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따라 풍요로운 역사

-나일강 일출·일몰 유명…더위 식히는 청량제
-열기구타고 오르락 내리락…사탕수수 밭 항해
-마차타고 골목 누비기…이집트인 생활상경험

이집트하면 피라미드나 파라오와 함께 떠오르는 또 다른 아이콘이 있다. 바로 이집트를 동서로 가르며 지중해로 흘러내리는 나일(Nile)강이다. 이집트가 수천년 전부터 찬란한 문명을 형성하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것은 나일강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집트인들 스스로가 나일강을 태양신이 이집트에 준 최대의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일강은 해마다 범람을 반복하는 사이 이집트인들에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옥함을 주었고 5000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흐트러짐없는 유적을 남길 수 있게 해주었다. 반면 이런 비옥함은 외부인들의 침략의 구실이 되기도 했다.

이집트는 나일강 주변을 제외하고는 사막으로 이뤄져 있고 나일강 주변으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형성하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을 기준으로 해가 뜨는 동쪽을 ‘삶’과 ‘생활’의 땅으로, 해가 지는 서쪽을 ‘죽음’의 땅으로 삼고 일상과 종교 생활 등을 영위해왔다.

나일강은 아프리카 남부 세계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히는 빅토리아 폭포를 기원으로 한다. 그곳에서부터 약 8000km를 흘러 이집트의 델타 지역을 끝으로 나일강은 이집트 북부의 지중해와 섞이고 있다. 지금은 아스완 하이댐의 영향으로 범람을 멈춘지는 30여년이 흘렀지만 나일강은 여전히 이집트 인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은 생명과도 같지만 관광객들에게 나일강은 이집트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삭막한 사막에 초록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아침 저녁 뜨거운 태양볕을 피해 더위를 식힐 수 있게 하는 산뜻한 청량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출과 일몰시 나일강은 또 다른 표정을 연출하며 이방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룩소르는 나일강의 풍부한 표정을 만끽하기에 적절한 곳이다. 카이로의 나일강은 대도시의 번잡함과 오염도로 인해 왠지 깔끔하지 못한데 룩소르에서는 그야 말로 청량하기까지 하다.
가장 먼저 나일강을 만나는 곳은 묶고 있는 호텔에서다. 룩소르에서 대부분의 특급 호텔들은 나일강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일강을 베란다 창문 너머로 보여준다. 나일강을 끼고 옥외풀장 등도 설치돼 있어 그야말로 사막에서의 휴식을 가능케하고 있다.

호텔이 에피타이저라면 이른 아침이나 일몰 시간에 만나는 나일강은 메인코스다. 바삐 돌아다녀야 하는 단체 투어 중에라도 잠깐 짬을 내 이집트 전통 배인 펠루카를 타고 나일강 뱃놀이를 하게 된다. 모터보우트가 룩소르의 강 하류까지 배를 끌고 내려가면 바람의 방향을 읽는 돛과 사람들이 젖는 노의 힘에 의해 목적지를 찾아가게 되는 펠루카 놀이는 나일강의 낭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서쪽 사막 넘어 지는 노을 빛이 찬란하면서도 애잔하다.

펠루카는 관광객들에게는 놀이의 대상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주요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동서를 이은 다리가 별로 없는 까닭에 펠루카는 동서를 잇는 생활 수단이 되는 것이다. 관광 중에도 좀 더 빨리 이동하려면 대형 버스보다는 배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일강을 좀 더 고급스럽고 풍부하게 느끼려면 나일강 크루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룩소르와 상류의 아스완을 약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연결하는 나일 크루즈는 이집트 여행의 또다른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모가 바다를 항해하는 크루즈보다 크지는 않지만 고급스럽고 정결한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각 지역에 내려 관광도 한다.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배가 이동 중에도 양 옆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야 말로 뱃놀이 중의 뱃놀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고급여행상품이나 허니무너들을 위한 일정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나일강변에서 해가 막 진 후 조명이 들어온 크루즈배들을 바라보는 것도 분위기가 색다르다.


☞ 바람따라 커지는 인간의 꿈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열기구 타기’는 룩소르를, 이집트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선택관광으로 꼽힌다. 이른 아침, 하쳅수트 왕의 장제전 부근에서 떠오른 커다란 풍선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날씨가 좋을 때면 기구는 바람의 무게 조차 느끼지 못하게 가볍게 떠오르며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하쳅수트 장제전, 람세스 3세 장제전, 룩소르 신전 등을 하늘에서 감상해보기도 하고 일반 서민들이 사는 동네위로 기구가 지나갈 때면 달려나오며 ‘헬로’를 외치는 아이들과 조우하기도 한다. 베테랑 조종사가 높낮이를 조절하며 사탕 수수밭 사이를 지날 때면 기구는 공기를 가르는 배가 된다. ‘사각사각’ 사탕수수잎과 기구가 만나 만들어내는 화음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그야 말로 감동의 도가니다. 열기구에서는 사막과 초원지대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도 볼 수 있다.

약 40여분 정도 비행을 끝내고 도착할 때면 스탭과 탑승객들이 어우러져 한바탕 축제를 벌이며 승선을 무사히 마쳤음을 환호해준다. 열기구 하나에는 보통 10~2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자격증을 소지한 베테랑 조종사가 드물어 운행일저이 한정돼 있어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열기구를 타기가 쉽지 않다.
룩소르를 세세히 느끼고 싶다면 마차를 타고 시내를 한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마차는 아침부터 밤까지 어느때고 탈 수 있다. 룩소르 신전이나 카르나크 신전 등의 유적지를 돌아볼 수도 있지만 골목길을 누비며 이집트인들이 사는 모습과 재래시장 등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약 30~40분 정도 소요된다.

이집트 글·사진=김남경 기자 nkkim@
취재협조=대한항공 02-2656-2001,
이집트관광청 02-795-0282, 트라브코 20-2-737-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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