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개별여행 예약 전문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걸리버와 옥토퍼스, 월드호텔센터, 돌핀스트래블 등은 저마다의 시스템과 영업 방식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외부에서는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하며 이들의 등장과 경쟁을 바라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개별여행 시장이라는 망망대해에 이제 배를 띠웠거나 조금 나갔을 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월드호텔센터의 이병혁 사장은 “인아웃바운드 합치면 지금까지 건드려온 시장보다도 건드리지 못한 시장이 더 크다”며 “한국에서는 이제 개별여행이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들 개별여행 예약 업체들이 지금까지 패키지 단체 여행이 주류를 이뤄오던 것에서 개별여행으로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 시스템들은 작은 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자본력, 인력, 기술력 등을 갖추고 빠른 시간 내에 업계 내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실시간 예약을 확정하고 관리상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등의 기술적인 부문도 크지만 실질적으로 대리점이나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 경쟁력’에 있다. 과거 호텔 예약 시스템들이 현지 랜드에서 직접 받는 요금에 비해 비싼 객실 요금을 제공해 실수요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면 걸리버와 월드호텔센터, 돌핀스트래블 등은 보다 합리적이고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구매를 당기고 있다.
걸리버는 다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바탕으로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호텔 객실과 선택관광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월드호텔센터는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도시에서는 직접 호텔 등과 거래를 통해 요금을 받고 있다. 돌핀스트래블은 대륙별로 전문적인 시스템을 이용해 나와 있는 경쟁력있는 요금을 제공하고 있다.
또 철저히 홀세일을 표방하며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동안 개별여행이 여행사들에게 보다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들이는 품에 비해 돌아오는 수익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다. 많은 설명과 자료를 준비해줘야 하는 개별여행객들을 여행사 인력으로는 커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들은 상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소비자들이 직접 출력하거나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별여행 취급에 여행사의 품을 그만큼 줄여도 된다는 것이다.
● 경쟁력있는 요금과 기술력 갖춰
예약도 소비자가 직접할 수 있도록 하는 B2B2C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도 소비자들이 직접 예약을 해도 수익은 고스란히 대리점 몫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 시스템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유럽과 일본에서는 2~3년전부터 확대되고 있던 ‘다이나믹 패키지(Dynamic Pakage)’가 한국에서도 실시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이나믹 패키지는 개별여행을 패키지화한 것으로 다양한 항공과 호텔, 관광상품들을 직접 소비자들이 골라 패키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순수 여행 시장도 바뀌고 있다. 리조트 여행을 중심으로 한 허니문은 이미 개별여행 패턴이 주류가 된 지 2~3년이 됐다. 가장 많은 내국인을 수송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노선별로 다르지만 평균 25%의 판매분을 단체 여행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단체 의존도가 높은 방콕 노선의 경우에 50%가 단체 여행객이다.
KLM 네덜란드항공에 따르면 개별여행상품인 ‘유럽 포 유’를 지난 1월 한달간 이용한 고객은 300명 정도. 시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태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 현지에서는 소비자들의 쇼핑 기피 등으로 현지 랜드사들이 ‘파산 선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이나믹 패키지’가 새로운 패턴으로 주목받기에는 오랜 기간이 필요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개별여행예약시스템들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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