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 지상비 현실화가 어느 정도 ‘현실적’인 합의를 이룬 모양이다. 다수의 랜드사 대표와 여행사 팀장들이 동참의 뜻을 밝혔고 2월부터 본격적인 자정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기사 1월15일자 1면)

호·뉴 랜드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비단 한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치솟는 유로화에 속수무책으로 가슴만 치고 있는 유럽 시장도 이번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쇼핑이나 선택관광이 터지면 수익을 내고, 그렇지 않으면 행사마다 수천달러씩 적자를 내는 관행은 지역을 불문하고 여행업계 전체가 앓고 있는 중병이다. 더구나 고객들의 쇼핑액수나 옵션 횟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밑지는 장사 없다는 옛말이 왜 유독 여행업계에만은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어떤 이는 ‘장사가 아니라 도박처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대부분 주머니를 털리고 마는 도박의 속성과 수만명 여행인의 생계가 걸려있는 여행업이 닮았다니 소름끼치는 일이다.

호·뉴 지상비 현실화를 놓고 자유시장경제에서 가격담합이 웬말이냐고 펄쩍 뛰는 이들도 있다지만, 밑천은 물론이고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에게 공정거래법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다. 한 랜드 관계자는 “현지의 충격이 100이면 서울 랜드사는 50, 여행사는 10 정도밖에 전달되지 않는다. 서울의 랜드사와 여행사 팀장까지 동참했다는 것은 그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라며 절박함을 전했다.

‘일방적 통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감정적인 반응이나 ‘어차피 실패할 것이 뻔하다’는 불신으로 일관했던 여행사들마저 동참을 뜻을 밝힌 지금, 칼자루는 랜드사 스스로에게 있는 것 같다. 비즈니스다운 비즈니스로 여행업을 끌어올리는 단초가 되어주길 바란다.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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