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칭 시내에서 1시간 30분 정도 차로 달리면, 보르네오 하이랜드 리조트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타고 온 차를 버리고 리조트 차량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왜 이렇게 번거롭게 이동을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쯤 그 이유를 알게 된다. 갈아탄 차량은 트럭을 개조한 버스다. 이 차를 타고 20분을 넘게 해발고도 1000m 가 넘는 곳에 있는 리조트를 향해 끊임없이 올라간다.

도대체 이 높은곳 어디에 리조트와 골프장이 있단 말인가. 마치 대관령이나 미시령 고갯길을 오르는 듯한 느낌인데 그 풍경이 장관이다. 달리는 길은 보르네오의 정글을 뚫고 저 높은 곳 구름을 향해 달려간다. 꾸불꾸불한 길을 달리는 재미가 익숙해질 무렵 20분 정도가 지나서야 도달한 곳에 멋진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이곳 보르네오 하이랜드 리조트의 컨셉은 ‘Back to nature, back to basic’ 이다. 컨셉에 따라 TV와 전화가 없으며 휴대전화 또한 불통이다. 그야말로 일상의 것들을 모두 버리고, 오직 자연 속에서의 골프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됐다.

일반적인 리조트 같은 온갖 편의시설을 이용할 계획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밀림 속에 마련된 리조트에서의 진정한 휴식, 그리고 편안한 골프를 원하는 이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곳, 보르네오 하이랜드 리조트와 혼빌 정글골프 코스다. 해발 1,000m 고원에 마련된 혼빌 정글골프 코스는 울창한 원시림 가운데 조성된 18홀의 코스로 원시림과 고목 등 천연자연을 이용한 자연친화적 설계가 돋보인다.

일반 객실에는 화장실만 있고 샤워실이 없어 공동 샤워장을 이용해야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골프와 휴식이라는 기본 조건에 충실해 지내기에 불편함은 없다. 부속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음식들은 60% 이상이 모두 자체 재배한 재료들만을 이용하여 만들어진다. 모든 음식이 채식으로 제공되며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없다. 맛이 없지는 않을까 하며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야채로만 만들어진 음식은 기대 이상의 맛을 보여준다.

골프코스 역시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계 됐는데, 그 재미가 만만치 않다. 인공미로 가득한 라운딩이 아닌 고지대의 쾌적한 기온에서 자연미를 맘껏 살린 라운딩이 가능하기 때문.

골프와 산책으로 다소 피로하다면 쌀이나 원두커피 등의 천연재료를 이용한 마사지와 스파로 피로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글 분위기로 조성된 스파에서 산자락을 내려다보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보면 어느새 피로는 싹 잊게 된다.

직접 재배된 차로 입맛을 돋구어 보는 것도 이곳의 매력중 하나다. 현재 총 58개의 방이 있으며 리뉴얼 공사중인 방은 샤워장 보완을 통해 추후 보다 안락한 시설로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 원주민이 되어보자 - 민속촌 체험

산투봉(Santubong)산 기슭에 자리잡은 사라왁 민속촌에는 이 곳 원주민들의 옛 가옥, 풍습, 생활상이 재현돼 있다. 비다유(Bidayuh), 이반(Iban), 페난(Penan), 오랑 울루(Orang Ulu), 멜라나우(Melanau), 말레이(Malay), 중국(China)의 민속가옥 내에서 각 원주민들이 고유의 생활양식 재현 및 수공예품 제작 등의 모습을 소개한다. 이들 중 비다유나 이반족들은 ‘롱 하우스’라 불리는 전통적 형태의 집을 짓고 산다. 목재로 만들어진 길다란 형태의 집에서 집단 거주하는 이들은 과거 사람을 사냥하며 해골을 보관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몇몇 하우스에 남아있는 흔적만 볼 수 있다.

각 가옥에서는 고유의 춤을 보여주거나, 노래를 듣고 음식 만드는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입으로 부는 독화살을 직접 쏴 볼 수도 있다. 보통 1시간 30분 정도의 관람을 마친 후, 11시 40분경 이곳 극장에 도착하면 약 1시간 가량 진행되는 민속공연이 시작된다. 이곳 원주민들의 고유한 춤으로 주로 구성된 이 공연은 여행자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민속촌의 입장료는 45링깃(한화 13,000원 정도). 입장권을 구입하면 각각의 관광객에게 여권모양의 소책자를 주는데 각 원주민 하우스에서는 이 소책자에 증명 스탬프를 찍어준다. 잊지 말고 도장을 받도록 하자!

● 밀림 속의 바다 - 다마이 비치

바닷가를 병풍처럼 둘러싼 열대우림과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닷가 사이에 위치한 다마이 비치 홀리데인 인 리조트 다마이는 말레이어로 ‘평화’를 뜻한다. 그 이름만큼이나 고요하고 안락하다. 방갈로 스타일과 2층 발코니 룸으로 구성돼 총 302개의 룸이 준비되어 있는데, 카페와 레스토랑, 수영장 등 부속 시설이 완비돼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 다마이 비치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으로 리조트와 바닷가 사이의 간격이 10m에 불과했다가도 순식간에 넓은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물이 깊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해수욕을 만끽할 수 있다.
파도가 거세다면 리조트내 풀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어보는 것도 좋다.

이밖에도 제트스키나 윈드서핑등의 수상 스포츠와 각종 레포츠를 위한 기구도 준비돼 가족, 연인과 함께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적한 휴식이 목적이라면 붉게 물들어 가는 저녁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따사로웠던 오후 햇살이 그 모습을 감추고 살랑대는 저녁 바람이 여행자의 마음을 감싸안을 무렵, 시원한 야외바에서의 맥주 한잔은 더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쿠칭 시내로부터 불과 35km, 공항에서는 4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용이한 것도 이곳 다마이 비치의 큰 장점 중의 하나다. 고원 위의 골프장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내 안의 나를 바라보았다면, 이후에는 이곳 다마이 비치에서 다양한 즐거움으로 흥겨운 휴양을 취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글·사진=류한상 객원기자 miizii@yahoo.co.kr
취재협조=말레이시아 항공 02-753-6241/2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