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익은 풍경속을 누비는 즐거움

‘런던(London)’, 도무지 어떤 표현으로 ‘멋있게’ 리드를 뽑아야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 아직은 비행기로 열 서너 시간은 가야 도착할 수 있는 먼 곳이지만 첨단 기술들은 물리적인 거리 개념마저 파괴해버렸다.

런던 반대편에서도 ‘스매쉬 히트(Smash Hit)’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고 TV나 인터넷만 켜면 빅밴과 런던 아이즈가 마주하고 있는 템즈강을 볼 수 있으니 직접 템즈강을 마주한 순간 드는 생각이라곤 ‘낯설기’보다는 ‘매우 낯익음’이었다. 이런 낯익음은 런던을 작은 지면 안에 표현하기에는 어렵게 만들지만 개별적으로 런던을 여행하기에는 무척 도움이 된다.


● 역사와 마주하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인들이 정착하면서 런던의 역사가 시작된 만큼 런던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재개발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정도다. 현실에서 런던과 영국의 과거를 짐작해볼 수 있는 곳으론 영국박물관, 웨스터민스터 사원, 버킹검 궁전, 런던 타워, 트라팔가 광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굳이 안내서를 뒤적거리지 않더라도 런던하면 떠오르는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곳들이다.

다 꼼꼼히 둘러보기에 시간이 여의치 않은 사람이라면 많은 명소 중 한 두r군데 정도만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런던 타워(London Tower)’. 웨스트 민스터 사원, 그리니치와 더불어 런던에 있는 세 개의 세계문화유산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들은 다소 비싼 입장료 때문에 겉모습만 살짝 보고 마는 곳이기도 하다.

런던 타워는 윌리암 왕이 1078년 초석을 놓은 이래로 두세기에 걸쳐 탑과 해자, 부두, 궁전들이 추가적으로 계속 지어졌으며 1529년 헨리 8세가 화이트홀 궁전으로 이전한 이후에는 감옥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곳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런던타워는 런던의 역사를 품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순간 고풍스런 성벽으로 둘러싸인 풍채가 과거의 영화를 짐작케 한다. 성벽을 돌아 입구에 들어서니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뜰 안을 다니며 런던의 역사를 마주하고 있다. 근위 호위병 복장을 한 가이드들을 쫓아다니며 과거엔 ‘해가 지지않은 제국’을, 오늘날에도 지구촌에서 주요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영국의 역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치 동화를 들려주듯 낭낭한 목소리와 흥미로운 스토리로 네이티브가 아니더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 깊다.

타워 안은 여러 건물과 방들이 있으므로 입구에서 안내 브로셔 하나를 꼭 챙기자. 왕실의 보석을 모아놓은 박물관도 있으며 왕실 가족들의 생활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무기 등을 모아놓은 전시실도 볼만 하다. 역사를 잘 모르더라도 미로처럼 방들을 누비며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런던 타워 바로 앞으로는 템즈강이 있고 템즈강을 가로 지르는 런던의 또다른 상징인 ‘타워 브릿지(Tower Bridge)’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런던 타워와 타워 브릿지 사이로 난 강변길을 따라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타워 브릿지를 배경으로 런던에 온 기념사진을 남긴다. 런던 타워 앞에서는 리버 크루즈를 타고 런던 아이즈나 웨스터민스터사원 등이 있는 시내 중심으로 나갈 수 있다.


● 현재를 바라보다

런던의 모습을 한눈에 보기 위해선 템즈강변 웨스터민스터 사원 건너편에 위치한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의 ‘런던 아이(London Eye)’가 제격이다. 21세기 시작을 기념해 런던의 새로운 상징물로 조성된 이곳은 가장 높은 곳에서 런던을 내려다보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거대한 바퀴에 32개의 곤돌라가 매달린 위풍당당한 모습 자체로도 현대적인 런던을 충분히 상징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런던 전역의 25마일까지 보이기 때문에 25명이 정원인 곤돌라를 타고 30여분간 한바퀴 돌면서 런던의 동서남북을 가늠해보기에 그만이다. 런던 아이즈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항하며 원하면 곤돌라 하나를 빌려 디너 파티 등을 가질 수도 있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런던 아이를 탑승하려면 어둑어둑해질 무렵을 권한다.

런던은 맑은 날보다는 우중충한 날이 더 많아 하늘이 검푸르게 바뀌고 하나둘씩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 시간이 가장 분위기있다. 아예 어둠이 내려앉은 후의 찬란한 풍경도 나름대로 멋지다. 런던 아이와 빅밴,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사이에 둔 템즈강의 풍경을 보고자 한다면 템즈강 북쪽 엠바크먼트 역에서 런던 아이가 있는 줄리비 공원을 연결한 도보 다리인 행거 브릿지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런던 글·사진=김남경 기자
취재협조=KLM네덜란드항공 02-2011-5500,
영국관광청 www.visitlondon.com,
랜드트래블=02-777-5770



+++ 플러스 α +++

각종 패스 경비절감 효력

런던 여행에 있어서 사실 가장 우려되는 요소는 ‘주머니’사정이다. 직장인이라도 1파운드 당 2000원이 넘는 최근 환율 조건은 패스푸드점 햄버거 하나 사먹기에도 손떨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너무 아끼다가는 볼 것도 제대로 못보고 만다. 아낄건 아껴가며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숙소는 가능한 한 지하철 역과 관광거리가 많은 지역 가까운 데로 구하는 것이 좋다. 다운타운과 멀어질수록 숙박비용이 저렴하긴 하지만 관광지까지 나오는데 교통비가 더 많이 든다. 지하철 이용 시 가장 가까운 거리인 1구역(Zone)에 1.3파운드(약2500원)이다.

★ 각종 패스를 이용하자. 교통비를 아낄려면 데이 트래블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해당 기간내에 무한정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본인의 일정을 고려해 구입하면 된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이용해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런던 패스’는 패스 하나로 관광지 입장료와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다 런던을 꼼꼼히 둘러보는데 요긴하다. 런던타워 입장료가 성인 1인당 11.3파운드라는 것을 감안할 때 런던패스 하루 이용권이 27파운드인 것은 상당한 이익이다.

단, 하루에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가 한계가 있으므로 미리 본인이 둘러볼 곳의 입장료 유무를 알아본 다음 패스 하나로 둘러볼 수 있도록 꼼꼼히 일정을 짜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 등 대부분의 박물관 등은 원래 무료입장이다. 단, 궁전이나 사원 등은 상당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www.londonpa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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