대 서비스가 없어 ‘노 프릴스(“NO Frills)’항공, 비용이 낮아 ‘저가(Low Fare)’항공, 운영비용을 낮췄다는 점에서 ‘저비용(Low Cost)’항공 등 한 명칭으로 불린다. 운영비용 절감을 통해 저렴한 요금이 제공되는 만큼 ‘저비용항공’이라는 용어를 택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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