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따라 상품가 3~4배까지 차이
-항공·여행일정 같아도 가격은 달라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공개되는 패키지 여행상품의 가격 변동이 소비자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통상 모객이 부진한 특정 날짜에 대해 특가 요금이 제공돼 오기는 했으나 이들 요금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날짜, 항공, 여행일정 등은 같으면서도 요금의 큰 차이를 보이자 이에 대한 불신마저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 시장은 오래 전부터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상품가의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것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움직여 온 까닭에 소비자들의 인식도 이에 맞춰져 있다.

반면에 그동안 일본과 중국은 근거리여서 항공료 변동의 한계가 있고 또 전자는 현지 지상비 부담이 너무 커서, 후자는 지상비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서 명절 연휴를 제외하면 가격 변동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었다. 여행사의 부담이 큰 전세기 운항과 사스 등의 외부 악재가 중국과 일본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날짜가 정해진 상품에 대한 막바지 가격 인하는 동일한 상품에 대한 가격차이라는 신뢰도 하락을, 가격 프로모션이라는 이름하에 제공되던 저가 요금은 정상가로 여겨지는 상품가에 대한 가격저항을 가져왔다.

주류 요금을 기준으로 19만9,000원까지 내려갔던 베이징 상품이 추석 때 79만9,000원~89만9,000원에 책정된 것이나, 비수기 프로모션으로 29만9,000~39만9,000원에 판매됐던 아오모리, 니가타 등의 상품이 최근 100만원까지 상승한 것 등에 대해서도 비난의 여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사 및 여행사 관계자들은 “안 팔리는 상품을 수수방관 할 수 없지 않냐”며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따르고 있는 것 뿐”이라는 명료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프로모션과 불신이 늦은 모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점이다.

중국은 비자 발급 시일이 길어지면서 한 때 판매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출발 3~4일 전에 들어오는 막바지 모객이 늘어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자비용은 다소 증가해도 긴급모객 및 가격 세일 등의 상품을 이용할 경우 더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출발여부가 불확실해 팀을 깨거나 수익을 많이 낮춰야 하는 등 여행사는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홋카이도 전세기 역시 모객이 주춤하면서 최후에는 1백만원을 호가하던 상품이 50~60만원이 인하된 가격에 판매되는 등의 현상으로 이어졌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신뢰를 이유로 끝까지 가격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백화점 할인식의 재고 정리에 열을 올렸다.

통상 일반 직판 여행사보다 가격 결정과 판매 시기가 빠른 간판 여행사들도 부침이 심한 가격변동에 불리한 입장이다. 상황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요금차이만으로 예약이 다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이 때문에 여행을 다녀온 이용객에게 항의를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간판 여행사들이 상품을 차별화 시키는데 공을 쏟는 것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측면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투어 일본 사업부에서 내놓은 신-팩 역시 상품 내용의 일련화를 통해 품질을 보장한다는 컨셉으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이지혜 기자 imar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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