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석 jslee@naeiltour.co.kr
(주)내일여행 대표이사

뛰는 여행사 위에 나는 고객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04년 4월 관광통계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9.3% 증가했다고 한다. 작년의 경우 사스 한파로 예외적인 상황이여서 2002년 4월과 비교를 한다고 해도 출국자수는 11.6% 상승했다. 그러나 여행사들은 IMF때보다도 경기가 나빠 경영상의 이유로 역마진이 발생하는 덤핑 출혈 경쟁을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 여행사들은 고객이 없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데 항공좌석은 동나는 기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행사들도 변하고 있다. 대형화된 여행사들이 혹은 전문화된 여행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마케팅 방법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마켓팅 툴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출국자수는 증가하는데 여행사의 고객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고 아우성친다. 2004년 1사분기 전체 내국인 출국자 가운데 업계 대부분의 수요를 송객하고 있는 상위 30개 업체가 송객한 비율이 22%불과하다. 이 점유율 수치조차도 전년도와 비교하여 상위 30개 회사의 매출이 30%정도 증가한 상황에서 밝혀진 점유율이다. 업계는 살아 남으려고 날마다 고민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고객들은 어디론가 달아 나는 숨박꼭질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숨박꼭질 게임에서 고객들이 아직까지는 이기고 있다. 여행이 자유화되기 시작한 15년 전에 비교하여 50%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품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상품의 틀을 혹은 마켓팅 툴을 변화시킬려는 노력 대신 오직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해오고 있다.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작용으로 고객들은 점점 여행사의 상품들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여행사는 달아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가격을 낮추고 마켓팅을 강화하다보니 수익은 줄고 비용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현재 아웃바운드업계를 선도해가고 있는 30위 이내의 업체 중 매체 광고를 통하여 고객을 모객하는 회사가 20개를 약간 상회한다. 그러나 이들 광고의 회사명을 가리고 상품을 통하여 회사를 구분하기는 전문가들조차 헷갈려한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은 팩키지 형태이며 광고의 레이아웃이나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혹시 소비자의 눈높이를 너무 낮게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봄직하다.

눈을 돌려 선진국 여행사 상품을 벤치마킹 해보자. 과연 그들의 상품 구성이 우리와 같은가? 여행박람회에 참가해보면 4-5년 전부터 여행사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큰 특징으로 여행 형태에서는 FIT시장 공략을 위한 시스템 개발, 상품 구성 측면에서는 생태투어 같이 세분화, 다양화 추구, 유통망에서는 인터넷 통합 예약시스템 개발, 수익측면에서는 단위당 판매 이윤 감소로 인한 부가수익 창출 소재 개발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한결같이 이들의 관심은 FIT시장에 손쉽게 다가 갈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이를 통한 부가수익 창출, 현지 네트워크 개발 등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하여 미국이나 유럽의 대형여행사들은 최근 3~4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호텔 부킹 엔진을 개발하고 개별여행자들에게 맞춤서비스를 위하여 현지 네트워크를 정비하고 있다. 일본의 JTB여행사 상품구성을 살펴보자.

팩키지시장과 FIT시장을 양대 중심축으로 하여 크루즈, 허니문, 어학연수 같이 전문화 세분화된 상품, 렌트카,보험,호텔 같은 부가수익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항공권도 가격, 조건, 계층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여 각기 다른 부킹 엔진을 이용하여 고객을 창출하고 있다. 얼핏보아도 현재 국내 여행사들의 상품구성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주위의 많은 여행자들은 이야기한다.
여행사에 문의하면 갈 상품에 별로 없다고 한다. 사람도 성장하듯이 여행수준도 진화한다. 여행 자유화 15년이 지나는 동안 소비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이제, 초보 여행자를 위한 여행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선수용 여행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프로 여행자와 초보 여행사간의 숨박꼭질 게임! 너무 뻔한 결과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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