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부터, 우리 삶에서 웰빙은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단순히 고픈 배를 채우는 기본적인 욕구충족에서 벗어나 좀 더 자연을 가까이 하고, 녹색의 푸르름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누구나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되어, 자연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기에 이르렀다. 남들의 발길이 채 닿지 않은 녹색의 땅에 자신만의 깃발을 꼽고 싶어하는 여행객들에게 중부 베트남은 달콤한 유혹이다. 하얀 아오자이, 원뿔형 모자인 논, 끝없이 펼쳐진 오토바이 행렬, 장동건과 김남주가 우상인 나라 베트남,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 곳으로 다 함께 떠나보자.


바쁜 발걸음에 쉼표를 찍을수 있는 ‘다낭’

하노이, 호치민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 베트남의 중소 도시는 사시사철 푸른 자연으로 뒤덮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들판에는 푸른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게으른 소를 모는 어린 목동,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들일을 나가는 농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옛 농촌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도시에는 거대한 가로수들이 자라고 있으며, 열대 지방인 관계로 집집마다 울긋불긋한 꽃들이 작은 화단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아직은 고층 건물 대신, 저층의 건물들이 올망졸망 어깨를 맞댄 채 도시를 이루고 있어, 자연친화적인 도시라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그 중에서도 인구 100만 명이 거주하는 다낭은 자연과 도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항구 도시다. 베트남전 당시에는 미군 최대의 기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리에 가득 채운 네온사인과 서구 음악만이 그때의 향수를 달래줄 따름이다. 시내 중심가에는 10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점포가 성업 중이지만,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넓은 들판이 펼쳐지는 것 또한 다낭의 매력으로 손꼽힌다. 도시 한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강과(재미있게도 우리나라의 한강과 이름이 같다) 도시 외곽을 살포시 감싼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다낭은 중부 베트남 최고의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다.

● 은빛 모래 해변의 ‘푸라마 리조트’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더 고운 은빛 모래사장에는 외국자본이 들어와 세운 다양한 리조트가 건설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푸라마 리조트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홍콩 자본과 베트남이 함께 손잡고 세운 이 리조트는 200여 개의 방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차이나 해변(china beach)이 보이는 메인 수영장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바다와 수평선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콘도식으로 구성된 방의 발코니에서 내려다보이는 두번째 수영장은 산책로와 아늑한 정원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 태양만큼이나 강렬하다.

국내 여행자는 드물지만, 일본, 홍콩, 중국은 물론 유럽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관계로 리조트에는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한 매니저들이 근무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유수 대학 어학원에서 공부한 직원을 채용하는 등 국내여행자를 위한 배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푸라마 리조트를 찾는 많은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고 챙겨가는 것이 있으니, 바로 MTB 자전거다. 산과 바다, 그리고 들판을 자유롭게 질주할 수 있는 도로가 드넓게 펼쳐져 있는 까닭이다. 모험과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여행자들은 뙤약볕도 마다하지 않은 채, 바람의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리조트 내부에도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과 레포츠 프로그램이 있지만, 푸라마 리조트의 가장 뛰어난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휴식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먼지가 쌓이도록 책장에 묵혀뒀던 두꺼운 책 한 권을 들고 나서면, 그 곳이 어디 건 도서관이 되고 안방이 된다. 물론 리조트의 규모가 큰 만큼 도서관 또한 유럽의 오래된 도서관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아늑한 소파와 다양한 책들로 꾸며놓았다.

● 대리석으로 이루워진 ‘마블 마운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면, 리조트에서 이십 여 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블 마운틴으로 가벼운 산보를 나가보는 건 어떨까. 다낭만의 이색적인 볼거리인 마블 마운틴은 이름 그대로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베트남의 유명한 성지다. 현지인들에게는 오행산이라 불리우는 이 곳은 힌두의 성지이자 불교의 성지로 투이썬, 목썬, 킴썬, 토썬, 즈엉화썬, 암화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도 106m로 가장 큰 투이선은 동굴 입구에 거대한 남근상이 세워져 있다. 물론 이 또한 자연에 의해, 이 곳을 찾는 이들의 기도에 의해 닳고 닳아 그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리라.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이 있을 정도이니, 다낭의 주요 토산품은 바로 대리석 제품이다. 대리석으로 깎아 만든 거대한 조각품에서부터 도장, 장난감, 장식용품에 이르기까지 작은 마을 전체가 온통 대리석 투성이다. 조각품들은 포장에서부터 배송까지 베트남 현지 업체에서 책임지고 있지만,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 그림의 떡일 따름. 그러나 5달러 정도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도장 등과 같은 작은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 ‘호이안’

다낭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떨어진 호이안은 동화책을 읽다가 툭 떨어진 듯, 현재와는 동떨어진 정적인 도시다.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로 지정될 만큼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 이 곳은, 70년 전 일본인들이 들어와 세운 건물양식과 중국문화가 다분히 내포된 건물양식이 혼합된 이국적인 도시다. 게다가 도시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참파 유적가지 어우러져 있는 탓에, 베트남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또 다른 베트남을 선보이는 이색적인 도시다.

거리의 곳곳에는 한지나 비단 등으로 갓을 입힌 등이 걸려 있으며, 세월의 때가 적절히 묻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은 흡사 옛날 인사동을 보는 것 같다. 옛날부터 베트남 여행자에게 내려오는 지침이 있으니, 바로 옷을 사려면 호이안에 가라는 것이다. 그 지침처럼 호이안은 비단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아침에 옷을 맞추면, 저녁에는 맞춘 옷을 입고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곳 호이안의 자랑거리다.

호이안은 단 하루 만에 관광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도시이지만, 보통 여행자들은 이 곳에 짐을 풀고 며칠을 보내기 일쑤다. 유서 깊은 고택을 둘러보고, 베트남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빼곡한 갤러리에 들리자면, 하루해가 유독 짧은 까닭이다.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은 호이안의 마력에 흠뻑 빠진 채,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옛 풍류를 즐기느라 떠날 줄을 모른다.

이처럼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명이 공존하는 곳, 그 혼잡함 속에서 나름의 멋과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곳, 중부 베트남의 다낭은 잊혀진 역사의 그늘에서 또 다른 꽃을 피우고 있다.

베트남 다낭 글·사진〓박미영 객원기자
siin78@freechal.com
취재협조〓베트남 항공 02-757-8920
사진협조〓푸라마 리조트 84-511-84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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