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단 중간지점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 여수. 지난해 2010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가 중국 상하이에 간발의 차로 무산되긴 했지만, 이 곳을 방문한 심사단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여수는 독특한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지도상에서조차 복잡한 해안선과 촘촘하게 박힌 섬들이 마치 붓으로 그려 놓은 듯 유려하기만 하다.

여수는 ‘멋’과 ‘맛’이 살아 넘치는 곳이다. 바다와 섬들로 둘러싸인 수려한 풍광은 둘째 치더라도, 회 한사리만 주문해도 한 상 가득하게 맛깔스러운 요리들을 차려내오는 넉넉한 인심이 여행길을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바다위에 조성된 화원 오동도
-거문도·백도… 천혜의 비경

여수 여행길에 꼭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바로 섬이다. 여수는 약 300여 개의 부속 섬들을 거느리고 있는 섬들의 천국이다. 인근 바다를 항해하다보면 곳곳에 나타나는 섬들이 오히려 섬들의 바다를 지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오동도는 1968년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위의 화원이다. 특히 동백꽃의 고향이라 불릴 만큼 섬 곳곳에 동백나무 군락이 조성돼 동백꽃이 절정을 이룰 때면 섬 전체가 진한 동백향으로 물든다. 이것 뿐이랴. 오동도에는 약 190여 종에 이르는 희귀 수목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이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동도는 여수시에서 특별 관리하는 만큼 식물원이나 산책로 등이 깔끔하고 편리하게 조성돼 있다. 오동도 입구에 세워진 식물원은 토종 식물을 비롯해 종려나무, 카나리아야자 등 각종 열대 식물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으며, 발지압을 돕는 맨발 산책로를 따라가다보면 시누대 터널 등 오동도만의 매력적인 자연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용굴, 해녀굴 등 각종 기암괴석은 오동도를 더욱 신비스럽게 만드는 색다른 볼거리들이다.

혹시 여수에 공룡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반도 끝자락에서 배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사도는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두 마리 공룡이 이빨을 드러낸 채 서 있는 모습이 무언가 범상치 않은 곳임을 알려주고 있다.

천연 기념물 제 434호인 공룡 화석지와 바닷길이 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사도. 이 곳 공룡 화석은 초식공룡인 조각류와 용각류, 육식공룡인 수각류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1억년 전 나무가 퇴적된 것으로 보이는 규화목 화석층도 볼 수 있다. 섬 한바퀴 도는데 30분 남짓 걸리는 이 작은 섬은 최근 공룡 박물관, 관광안내센터, 체험학습시설 등이 들어서며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수 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거문도, 백도이다. 여수항에서 뱃길로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가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거문도에 도착한다. 거문도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저 멀리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문도에서는 제주도의 향취가 은근슬쩍 느껴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갈치회를 거문도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탓인지 거문도 주변 경관은 깨끗하기 그지 없다. 새파란 바닷물과 신선한 공기, 초록의 수풀들이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거문도 명물 중 하나는 거문도 등대인데, 1.3km 정도 걸어 올라가는 산책로가 독특한 운치를 풍겨낸다. 등대에 올라서면 새하얀 등대가 마치 동화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 사람들을 맞는다. 이 곳은 거문도를 찾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러보아야 할 필수 코스이다.

천상의 비경이라는 찬사를 받는 백도는 거문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40분 정도 가야 한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백도를 직접 오르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유람선으로 상백도와 하백도를 1시간 정도 감상하게 된다. 백도는 39개의 무인 군도로 이뤄진 국가명승지 제 7호로 수많은 기암 절경이 자연의 신비를 새삼 느끼게 한다.

어쩌면 저리도 기이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을까. 자연이 깍아 놓은 조각품은 그 어느 조형물보다 위대하게 느껴진다.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겪어낸 인고의 노력이 바로 지금의 백도를 탄생시켜낸 것일 터이다. 백도 유람을 더욱 재밌게 하는 건 기암 괴석들에 얽힌 여러 전설과 이야기들이다. 성모 마리아 상을 닮은 바위, 거북이와 같은 괴석 등 사람들이 부여한 의미로 인해 백도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더욱 정겨운 느낌이 더한다.

++++ 여수의 맛 베스트 4 ++++

◆ 서대회
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서대회는 미식가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별미 중의 별미이다. 타지역에서는 주로 구워 먹는다는 서대를 이 곳에서는 회를 쳐 먹는다. 막걸리를 1년 이상 발효시킨 천연식초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린내가 적고 담백한 뿐더러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밥 한공기에 서대회 양념무침을 넣고 참기름을 뿌려 슥슥 비벼먹으면 둘이 먹다 죽어도 모를 맛이다.

◆생선회
생선회도 역시 여수다. 돔, 광어, 농어 등 남해의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올린 여수의 생선회는 쫄깃쫄깃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바다의 참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생선회에 함께 나오는 스끼다시도 푸짐하기 때문에 적절히 양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 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배가 불러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한정식
여수에서 한정식을 주문하면 일단 음식 가짓수에 놀라고 두 번째로 맛에 놀라게 된다. 싱싱한 해산물을 주원료로 한 상차림에는 약 4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들이 올라오는데 한 상에 차리기 힘들 만큼 요리들이 겹겹이 쌓여져 나온다. 혹여나 지레짐작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을까하고 걱정부터 하진 말자. 의외로 싼 가격에 세번 놀라게 된다.

◆장어구이
굵은 소금을 살짝 뿌려 숯불에 구워낸 장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일등으로 쳐준다. 여수 장어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맛이 느껴질 만큼 육질이 부드러워 처음 먹는 이들도 쉽게 맛볼 수 있다. 회나 탕으로도 먹는데 여수 장어 탕은 얼큰하면서도 약간 매콤한 맛이 도는게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취재협조=여수시청 061-690-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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