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빅은 필리핀이면서도 필리핀의 다른 여느 지역과는 ‘칼라’가 다르다. 미 해군의 주둔지였던 이유로 모든 것이 사뭇 깨끗하고 정돈돼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시골마을 같지만 조목조목 들여다보면 즐길거리 볼거리가 쏠쏠하다. 게다가 오는 12월23일부터 세부퍼시픽항공 지난해에 이어 수빅으로 9회의 전세기를 띄울 계획이어서 마닐라에서 2시간을 이동해야 했던 불편도 해소됐다. 아기자기 수빅의 다양한 체험을 다 경험하지도 못했고 소개할 수도 없지만 놓치면 서러운 프로그램들을 꼽았다.


‘말 달리고, 요트 타고’ 신나는 수빅 체험
-아기자기 풍부한 볼거리·즐길거리
-세부퍼시픽 12월부터 전세기 운항


산전수전(山戰水戰)의 기억을 헤집어 모기와의 전쟁이 치열했던 정글전(Jungle戰)으로 먼저 가 보자. JEST(Jungle Environmental Survival Training) 캠프는 1963년부터 미군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훈련받던 곳이다.

수빅 사람들의 지속적인 미군 철수 요청과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의 피해가 계기가 되어 미군들은 92년에 이 곳을 떠났고 이제 JEST 캠프는 관광객들에게 그들만의 서바이벌 노하우를 ‘쇼’ 삼아 보여주고 있다. 정글에서 자라는 대나무와 자루칼 하나로 밥그릇도 만들고 컵도 만들고 불도 피운다. 빠른 점화를 위해 공기의 통로를 확보하고 마찰을 최대화하는 응용력이 대단하다.

대나무에서 식수를 얻고 나무뿌리를 이용해 샴푸와 모기약을 얻는 생존의 지혜도 번뜩인다. 실제로 정글 속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동식물과 원주민들의 생존방법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JEST 캠프에는 아담한 나비공원과 수빅 전망대가 있다. 사진 콘테스트 마냥 다들 필수품이 되어버린 디지털 카메라를 열심히 들이대지만 쉴새없이 날개를 퍼득이며 탐욕스럽게 꿀을 빨아대는 나비들을 앵글에 가두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수빅만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는 날씨만 맑다면 평화로운 풍경을 손쉽게 담아 올 수 있다.

맛뵈기만 보여주고 요금은 또 엄청 비싼 제주도 승마에 비하면 엘 카바요(EL Kabayo)의 승마는 여유로움 그 자체다. 모자도 폼나게 쓰고 마부까지 딸려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한참을 유유자적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야 벌판을 시원하게 질주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조금만 속도를 높여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니 타협할 수밖에.

간단한 승마 요령을 알려주고 항상 곁을 지키는 개별 가이드들이 있으니 돌발 사고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다만 너무 기분을 내다가는 엉치뼈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며 긴 바지를 입어야 안장에 다리가 쓸리지 않는다.

이제 해전(海戰)으로 넘어가자. 진한 쌍거풀의 장동건이 요트 위에서 커다란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모 카드사의 TV CF가 꿈이 아니다. 햇살처럼 눈부신 파란 바다위에 하양 요트들이 가지런히 정박해 있다. 수빅 베이 요트클럽에 늘어서 있는 이 요트들은 잘 알려진 대로 부의 상징이자 여행자의 꿈이기도 하다.

선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요트 한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박비와 인건비 등을 합쳐 한해에 2억 가까이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호화 요트를 타고 반나절 동안 요트 호핑투어를 떠나는 것이 가능할까 쉽지만 수빅에서는 현실로 이루어진다.

있는 사람들의 호사인지라 수빅 요트 클럽은 회원제로만 운영되지만 IRC랜드 서비스에서 어렵사리 요트를 섭외해 한국 관광객들에게 공개키로 했다. 새 하양의 요트를 타고 나가 바다낚시와 스노우클링으로 물고기와 뒤엉키고 해변에서 런치 피크닉을 즐기는 환상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오션 어드벤쳐는 돌고래쇼와 바다사자쇼, 수족관 관람 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소처럼 눈이 동그랗고 맑은 바다사자의 앙증맞은 모습에 쇼 내내 넋을 놓고 있다가 기념촬영 시간에도 맨 앞줄에 자리를 잡고 눈을 맞췄다. 바다사자의 식생와 보호 등 교육적인 요소가 가미돼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된다.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에서 진행된다는 돌고래쇼는 스케일이 있다. 관객 중에 두어명을 불러내 직접 만져보고 간단한 명령을 내리게도 한다.

박쥐동산에는 박쥐가 주렁주렁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열매라고 지나치기 쉽지만 줌으로 쭈욱 당겨보니 분명히 새까만 박쥐들이 거꾸로 매달려 오수에 빠져있다. 도로가에는 원숭이들이 달려나와 관광객들을 구경한다.

필리핀 수빅 글·사진=천소현 기자joojoo@traveltimes.co.kr
취재협조=세부퍼시픽 02-3708-8531
IRC 랜드서비스 02-779-0456


★ 수빅의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
한방에 실컷 즐긴다!

마닐라에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수빅은 관광특구이자 자유무역항이다. 필리핀 정부차원에서 지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곳으로 아직 인프라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이미 아름다운 자연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충분한 곳이다.

본문에 소개한 3시간의 요트호핑투어(120달러)나 승마체험 외에도 휴양과 관광을 겸한 체험관광들이 충분하다. 피나투보화산투어(150불)는 수상 경비행기를 타고 활화산인 피나투보의 분화구와 용암이 지나간 흔적을 한눈에 보여준다.

호주산 말을 타고 즐기는 승마체험뿐 아니라 JEST캠프에서의 21발 권총사격이나 짜릿한 스카이다이빙(380달러)까지 선택은 무궁무진하다. 물론 해양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다. 수심이 깊고 잔잔한 수빅의 해변에서 진행되는 파라셀링, 제트스키, 플라이보트, 바나나/땅콩보트외에도 초보자를 위한 체험다이빙도 준비돼 있다.

저녁에는 악단의 라이브연주를 들으며 멋진 석양을 바라보는 선셋 칵테일 크루즈(35불)와 선셋 디너 크루즈(45불)가 있으며 그랜드시즌호텔에서는 풀사이드 바비큐 디너를 먹을 수 있다. 풀사이드 바비큐 디너에서는 민속공연과 라이브 음악 외에도 발에 칼을 채우고 하는 실제 닭싸움 경기도 관전할 수 있다.

레전드그랜드시즌 호텔에서는 각종 해산물과 40여가지 육류를 제공하는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으며 인터내셔널 호텔에서는 즉석에서 손님이 고른 재료를 섞어 요리해주는 파스타 뷔페를 맘껏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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