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꽁초를 버리면 벌금이 무지막지하고 슈퍼에서는 껌도 팔지 않는 융통성 없는 나라’. 싱가포르에 대한 가장 흔한 편견 중 하나다. 패키지여행으로 싱가포르를 만났다면 ‘워낙 작아서 하루 이틀이면 볼 것 다 보고 술 좋아하는 한국 남자들에게는 특히 재미없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추가할 수도 있겠다.

모두 맞는 말이다. 전체 면적이 서울과 비슷한 싱가포르는 세계지도에서 점으로 표시되는 작은 나라다. 한 집 건너 술집과 노래방 간판이 번쩍이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다혈질인 우리네 눈으로 보면 융통성도 없고 밤 문화도 심심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그만큼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다. 카지노도 없고 야시시한 술집도 없지만 덕분에 밤에도 큰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몇 안되는 안전한 나라다. 외국인도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택시 서비스도 잘 발달돼 있다. 볼 것 없다는 지적도 잘 모르시는 말씀이다. 작은 국토의 약점을 뒤집기 위해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의 나이트 사파리나 센토사 섬 개발 등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찾아 나선다.

일찍부터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해온 데다 여러 민족이 모여 세워진 나라다보니 싱가포르에는 퓨전 음식처럼 색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편견 없이 온전히 싱가포르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빡빡한 일정의 기존 패키지 여행 대신 좀더 자유스럽고 고급스러운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웰빙을 주제로한 여행도 그리 어렵지 않다.


● 싱가포르 스파로 여행의 피로를 싹

디럭스한 싱가포르 상품을 기획할 때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파를 빼놓을 수 없다. 스파하면 흔히 태국이나 발리를 떠올리기 쉽지만 싱가포르에도 최근 스파 붐이 한창이다. 개보수 후 더욱 말끔해진 M호텔의 스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시설로 여성에게 인기가 높고 파라곤 쇼핑센타의 스파에스프릿(spaesprit)에 가면 남자에게 권할만한 특별한 스파도 경험할 수 있다. 이름부터 독특한 타잔 로프 마사지. 로프를 잡고 올라선 여자 마사지사가 발바닥과 발가락을 이용해 허리부터 등, 발 순으로 밝고 오일을 문지르는 색다른 마사지로 비용은 한 시간에 95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7만원). 파라곤센터 지하1층에는 뉴욕 타임즈가 세계 10대 레스토랑으로 꼽은 딘 타이 펑(Din Tai Fung)이라는 딤섬 식당도 있어 스파 후 허기를 달래기에도 적당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쇼핑도 즐겁다. 오차드 거리를 거닐며 첨단 유행과 싱가포르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고 래플즈 호텔에서는 쇼핑과 관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레플즈호텔은 투숙 여부에 상관없이 한번 쯤 찾게 되는 싱가포르의 명물 중 하나.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자 그 유명한 칵테일 ‘싱가포르슬링’이 만들어진 롱 바(Long Bar)도 레플즈 호텔 안에 있다. 레플즈 호텔 안에는 각종 유명 브티크들이 입점해 있어 쇼핑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이 중 향수 전문점인 엣센셜(Escentials)은 손님 개개인마다 음식, 영화, 색 등 50가지가 넘는 질문과 테스트를 통해 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향수를 추천해주는 이색 서비스가 독특하다. 200가지 이상의 향수를 갖추고 있으며 베컴과 오드리 헵번, 처질 등의 유명인사도 이곳에서 향수를 구입했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 쇼핑과 골프 취향따라 즐긴다

쇼핑에 흥미가 없다면 골프를 치면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오키드 컨트리 클럽(Orchid Country Club)에서는 야간 골프를 할 수도 있고 센토사 섬의 센토사 골프 클럽은 50~60명의 한국인 회원도 가입돼 있다. 센토사 골프 클럽은 18홀의 세라퐁(Serapong)과 18홀의 탄종(Tanjong)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군데 군데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근사한 경관을 자랑한다.

저녁 시간에는 싱가포르 강가의 보트키에서 식사를 하고 클라키의 노천 카페에 앉아 강변 운치를 즐겨도 좋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라는 스위스 호텔 스탬포드의 스카이 라운지인 에퀴녹스(Equinox Complex)에서는 싱가포르의 환상적인 야경이 발 아래로 한 눈에 펼쳐진다. 연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마무리 코스. 다소 격식을 요구하는 곳인 만큼 남자는 긴바지에 앞이 막힌 구두를 신어야 입장할 수 있다.


● 싱가포르에서 잠자기

-샹그릴라 ‘벨리 윙’ vs ‘호텔 1929’

집 떠나온 여행객이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잠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싱가포르에는 여러 초특급 호텔이 일년 365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샹그릴라 호텔의 ‘벨리 윙’(Valley Wing)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부시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숙소로 이용할 만큼 여러모로 검증된 호텔이다.

싱가포르의 샹그릴라는 타워와 가든, 벨리 윙의 3동으로 이뤄져 있는 데 벨리 윙에 짐을 풀고 나면 샹그릴라라고 다 같은 샹그릴라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벨리 윙은 특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미니 뷔폐를 기본으로 일식, 중식, 유럽식 등의 코스 요리가 제공되는 전용 식당에서 차분히 아침을 먹을 수 있다.

무료 이용 특전도 다양하다. 비즈니스 센터의 인터넷 사용을 비롯해 객실에서의 로컬 전화는 물론 구두까지 닦아 준다. 로비에서는 오후 10시30분까지 딤섬이나 과일과 같은 간단한 간식과 꼬냑이나 와인 등 다양한 음료가 제공된다. 싱가포르의 여러 호텔과 달리 로비에서 흡연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이하다.

초특급 호텔의 화려한 분위기가 부담스럽다면 의자를 컨셉으로 하는 테마 호텔도 있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1929는 중국계 젊은 변호사가 지난 해 오픈 한 객실 수 32개의 미니호텔이다.

의자 수집가인 호텔 주인의 취미에서 알 수 있듯 1929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인테리어. 객실 하나하나가 유럽에서 수입한 소품을 이용해 다르게 꾸며져 있다. 1929년에 지어진 클래식한 분위기의 건물 특징을 잘 살려 정감이 있으면서 냉장고와 샤워시설 등의 편의시설도 완비하고 있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조림 느낌의 일본 비즈니스 호텔이나 한국의 모텔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현재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특별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며 연인이나 젊은 부부에게 잘 어울린다. 1층의 레스토랑 엡버(Ember)도 수준급. 래플즈 호텔 출신 요리사의 빼어난 음식 솜씨가 여느 특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싱가포르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싱가포르관광청 02-399-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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