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전세기 운항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여행사들의 체감 수은주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9일 현재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남아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 모든 지역의 대부분 전세기가 1월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수익을 기대하고 시작한 전세기가 대박은커녕 일반 판매 상품의 수익마저 까먹고 있다”며 “올 겨울 장사는 손해만 안보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자 선납금(Deposit)을 조건으로 전세기 운항에 참여했던 여행사들은 계약금이라도 보존하겠다는 생각으로 상품가 할인을 주도하고 있다. 당초 74만9,000원의 판매가를 내정했던 일본 미야자키 전세기의 현재 요금은 현재 40만원 이하. 그나마도 모객이 되지 않아 대부분 직원AD로 소진하는 형편이다.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투어와 롯데관광이 운항하고 있는 상하이 전세기는 현재 몇몇 날짜를 제외하고는 80%이상이 AD투어와 직원 출장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AD투어가는 19만9,000원선이다.

분주했던 동남아 시장도 올겨울에는 찬바람이 거세다. 성수기를 무색케 하는 저가상품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라왁 전세기 취소 및 대한항공의 페낭 전세기도 운항이 연기됐다. 기존에 운항되고 있던 전세기도 평균 50% 이상의 예약률을 보이는 노선이 많지 않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푸켓의 경우 설날을 제외하고는 평균 50% 이하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렇게 예약이 없는 경우는 정말 처음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 공급과잉·요금인상 등 원인

올 겨울 전세기의 고전은 여러 가지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0% 가량 인상된 엔화의 강세가 시장을 어렵게 했으며, 중국은 간헐적으로 보도되는 사스 사태가 상품 예약시기를 뒤흔들었다. 동남아에서는 공급과잉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푸켓과 코타키나발루, 세부, 마카오, 대만까지 전체 시장의 공급이 대폭 증가했다.

항공사와 소비자간의 눈높이 격차도 컸다. 사스 이후 저렴한 상품가에 익숙한 소비자들에 비해 항공사들의 1월 성수기 요금은 큰 폭의 상승을 거듭했다. 롯데관광의 한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의 확산과 함께 소비자들의 성수기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요금 등락이 크다보니 여행을 미루는 수요도 적지 않은 듯 하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도 빼놓을 수 없다.

전세기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들은 현재 별다른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겨울 이후 여름시즌의 전세기에 대해서도 ‘운항한다’는 밑그림을 그릴 뿐 위험에 따른 구조적인 대비책은 없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대형 패키지사들의 물량은 이제 정규편만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더라도 전세기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정확한 시장예측과 지역선정에 있어서의 신중함 외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 전문여행사 전세기 새바람

그러나 올해 본격화될 전망인 허니문, 골프 등 중소형 전문 여행사들의 전세기는 대형 패키지사에 비해 다소 안정적인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은 우선 기존 물량이 많지 않은 새로운 목적지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중소형 비행기를 연합형태로 판매할 예정이다.

오는 5월 허니문 전세기를 준비중인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적지만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오프라인 지역을 꾸준히 검수해왔다”며 “우선은 소규모 비행기를 통해 시즌 한달 동안 전세기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타 여행사와의 공동판매를 통해 새로운 목적지 개발 및 시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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