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없는 공장이라 불리며 최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장려되고 있는 ‘관광’ 행정이 탁상공론식으로 흐르고 있다. 며칠전 만난 한 호텔 사장은 “말로만 관광산업을 외칠 뿐 실질적으로 정부가 도움을 주고 있는게 하나도 없다”면서 관광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기존 일반 호텔에서 세계 체인을 단 중저가 관광 호텔로 등급을 변경하고 새로 호텔문을 연 이 사장은 지난 몇년간 호텔 건립을 위해 행정 당국과 지리한 싸움을 벌여왔다. 이 호텔 사장은 관광 호텔 등급 변경을 위해 관할 기관에 허가를 신청했지만, 엉뚱하게도 교육청에서 제동을 거는 바람에 계획에도 없던 행정소송에 영업 손실까지 관광 행정에 대한 불신감만 커졌다고 속사정을 털어 놓았다.

사연인즉슨, 서울시 등 여러 관계 기관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관광 호텔 변경을 적극 장려하고 나섰지만 교육청에서 부근에 유치원이 있다는 이유로 허가 불가 판정을 내려 심의가 계속 반려됐다는 것.

다른 기관에서도 교육청 관계자를 설득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교육청이 복지부동하는 바람에 결국 행정 소송까지 가게 됐고 2년 만에 승소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교육청이 걸고 넘어진 유치원은 거리도 멀고 동선 자체가 달랐을뿐더러 더욱 어이 없는 점은 반대 이유가 단지 기존 일반 호텔에서 관광 호텔로 바뀌면 가라오케나 오락장 등 부대 유흥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보수를 마치고 관광객 맞을 채비에 여념이 없는 이 호텔 주변에는 외국 상인 출입이 빈번한 상업 지역이 여러 곳 있다. 그동안 관계 기관간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행정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놓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관광산업을 장려하겠다는 정부의 다짐과는 달리 현실은 부처 이기주의와 사리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원리원칙만을 고수하는 행정에 막혀 멍들어 가고 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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