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재학 시절 타임(Time)지를 중심으로 한 시사 영어과목을 선택하여 시사영어정복에 몰두하고 있을 때이다. ‘mendicant’라는 단어가 나와서 모두들 사전을 찾고 있는데 필자는 쉽게 ‘거지’라는 의미라고 옆 사람들에게 얘기해서 주위사람들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다.

필자가 남달리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 쉽지 않은 단어의 뜻을 알고 있는 데에는 ‘mendicant’와 관련된 특별한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영어사전한권을 통째로 암기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대구에 있는 유명학원의 영어단어 암기반을 다닐 때의 일이다. 그 강사는 거의 모든 어려운 단어에다 의미를 부쳐 쉽게 기억나게 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한 번 들으면 머리에 금방 들어와 잊어버릴 수가 없어서 대학시절까지 기억에 남아있게 된 것이다. 즉 ‘맨 뒤 칸(에)타(다)’ 즉 ‘거지’는 돈이 없으니 열차 맨 뒤 칸에 무료로 타고서 대구에서 대전까지 갔다는 것이다. 또 아직도 기억나는 단어는 ‘emanicipate’이다. ‘이 맨(사람)시폐(시민증)있다’ 즉 이 사람은 지금의 주민등록증이 나오기 전에 ‘시민증’이 있으니 ‘석방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많은 어려운 단어를 쉽게 외웠고, 지금도 그때 암기한 단어를 영어회화에 활용하면서 그때 그 강사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곤 한다.

요사이는 필자의 아들이 토플(TOEFL) 공부를 하는데 아직도 기억에 나는 꽤 어려운 단어들을 이런 연상법으로 외워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연상 암기법이다. 그냥 암기하기보다 무엇을 연상하면서 쉽게 머리에 넣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연상법은 소비자가 어떤 광고를 머릿속에 오래 기억시켜 결국 그 광고에 나온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데 여러 가지로 활용되고 있고 또 소비자 행동론 과목에 다양하게 설명되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를 겨냥해 이성적인 광고 보다는 감성적인 광고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필자는 주로 영어를 사용하면서 비지니스를 개척하는 일을 많이 해왔다. 영어정복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하고 또 한단어의 다양한 의미를 터득하곤 해왔다. PR회사를 경영하면서 영어와 관련된 많은 웃지 못할 사연도 있었다. 한번은 우리 회사의 직원이 ‘editorial’의 다양한 의미를 몰라 큰 혼란이 초래된 적이 있었다.

‘editorial’은 일반적으로 신문사설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단어가 신문의 ‘기사’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에 큰 혼돈이 일어나 큰 차질이 일어날 뻔 한 일이 발생하였다.
외국 고객과 미팅을 한 후 회사에 돌아와서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editorial’이라는 단어를 그 외국인이 사용하는데 앞뒤가 잘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그 외국인은 ‘기사’라는 의미로 얘기(이때 같은 의미의 단어로 story와 article)하였으나 듣는 사람은 신문의 ‘사설’이라는 의미로 들었으니 뭔가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또 한번은 우리 직원이 한 행사에서 외국인의 연설을 통역할 때 진땀이 난 적이 있다. 외국인은 ‘Speaker’라고 얘기하는데 ‘연사’라고 통역을 하는 것이 아닌가. ‘Speaker’는 ‘국회의장’이라는 직책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나라의 국회의장을 연사로 격하시킨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다. 영어를 모르고서는 국제화시대에 선두주자가 될 수 없다. 이 영어 학습에 지름길은 과연 없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끊임없이 피나는 노력을 하는 것만이 최선의 지름길이라 생각하며 그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연상법이나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암기법을 개발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영어 학습에 있어서는 토끼보다는 거북이가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더욱 더 확신하게 된다.

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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