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의 아름다움과 원시의 ‘흥미진진’

“구름”의 이미지는 대부분 시간의 흐름과 동일선상에서 이해되곤 한다. 또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청명한 가을하늘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구름이란 “아름답다” 보다는 “흐린 날씨”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갖는 게 일반적이다. 사이판의 하늘은 그래서 이국적이다. 그야말로 공활하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밝은 회색과 하얀색 사이의 여러 가지 조화의 섬세한 색의 스펙트럼을 가진 구름들이 장관을 이루며 펼쳐져 있다.

-색다른 재미 정글투어

정글이란 사이판 특유의 밀림 지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통과하는 코스이므로 4륜구동 지프차를 이용한다. 사이판의 동쪽 정글은 전혀 개발되지 않은 천연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원시의 신비함이 보존된 곳이기 때문에 회색 빛의 빌딩숲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권장할만한 투어다.

사이판의 중앙에 솟아있는 해발 473m의 타포차우산(Mt. Tapotchau) 정상에 오르면 사이판섬 전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사방 360도로 펼쳐진 수평선과 마나가하섬, 남부의 수수페 호수는 물로 저 멀리 티니안섬까지 볼 수 있다. 최정상에는 예수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부활절이 되면 예수의 고행을 체험하는 의미에서 선발된 젊은이들이 십자가를 메고 정상까지 오르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산정상에서 사이판 섬의 전망을 구경한 뒤에는 사이판 주민들이 전쟁 중에 평화를 기원했던 성모 마리아 상의 약수를 먹는다. 사이판의 북동쪽 깊숙한 곳에서는 정글 숲 사잇길을 따라 들어가면 기암 괴석과 거친 파도를 볼 수 있다. 왼쪽 바위 끝은 바다를 쳐다보는 남자의 얼굴 형상이고, 오른쪽 바위는 코가 오똑한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올드맨 바이 더 씨(old man by the sea)라는 이름 외에 신의 저주가 서린 곳이라는 원주민어인 타로포포,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다의 뒤편에 있는 계곡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승리한 미군 장군의 이름을 단 제프리 비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바위사이로 밀려드는 파도는 주기적으로 한번씩 큰 파도로 변해 밀려드는데, 이곳은 신의 저주가 내린 곳이기 때문에 마음이 악한 사람이 접근하면 파도가 거칠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경치가 뛰어나고 인적이 드물어서 국내 CF나 드라마 촬영이 많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정글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원주민의 농장에서 천연 야자를 맛보고 닭싸움도 구경할 수 있다. 농장 주인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커다란 생야자 열매의 껍질을 벗겨 그 안에 단단한 코코넛을 즉석에서 부수어 관광객에게 전통간식과 함께 제공한다.

사이판 글·사진=신중숙 객원기자poet99@ewhaian.com
취재협조=북마리아나관광청


■ ‘하파데이’ 즐거운 원주민의 하루

차모로족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스페인 선박이 마리아나 제도 근처에 머물고 있을 때 원주민들이 “나를 범하지 말라”라는 뜻으로 ‘타하물린’이라고 외쳐서 스페인사람들이 이단어를 이용해 차모로라 했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처럼 외세의 침입에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었던 사이판에서 그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만 감화될 것이 아니라 사이판의 원주민들이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문화와 풍습을 몸소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선 문화체험장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관광객들은 원주민고유 의상(바틱)을 입고, 차모로족의 순결을 의미하는 플루메리아 화관을 쓰고 입장한다. 그곳에서 바비큐와 전통요리 등으로 뷔페식사를 하고 난 후에 원주민의 쇼가 이어진다. 원주민쇼는 바틱 의상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갈아입는 원주민 여성의 패션쇼를 시작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능히 구사하는 사회자가 등장하여 사이판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한국이나 일본문화의 유머와 언어의 뉘앙스까지도 고려하며 진행을 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폭소가 연발한다.

또한 닭싸움과 불쇼 그리고 전통무용을 구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직접 뱀부댄스(bamboo dance)나 전통춤 배우기에 참여해서 원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품 등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재미있게 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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