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1등(No. 1)을 지향하고 있을 때 당당히 2등(No.2)이라고 선언하면서 1등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고객을 위해 온 몸을 바치는 모습을 보일 때 고객은 감동하게 된다.

모두가 1등이 되기 위해 전력을 투구할 때 당당하게 확실한 2등이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것도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확실한 2등. 쉽지 않은 위치임에 틀림없으나 1등만을 추구하는 풍토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2등이라고 확실하게 선언할 때 고객이 느끼는 진실성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No.2 전략을 말하려면 그 유명한 렌트카 업체인 에이비스(Avis)의 No.2 필승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폭스바겐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손꼽히는 에이비스의 No.2 전략은 바로 폭스바겐을 제작한 광고대행사 DDB의 솜씨다. 당시 미국의 렌터카 업계는 허츠가 단연 1위, 에이비스는 2위였지만 1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으며 이 광고가 시작된 1962년에는 125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에이비스의 타운센트 사장으로부터 광고 제작의뢰를 받은 DDB의 번벅 사장은 말했다. “우리가 어떠한 광고를 만들어도 승인해주시겠습니까? 그걸 약속해줘야 손대겠습니다.” 타운센트 사장은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은 했지만, 막상 만들어간 광고를 보고는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고의 제목이 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이었으니 말이다.(우리는 2등에 지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를 해야 할까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2위로 선언한다는 것은 정말 용기가 필요했다. 중역들도 반대하고 실무자들도 반대했다. 그러나 사장은 약속한 대로 DDB의 의견에 따르기로 결단을 내렸다. ‘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라는 카피는 놀라울 정도로 용감한 광고였다.

이 광고가 나가고 2개월 만에 경영은 흑자로 돌아섰다. 뉴욕지구에서는 1개월에 51%나 매상이 증가했으며 전국에서 캠페인 전개 2년에 35%의 신장을 이룩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대한생명의 ‘More campaign’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은 2등’이라는 사실 전달을 통해 1등만 기억되고 2, 3, 4등이 비슷해 보이는 것을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고객을 위해 ‘더’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알리고 있다.

이어 대한생명의 고객 중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고객이 1등인 나라’광고 캠페인으로 이어나갔다. 이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대한생명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소개하고 대한생명 사람들의 각오와 노력을 담아내어 사내 종업원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고 사내 고객의 만족도를 제고시키고 있다. 1등의 기업이 1등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매우 많이 있다. 그러나 착실하게 2등의 자리를 지키면서 1등이 되기 위해 고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우리는 일등만을 추구하는 비정한 사회에 익숙해있다. 그러나 일등은 오로지 한 사람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종종 망각하고 모든 사람이 일등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장해야 하고 분을 발라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당당히 2등이라고 선언 할 수 있는 용기는 진정 높이 평가 되어야 한다. 거기에는 진실성이 담보되기에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미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Trust(신뢰)’에서 미래사회에서는 진실이 충만한 국가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당당히 2등이라고 선언하면서 1등이 되기 위해 뛰는 진실성을 보여줄 때 고객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그 기업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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