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고 있는 책 중에 ‘나의 꿈은 글로벌 CEO’라는 책이 있다. 야후 코리아. 제너럴 일렉트릭 등 다국적 기업의 한국인 CEO들이 나름대로의 애환과 경영철학들을 묶어 놓은 책이다. 고액의 연봉과 쾌적한 근무환경, 세계를 무대로 일하며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29명의 ‘남다른’ 사람들이 공들여 적어 내려간 짧은 에세이마다 공통적으로 읽혀지는 메시지는 자기개발과 인재의 중요성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다국적 기업들이 일군 성공의 바탕에는 체계적인 인력관리와 인재에 대한 투자가 있었다는 ‘남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가을, 여행업계에서도 직원의 채용과 이적이 빈번한 계절이다. 단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의 신입사원 채용에서는 9560여명의 지원자 중 토익 90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26%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학뿐 아니라 이제는 자기개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외적’으로 탄탄한 인재들이 여행업계로도 흘러들어 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人才(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이 실제로 人材(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가 되어 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동기유발은커녕 기계적인 일처리와 윤리를 거스르는 이윤추구만 요구당하다 보면 재능은 잔재주로 격하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재야 시민단체에서 활동가로 일하다가 문화관광부에 적을 두게 된 어떤 이는 공무원들의 무능력보다 그 수재(秀才)들이 범재(凡才)에서 둔재(鈍才)로 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여건과 분위기가 더 절망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적재적소에서 한 몸을 사르지 못한 재목들은 결국 무사안일주의와 낡은 관행의 도화선을 잡고 人災의 원인이 되어 버리고 만다. 번지르르한 다국적 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있는 여행업계의 인재들에게 기회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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