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반지의 제왕’ 톡톡
-반짝효과 아닌 장기흐름으로

최근 국내 영화 관람객 1000만명 시대가 열리며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한국 영화가 선전중이다. 이에 따라 영화를 비롯한 드라마 등이 한국 관광소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실미도’가 개봉 58일만에 전국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사상 첫 1000만명 관람 흥행 영화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지난 2월 개봉한 장동건, 원빈 주연 ‘태극기 휘날리며’는 일찌감치 흥행이 점쳐진 가운데 개봉 39일 만에 관람객 1000만명을 돌파해 불과 한 달 사이에 흥행 기록을 갱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흥행에 대박을 터뜨린 이들 영화는 각각 6월 초, 중순 경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면서 이를 관광과 연계시킨 이른바 ‘영화 관광’이 새로운 관광상품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영화관광 부상과 성공조건’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영화관광’이란 ‘세트장 및 로케이션 장소가 관광명소로 되거나 영화제 개최, 연관업체 입지 등으로 지역 전체가 영상문화의 메카로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태극기 휘날리며’ 경우 지난해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화 주인공들을 만나는 촬영지 답사 상품을 판매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영화 제작 당시부터 촬영지 유치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 관광지 개발 및 홍보 활동 등을 펼친 결과 영화 주인공 이름을 딴 일명 ‘프로도 경제(Frodo Economy)’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01년 ‘반지의 제왕’ 개봉 이후 뉴질랜드 외국 관광객 수가 연 평균 6%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관광객 중 9%가 영화 ‘반지의 제왕’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뉴질랜드는 영화 흥행 후, 낙농국가에서 일약 세계적인 영화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 촬영지로 활용된 양떼 목장과 춘천 남이섬 관광상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관광지는 관련 드라마 촬영지로 아시아권 내에 소개되면서 한국관광 인기 목적지로 급부상, 많은 관광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도 겨울연가가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남이섬 관광을 주 목적으로 방한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서도 영화나 드라마를 연계한 관광 상품이 소위 뜨기 시작하면서 이를 영화 흥행 등에 따른 ‘반짝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가도록 발판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영화나 드라마 제작 당시 관광지화를 염두에 둔 사전 촬영지 선정 및 세트장 건설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체계적인 홍보는 물론 이들 촬영지들이 그 자체로도 관광지로서 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테마를 발굴해내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영화 촬영 후 세트장 등을 테마파크화해 성공한 사례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관련 기관 및 업계간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유연성있는 사고와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현실은 아직도 더뎌 보인다. 최근 많은 돈을 들여 제작된 ‘실미도’ 촬영 세트를 인천시에서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철거해버린 것이 그 일례라 할 수 있다. 한국영화관객 1000만명 시대. 그 뒤를 이어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이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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