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바다 저멀리 붉은 낭만에 물든 황혼

그 누구의 말처럼 구름을 보며 정처 없이 걷는 것이 아니라 마냥 우두커니 서서 구름의 모습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마치 한창 유행했던 “매직아이”처럼 깨끗하고 맑은 쪽빛 색의 하늘을 배경으로 구름이 3D로 펼쳐져 있는 것만 같다.

피곤하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보는 방법’을 익혀야 할 번거로움 없이도 시선을 던지는 곳곳마다 입체적인 구름을 볼 수 있는 이곳 사이판. 그 아름다운 하늘 아래 펼쳐진 깊이에 따라 시간에 따라 7가지색을 내는 다채로운 바다의 모습. 그 대자연에 포옥 안겨버린 아름다운 섬 사이판으로 떠나보자.


■ 사이판의 진주 마나가하섬

원주민어로 고양이 섬이라는 뜻을 가진 마나가하는 섬주위가 겨우 1.5km로 걸어서도 섬 한바퀴를 도는데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작은 섬이다. 무성한 열대식물들과 아름다운 백사장, 맑고 깨끗한 바다가 아름답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요새가 있던 섬으로 군함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넓은 백사장과 무릎 정도 밖에 차지 않는 수심으로 해수욕과 선텐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이판 여행에서 마나가하섬을 가지 않으면 가나마나한 여행이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자연환경이 일품이다.

마나가하 섬에서는 여러 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그중 마나가하의 맑은 바다 속에서 다양한 열대어를 보는 스노클링은 우리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마나가하에는 물이 반이고 물고기가 그 나머지 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섬 주변에는 다양한 열대어들이 서식한다. 그 아름답고 조심스러운 생명체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미끼가 필요하다. 미리 소세지를 준비해 바다 속에 들어가 조금씩 잘게 부수면 수많은 종류의 열대어들이 조심스럽게 소세지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다. 눈앞에서 다양한 종류의 이름 모를 물고기들과 함께 유유히 유영을 하고 있노라면 누구든 동화 속의 인어공주, 바다의 왕자다. 구명조끼를 입고, 얕은 곳은 무릎에서 허벅지 정도, 깊어봤자 어른가슴팍에 오는 깊이의 바다가 넓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수영을 못하더라도 스노클링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낭만을 속삭이는 선셋크루즈

천혜의 자연환경이 최고의 자원인 이곳에서 구름과 바다와 태양 그리고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선셋크루즈에서 벌어지는 작은 축제를 통해 정열적이고 즐거운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일단 관광객들이 배에 올라 자리를 잡으면 먼저 음료수와 맥주가 제공된다. 이것은 크루즈투어 내내 원하는 만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갑판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일몰을 본 후 배 안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메뉴는 안심스테이크와 해물 등으로 배에서 직접 바비큐요리를 해서 내놓는다.

식사가 끝나면 갑판에서 통기타 가수가 라이브로 노래를 한다. 팝송, 일본 노래, 우리 가요를 망라하며 갑판을 돌아다니면서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통기타 가수는 배 안의 손님들을 불러모아 간단한 디스코 타임을 갖는다. 열대의 이국적인 섬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신명나는 분위기 속에서 체면과 부끄러움은 거추장스럽다. 여기저기에서 초면인 사람과도 짝을 이뤄 사이판의 전통 춤을 배워보기도 하며 간단한 레크레이션을 즐기고 나면 어느새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사이판 선셋 크루즈는 원주민 밴드가 화려한 볼거리를 시종일관 제공하며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여느 선셋크루즈와는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몰을 즐길 수도 있다. 작은 축제가 벌어지는 갑판을 뒤로하고 선셋을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끼리 낭만적인 밤을 보내기엔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장소다.
선셋크루즈는 스마일링 부두에서 출발해 마나가하 섬 근처에까지 가서 돛을 펴고 일몰을 즐기다 돌아오는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이판 글·사진=신중숙 객원기자poet99@ewhaian.com
취재협조=북마리아나관광청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