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혁명 몰고 올 고속철도 개통

-전세기 활성화 등 여행산업 전반에 영향


▶ 서울역서 부산역 2시간40분

오는 4월부터 달리기 시작하는 고속철은 광명-대구간은 고속철로를 신설하고 대구-부산간은 기존 선을 전철화해 고속열차를 운행하는 1단계 사업의 완료를 뜻한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부선과 달리 주로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호남선은 대전까지만 경부선과 같은 선로를 사용하고 이후는 기존 선을 전철화해 운행한다.

비록 1단계 개통이지만 고속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부산이나 목포를 2시간 대에 갈 수 있는 반나절 생활권이 열리게 된다. 새마을호를 타도 1시간32분이 걸리던 대전은 49분만에 닿을 수 있고 동대구는 1시간39분, 부산은 2시간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기존 4시간10분에 비하면 부산은 왕복 3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다. 호남선 구간도 광주까지 2시간30분, 목포는 2시간49분으로 단축된다.

대구-경주-부산 구간과 대전, 대구 도심 구간까지 전구간에 고속철로를 신설하는 2단계 사업이 예정대로 2010년 완료되면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412km 구간을 이동하는 데 1시간56분이면 충분하다.

이동시간의 획기적 단축은 직장인의 출퇴근을 비롯해 지방 도시의 활성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도심 복판인 서울역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천안은 서울 외곽 지역보다도 오히려 출근 시간이 줄어든다. 건설교통부도 최근 ‘고속철도가 국토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내부보고서에서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 도시가 개발돼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산시와 대전시, 전북 익산시, 경북 경주시 등은 이미 고속철도 정차역을 중심으로 하는 역세권 개발계획을 수립했거나 수립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경부축 철도의 여객 수송능력이 1일 18만명에서 62만명으로 대폭 증가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2조4,000억원 상당의 교통혼잡비용 절감과 고속철에 적용된 선진 첨단기술 이전에 따른 국내 관련산업 기술의 고도화 등도 기대할 수 있다.

▶ 항공업계 새로운 판짜기 불가피

고속철의 등장은 생활환경의 변화와 함께 운송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 이미 일부 지방 공항의 존폐가 우려되고 있으며 양국적사의 국내선 운항도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사측은 항공기 운항편수 감축 등에 대비해 ‘김해공항 활성화 태스크 포스팀’을 만드는 등 고속철 개통 이후의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철도청은 최근 고속철 주요 구간의 운임을 새마을호의 1.34배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예상되는 서울-부산간 고속철 요금은 편도 4만9,000원 수준으로 1월1일부터 1,500원이 인상돼 6만6,500원인 김포-김해 구간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정도의 금액은 우등 고속버스의 2배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항공료와 비교해서는 70% 수준에 불과해 경쟁력을 갖추기에 충분하다. 항공은 또 운임 외에 매번 4,000원의 공항이용료를 부담해야하는 데다 출발 30분 전에 공항에 나와야 하고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이동 시간과 비용도 별도로 소요되는 만큼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고속철 개통 후 항공수요 변동을 감안해 노선별 운항 횟수를 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서울-대구 노선의 항공수요는 80% 이상 감소하고 서울-부산도 50% 이상의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선 노선 구조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수지악화에 따라 지방 지선 노선의 운항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경우 국내선 총공급의 20-25%를 감축할 수밖에 없고 서울-제주 중심의 노선에 공급이 집중돼 경쟁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고속철 이후 김포-대구 노선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포-대구와 김포-포항노선은 약 70%정도 김포-부산노선은 약 40% 그리고 간접영향권 안에 있는 노선들도 약 20%정도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올해 사업계획에서도 국내선 공급을 15% 가량 줄이고 국제선 공급규모는 2003년보다 19%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고속버스도 마찬가지. 관련업계에서는 고속철 개통이후 대전이나 대구, 부산 등 중장거리 구간의 고속버스 이용자 중 40% 정도가 고속철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대전 이남 구간의 버스 운항횟수는 26∼42% 정도 줄어들고 운임 수입도 44∼48%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 단거리 전세기 투입 늘어날 듯

국내선 항공기 투입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잉여 항공기를 이용한 전세기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감편에 따라 국내선 항공기가 남게 되면 일본,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의 전세기 투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최근 일고 있는 각종 전세기 운항 붐이 내년 여름부터는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 여행사들의 영업력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어 여행업계에도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 시대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여 ‘빈익빈 부익부’와 같은 격차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전세기외에 지방에서 출발하는 전세기도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의 경우 이미 지난 달 23일과 24일 방콕과 마닐라 구간의 전세기를 운항하며 상당한 호응을 얻은 바 있고 지속적으로 취항 노선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항공의 박승규 차장은 “새로 신설되는 고속철에 대비해 지방영업에 특히 힘을 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방 출발 전세기가 확대되면 서울로 올라오던 수요가 분산돼 여행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 토종 여행사들이 연합해 공동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전세기 취항 움직임도 일고 있어 새로운 시장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고속철 서울-대구 4만원

건설교통부와 철도청이 마련한 고속철도 운임체계에 따르면 주요 노선의 운임이 새마을호에 비해서는 124~148%, 항공 대비 63~72%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 경우 서울~동대구 4만원(새마을호 대비 1.47배), 서울~부산 4만9,900원(1.35배), 서울~목포 4만2,900원(1.24배), 서울~광주 3만8,200원(1.27배), 서울~천안·아산 1만1,400원(1.24배), 서울~대전 2만600원(1.48배) 등이 된다. 최종 운임 결정은 내년 2월까지 재경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만약 변동이 된다해도 지금과 큰 차이 없는 미세한 조정에 그칠 전망이다.

비즈니스, 법인, 청소년, 경로 등 4종으로 구분해 30%를 할인해 주고 출퇴근과 통학 등의 정기 수요에 대한 40% 할인 등도 검토되고 있다. 특실은 일반실보다 40%를 더 받는 대신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환승해 이용할 경우 일반철도 운임의 20%를 깎아주고 10명 이상이 함께 탈 경우 10% 단체할인도 고려 중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