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의 전설적인 인물, 광고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존경할 만한 광고인을 꼽으라면 항상 일등을 놓치지 않는 광고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 1911-1997). 세계적인 시사 주간지 타임(Times)은 오길비를 ‘광고의 마술사’라는 언론 특유의 자극적 표현을 사용하며 극찬했다. 오길비는 기존 고객 관리와 신규고객 영입과 관련한 그 나름의 독특한 철학으로 더욱 유명하다. 오길비가 신규고객을 영입하는 데 있어서의 기본 철학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그가 왜 성공한 광고인이 됐는지에 대한 해답도 암시해 주고 있다.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기업들에게는 신규고객 영입이 절실한 과제이다. 그러나 오길비는 신규고객 영입에 항상 신중을 기했다. 신규고객으로 영입해 그 고객에게 전력투구를 다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 고객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경영에 곤란을 겪을 것 같은 큰 규모의 고객은 욕심을 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혹시나 그 고객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면서 지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포드의 승용차인 에드셀(Edsel)의 프리젠테이션을 포기했다. 그는 포드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귀사의 광고 예산은 현재 우리 회사가 거래하는 모든 고객의 집행 예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이는 우리들이 마음껏 조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액수입니다.” 이러한 그의 편지는 언론의 화제가 되었다. 그는 “나는 고객을 선택할 때 매우 신중하게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2년에 한 업체씩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빨리 성장하면 부득이하게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직원을 쓰지 않을 수 없으며, 또 새로운 고객의 캠페인 제1탄을 위해 우리 회사의 최고 직원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종전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까다로운 고객 선택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길비는 다음과 같은 10가지의 기준으로 고객을 선택했으며, 이 원칙은 또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첫 번째, 고객사의 제품이 광고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여러 번은 아니지만 오길비는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제품을 취급해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두 번째, 그 회사를 위해 일했던 이전의 대행사보다 일을 더 잘할 자신이 없으면 절대로 맡지 않는다. 실제로 오길비는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지금 까지 해온 훌륭한 광고보다 더 잘할 자신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광고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세 번째, 장기간에 걸쳐 매출이 감소하는 제품은 본질적으로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제품의 광고는 사양했다.

네 번째, 고객이 이익을 줄 수 있을지를 살핀다.

다섯 번째, 큰 이익은 주지 못해도 훌륭한 광고를 만들게 해주는 고객을 택한다.

여섯 번째, 고객의 경영자와 대행사와의 관계는 환자와 주치의의 사이처럼 친해야 한다. 그러므로 고객의 일을 맡기 전에 그 고객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타진한다.

일곱 번째, 광고를 마케팅믹스(Marketing Mix) 중에서 부수적인 것으로 경시하는 고객을 피한다.

여덟 번째, 연구소에서 생산되는 신제품이 아니면 신제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아홉 번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협회나 연맹과 같은 연합된 클라이언트의 광고는 맡지 않는다.

열 번째, 어떤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광고를 맡기겠다는 클라이언트는 사양했다.
오길비는 위와 같은 사업 철학을 갖고서 치열한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그는 최고로 성공한 광고인이 된 것이다. 그의 기존고객에 대한 남다른 배려와 신규고객 영입에 대한 철저한 원칙 때문에 그는 고객을 선택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현재 기존고객들의 총 광고 집행 예산의 반이 넘는 예산을 쓸 수 있는 신규 고객이 들어온다고 할 때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흥분할 것이다. 그러나 오길비는 단호하게 “노우(No)”라고 말할 수 있었고, 그의 그러한 용기와 전문성이 높게 평가 받아 오길비는 착실히 고객을 늘리고 클라이언트라면 누구나 탐내는 최고의 광고인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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