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부가 역사상 최초의 여성자영업자라든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 포주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4000년 전 바벨로니아 문명의 고대기록에서도 매춘여성이 등장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최근 우리 사회는 국제 사회에서 대단한 관심을 끌만큼 대규모의 성매매 단속을 하고 있나보다.

개인적으론 성매매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단속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 땅에서 성매매가 근절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먼저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이는 혹시라도 성매매 찬성론자로 몰리기 싫어서기도 하지만 한정된 지면에서 그런 이유와 논리를 구구절절이 다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 결코 간단하게 얘기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어서다.

어쨌든 성매매의 본격적인 단속이후 이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데 관광산업의 침체가 지속적으로 들먹여짐에 따라 요즘 심기가 편하지 못한데, 계속되는 경제난에 관광에 대한 인식도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관광이 매춘과 연계되어 자꾸 회자되니 마음이 복잡한거다.

돌이켜 보면 과거의 매춘이 관광과 관계없다고 단언하기는 확실히 어려운 면이 있다. 학창시절에 이른바 관광진흥 또는 성공의 요소로 SUM-SEA-SEX 또는 SUN-SURF-SEX 라는 개념이 노골적으로 설명된 일이 많았고 이에 대해 궁극적으로 사회적 비용이 더 큰 방식이라는 원칙적 수준의 입장만 갖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편 근 현대기에 우리나라의 관광은 1900년 초 조선 개항기에 일본인 거주지내에 공창제를 도입한 것이 시초였다는 기록이 있고, 1950년 6.25 전쟁이후 주둔중인 미군을 위해 휴양촌을 중심으로 양공주라는 것이 생기면서 관광정책을 통해 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이후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지고 경제재건을 위한 외화획득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정부의 암묵적 지원 하에 소위 ‘기생관광’이라는 형태의 변형된 국제관광 방식은 적어도 90년대 초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각종 언론들은 성매매와 관광의 관련성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살펴보고 시청률 자극을 위해 몰래 카메라를 국내외를 막론한 관광현장에 무자비하게 들이대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것은 관광현장의 일면일 뿐 관광업계가 또는 관광기업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사실 성매매 단속이 본격화된 후 각종 언론에서 관광산업의 침체를 집중보도하는 것을 보고 긴급히 관련업계 대표들을 만나 확인해 봤지만 성매매를 못해서 관광산업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 예외 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문제는 성매매와 관광을 연계시키려는 국내외 언론의 보도 때문에 한국을 오려던 많은 관광객들이 한국관광을 포기한다는 것인데 실상인즉 매춘을 목적으로 한국에 가려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하다 술 먹고 하면 어쩔지 모르는데 잘못하면 한국에선 큰 일난다는 인식이 퍼져 나갔다는 얘기다. 결국 한국관광이 대단히 경직적이고 위험하게 보여 진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결국 인센티브 관광이나 골프관광, 카지노 관광 등에 파급됨으로써 모처럼 한류덕택에 겨우 살아나나 싶던 인바운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된 셈이다. 통상 정부는 늘 억울한 입장에 있어왔다. 제한된 인력과 재원을 통해 제한적인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지만 사회의 어느 곳에서든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의 무한책임을 요구받는 일은 거의 사실(fact)에 속하는 일이다. 이래서 정책홍보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것인데, 이번 성매매 단속은 과도한 정책홍보 때문에 관광과 같은 선의의 피해그룹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성매매 여성이 공식적으로 33만 명에서 비공식적으론 150만 명까지 추산되는 지경에 이르러 성매매단속을 하지 말라던가 반대한다고 할 수까지는 없었지만 하겠다면 좀 조용히 좀 하라고 하는 것이 지나친 요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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