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밤을 누비는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

홍콩이 낯익은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홍콩영화는 한때 국내에서 홍콩느와르의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홍콩영화 특유의 매력을 기억하는 많은 팬들은 꾸준히 홍콩영화를 찾는다. 홍콩 곳곳에는 어디선가 본 듯 너무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모르겠다.

또한 홍콩은 우리와 너무 닮았다. 주로 관광객들이 머문다는 구룡반도의 호텔 밀집 지역은 서울의 명동거리처럼 각종 쇼핑센터가 가득 들어섰고 관광객과 현지인의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젊은이의 거리로 유명한 란콰이퐁도 홍대 앞의 클럽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홍콩은 그저 “낯익다, 익숙한 도시의 모습이다”라고 하기엔 뭔가 특별한 것들이 있었다.


● 현란한 네온사인 센트럴지역

홍콩의 진짜 모습은 밤에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현란한 네온사인을 비롯한 조명 때문이다. 상업과 경제의 중심지인 센트럴 지역은 이러한 빛과 조명을 최대한 이용해 건물벽면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조명빌딩과 거대한 용, 다양한 꽃무늬, 발사되는 로켓의 역동적 모습 등을 연출해놓은 고층건물들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곳의 야경은 특히 크리스마스와 구정을 전후해 절정에 달해 마치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을 연상시킨다.

● 빅토리아 피크에서 야경

‘유리의성’, ‘영웅본색’, ‘성월동화’, ‘메이드 인 홍콩’ 등 수많은 홍콩영화에 등장한 빅토리아 피크 (Victoria Peak)는 홍콩에서 야경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토리아피크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크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 케이블전차는 우거진 산등성이의 가파른 373m를 올라간다. 정상 쪽으로 올라갈 때는 오른편 앞쪽 자리에 앉아야 가파른 산을 깎아 만든 고급고층아파트와 주변전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피크 정상에서는 그토록 유명한 빅토리아하버와 구룡 및 근처 섬들의 황홀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야경은 홍콩여행의 백미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 낭만 가득한 ‘연인의 거리’

낭만의 거리는 구룡반도 끝에 위치한 휴식공간으로 홍콩만을 떠다니는 스타페리 및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로 국내 모 휴대폰 광고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실제로 연인들로 늘 가득한 이 거리는 새벽녘의 어스름할 때나 저녁 가로등 불빛이 켜질 때, 한밤중 네온사인으로 가득할 때 등 다 제각기 다른 느낌이 든다고 한다.

카우룽 반도 쪽에서 홍콩 섬 쪽을 바라보는 네온의 풍경이 유명하고 홍콩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리젠트 호텔 앞에서부터 홍콩 문화센터, 홍콩 스페이스 뮤지엄을 거쳐 시계탑까지 연인과 함께 걷는다면 애정지수가 배가될 것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많은 사진이 이 거리의 사진일 정도로 야경이 아름다운 거리다.

● 젊은이의 거리 란콰이퐁

재밌게도 골동품거리 인근에 서구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란콰이퐁(Lan Kwai Fong)이 위치해 있다. 란콰이퐁은 총 길이 80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라고 알려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착할 수 있다. 이 곳은 라이브 재즈클럽과 바가 밀집해 있어 밤이면 넘쳐나는 외국인과 젊은이들은 건물 안과 밖에서 선채로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재즈와 디스코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란콰이퐁은 국내에서도 크게 히트한 영화 ‘중경삼림’의 배경이 되어 유명한 곳이다. 왕정문이 일하던 가게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또 양조위가 왕정문을 기다리는 ‘바 캘리포니아’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는 술값을 할인해 주는 해피아워를 실시하는 점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할인정보를 미리 준비해가면 좋을 것이다.

● 흥정도 재미 홍콩의 야시장

홍콩의 가장 유명한 노천시장인 템플스트리트(Temple Street) 야시장에는 의류, 전자제품, 시계 등의 다양한 품목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주위의 아담한 노천식당들은 신선한 해산물로부터 식욕을 돋게 하는 핫팟요리까지 다양한 요리를 제공한다. 이 길의 끝인 야마테에는 점쟁이들이 모여 있으며, 즉석에서 경극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야시장인 몽콕(Mong Kok)의 통초이 스트리트에 위치한 레이디스 마켓은 저렴한 의류, 액세서리와 가정용품 등을 사고자 하는 쇼핑객들에게 하루일정으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다. 야시장은 홍콩의 면세점, 백화점과는 달리 정찰제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인들과의 흥정은 필수다. 바디 랭귀지와 사람 좋은 미소로 기분 좋게 물건값을 깎을 수 있는 것이 야시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홍콩의 밤이 특별한 까닭은 주변의 자연환경과 그것을 아름답게 포장한 인공의 미가 잘 어우러져 있으며 거기에 낙천적인 홍콩 사람들과 기꺼이 홍콩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관광객들까지 잘 조화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 강렬한 빛으로 수놓은 빅토리아 하버

이제 더욱 홍콩의 야경이 특별해졌다. 지난 17일부터 새롭게 기획된 관광이벤트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A Symphony of Lights)’가 시작됐기 때문. 매일 저녁 8시부터 약 20분간 홍콩섬에 위치한 10개 빌딩의 옥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레어저와 불꽃이 홍콩의 밤하늘을 더욱 강렬히 수놓고 있다.

이와 함께 귀를 울리는 음악과 홍콩을 설명하는 친절한 안내까지 곁들어진다. 홍콩관광청은 이 이벤트를 전세계적으로 전례없는 멀티미디어쇼로 소개하고 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홍콩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이룽반도(연인의 거리) 쪽에서 감상하는 것이 좋다.

홍콩=신중숙 객원기자 poet99@ewhaian.com
취재협조=홍콩관광청 02-778-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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