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elcome to Palau, the Rainbows End

팔라우의 입국 신고서 맨 위에 작은 글자로 인쇄돼 있는 문구가 마음에 든다. 무지개의 끝에 있는 나라. 천혜의 절경을 간직한 북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는 쉽게 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나는 곳이다.

서쪽으로 필리핀,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마주하는 팔라우는 크고 작은 34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지만 주민 대부분은 수도 섬인 코롤(Koror)을 비롯해 가장 큰 바벨다옵(Babe ldaob) 섬 등 일부 섬에만 거주한다. 인구 2만 명이 채 안되는 작은 나라지만 팔라우는 2,000만 명의 인구가 부럽지 않은 바다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신탁통치 아래에 있다가 1994년 10월 독립국의 지위를 획득한 팔라우공화국은 관광이 주 산업이지만 동남아시아와 같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벨라우(Belau)라고도 불리는 팔라우는 바다를 만나고 ‘바다를 즐기고 바다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 해변이 아닌 바다를 즐기는 곳


팔라우의 중심- 락 아일랜드
팔라우는 흔히 알고 있는 휴양지와 많은 차이가 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가 지천이지만 정작 모래 고운 백사장은 찾기 힘들다. 당연히 근사한 전용 비치를 끼고 있는 고급 리조트도 드물다. 웨스턴 캐롤라인 섬에 있는 초특급 리조트인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Palau Pacific Resort)정도만이 인공적으로 가꾼 전용 해변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전용 비치 없는 시내 호텔들의 수영장도 커다란 목욕탕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호텔에 머물면서 풀 바에서 시원한 음료도 마시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면 팔라우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여행지다. 팔라우의 재미는 역시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 팔라우의 여행일정이나 선택 관광도 물론 바다를 중심으로 짜여있다. 하다못해 팔라우에서는 버스 타는 시간보다 배타는 시간이 많을 정도다. 관광객이 접하는 팔라우의 바다는 락 아일랜드가 중심이다.

사람들이 팔라우에 열광하는 이유는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200여 개의 섬들이 장관을 연출하는 락 아일랜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라우에서의 다이빙과 스노클링 등 해양 활동 대부분도 락 아일랜드에서 이뤄진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섬이라 락(ROCK)이라 불리지만 정작 이 곳의 섬들은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이 아니다. 열대 식물이 바늘 들어갈 자리도 없을 만큼 울창하게 자라면서 섬은 초록으로 덮였고 에메랄드 빛 바다와 조화를 이룬다. 섬의 밑 둥은 오랜 세월 파도에 깍이면서 버섯같기도 하고 엄지 손톱같기도 한 기묘한 모습으로 자랐다.

코롤에서 150~200마력짜리 야마하 엔진 두개를 장착한 스피드 보트를 타고 45분 가량을 질주하면 락 아일랜드에 다다른다. 배에 오르기 전 멀미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팔라우의 바다는 섬과 기다란 환초대가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호수처럼 잔잔하다.

■ 락 아일랜드 즐기기

락 아일랜드에서 가장 일반적이지만 빼 놓치 말아야 하는 시간은 스노클링이다. 팔라우의 스노클링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다이빙을 해야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바닷 속 비경을 구명 조끼만 입고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 속 비경은 스노클링 포인트만다 제 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 100년을 넘는 시간동안 크기가 1m에 육박하게 자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이언트 크렙- 이 무리를 이루고 있고 열대의 크고 작은 형형색색의 물고기는 손에 잡힐 듯하다.

무인도에서의 바비큐 점심도 일미다. 손님들이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현지 직원들은 불을 피우고 바비큐 파티를 준비한다. 물 놀이 중간 한국식 도시락을 곁들인 무인도에서의 바비큐 파티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사이판의 마나가하 섬을 가봤다면 비슷한 광경을 떠올려도 좋지만 바닷속은 더욱 화려하고 섬은 훨씬 한적하다. 점심 시간에 약간의 밥이나 닭고기 등을 미리 챙겨두면 스노클링 때 열대어에 둘러 쌓이는 인기스타보다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산소통을 메고 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다이버에게 팔라우는 더 없는 천국. 팔라우에서 만난 한 다이빙 동호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바다 거북과 상어 등은 한 지역에서 한 종류만 만나기도 쉽지 않은 데 팔라우에서는 두 종류 이상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팔라우에서의 다이빙은 조류가 있어 어느 정도 숙달된 전문가가 아니면 위험하다.

팔라우에서는 해파리와의 키스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해파리는 독이 있어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팔라우의 해파리 호수(Jellyfish Lake)에서 만큼은 인간과 해파리가 친구다. 지구의 지각 작용으로 바다가 갇혀 호수가 돼 버린 해파리 호수는 수백만 마리의 해파리가 차지하고 있다. 아직 짠 맛이 그대로인 호수에 들어가면 마법에 걸린 듯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호수 위로 비치는 햇살 아래에는 투명한 크고 작은 해파리들이 유영을 하고 때때로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다와 관련해서만큼은 팔라우 정부의 보호 노력도 철저하다. 락 아일랜드 투어 도중 무인도에서 점심 바비큐를 즐긴 뒤에는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배에 싣고 돌아가야 한다. 정기적으로 섬을 순찰하는 레인저가 문제를 적발하면 해당 여행사에 징계가 내려진다. 해파리 호수 안에서도 절대로 발이나 팔을 거칠게 휘저어서는 안된다. 해파리가 맞으면 바로 찢어지기 때문. 부드럽게 쓰다듬을 수는 있지만 물 밖으로 꺼내서도 안된다.

산호 머드팩도 인기 있는 시간. 산호 가루가 쌓여 바닷물 색깔이 우유 빛을 보이는 밀키웨이에서는 산호 머드팩을 할 수 있다. 현지인이 바닥에서 퍼올린 산호머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른 후 10분 정도 말리고는 바다에 들어가서 씻어내면되는 데 현지인들은 피부병이 있을 때마다 이곳에서 산호 머드 팩을 한다고 한다.

팔라우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하나투어 남태평양 팀


★ 여행상품

괌이나 대만 등지를 거쳐야 갈 수 있었던 팔라우가 한시적이나마 가까워졌다. 하나투어에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6월말까지 매주 2회 팔라우까지 전세항공편을 운항하고 있어 4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덕분에 시간도 8시간 보다 크게 줄어들었고 250만원 가량 들던 비용도 크게 낮아졌다. 숙소에 따라 4박5일은 69만9,000원부터, 5박6일은 79만9,000원부터 가능하다. 6월부터 하나투어의 전세기 운항은 매주 수·토요일 오후 9시20분 출발이며 운항 기종은 270석 규모의 B767기이다. 02-2127-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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