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밝아질 무렵 열을 한껏 머금은 기구는 대지를 사뿐히 박차 올랐다. 열댓명을 태웠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만큼 가벼운 몸놀림이다. 그리고는 이내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아침 공기를 가른다. 저 멀리 구름 사이로 막 고개를 든 태양빛이 온누리를 밝힌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온 세상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글 싣는 순서
1.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놀기
2. 울창한 열대 우림에서 산림욕 하기
3. 하늘에서 바다까지 끝없는 놀이동산
4. 전세기 상품과 호텔 & 리조트 소개

열기구, 온 세상과 함께 호흡하다

■ 대기에서 맞이한 일출은 잊지 못할 추억

새벽 6시경 벌판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리바(Mareeba). 출발 장소다. 출발과 도착 장소를 꼭 집어 어디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은 매일 아침 바람의 세기나 방향에 따라 장소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출발도, 도착도 마리바다.

드문 드문 언덕이나 작은 산이 보이긴 하지만 마리바는 케언즈 서쪽에 위치한 평원이다. 일찍부터 열기구가 운영돼 열기구의 메카로도 꼽히는 곳이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은 바람의 세기가 가장 열기구 타기에 좋기도 하고 덥기전이어서 비행에 쾌적하기 때문이다.

벌판에서는 이미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트레일러에서 풍선과 바구니가 내려지기 무섭게 선풍기와 가열기를 동원해 풍선 안에 바람을 넣기 시작한다. 한 바구니 당 파일럿을 제외하고 16명까지 탈 수 있다. 다른 도우미는 안전 수칙 등을 얘기해준다. 그 벌판에는 저마다 색다른 모습을 뽐내며 여러 대의 열기구가 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준비가 되는 대로 비행을 시작한다. 하나, 두울, 세엣, 서너대가 줄이어 출발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도 장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졸음을 느낄 새가 없다.

드디어 차례가 왔다. 3~4명씩 몸무게를 고려해 바구니에 나누어 탄다. 한쪽 방향으로 탑승객 전원이 몸을 틀고 무릎을 굽히고 손으로 안전줄을 잡으면 이륙 및 하강 자세다. 긴장을 잠시 느낄 순간 기구가 떠오른다. 달라지는 고도, 시시각각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기구에 탑승해서 맞이하는 일출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열기구는 마리바 평원을 2회 나눠 운항한다. 한번 운항시간은 30여분. 열기구 하나를 두개 조로 나눠 한 조가 하늘을 나르면 다른 한조는 차를 타고 쫓아가며 열기구의 움직임을 보게 된다. 물론 예약시 1시간 코스를 예약할 경우엔 중간에 내리지 않아도 된다.

마리바 평원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열대기후에 어울리는 사탕수수 등의 플랜테이션 작물들이 재배되고 넓은 땅크기 만큼 광활하게 펼쳐진 평원의 모습은 우리와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띄엄 띄엄 집들이 들어서 있고 숲속에는 뛰어다니는 캥거루도 볼 수 있다. 냇물도 흐르고 색깔이 다른 밭들이 펼쳐진 모습도 예쁘다.

잘 훈련된 배테랑 파일럿은 줄을 당겼다 놨다 하며 높낮이를 조절한다. 마을 위에서는 높이 올리고 숲이나 벌판에서는 아래로 낮춰 달라지는 시각 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보면 30분은 너무 짧기만 하다. 기구는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골고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파일럿이 가이드를 겸해 이것 저것 설명도 해주고 평원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주기도 한다.

두 번에 걸친 비행이 끝나고 어느 벌판에 내렸다. 이때부터는 참가자 모두가 열기구 스탭이 된다. 힘을 모아 같이 풍선의 바람도 빼고 바람 빠진 풍선을 잘 접어 정리하기도 한다. 정리된 풍선을 든 모습은 흡사 거대한 아나콘다를 안은 듯하다. 얼핏 일 같지만 즐거운 놀이처럼 구성해 전혀 힘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든다. 오히려 더욱 웃고 즐긴다. 서먹하던 다른 여행자들과 친구가 되는 순간이다. 기구들을 트레일러에 싣고 모두 모여 기념 사진 한 장 찍으면 비행은 끝! 쿠란다에 위치한 차푸카이(Tjapukai) 애보리진 문화센터에서 샴페인을 곁들인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아침부터 ‘왠 샴페인’이냐고? 모두 일원이 돼 무사히 비행을 마쳤으니 이 아니 기쁠쏘냐. 건배라도 해야지. 샴페인 건배에 웃음꽃이 만발이다. 건배 후 나누는 아침식사는 평소보다 두배는 맛있다.

+++ 플러스 α +++

놀라운 레포츠의 천국 케언즈


★케언즈는 각종 놀이의 천국. 동쪽으로는 대보초(Great Barrier Reef)와 바다, 서쪽으로는 열대 우림이라는 세계적인 자연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이곳은 이러한 천혜의 자연 자원을 바탕으로 한 각종 레포츠 활동을 경험해볼 수 있다.
바다에서의 스노클링과 다이빙, 땅에서는 ATV 산악자전거, 래프팅, 번지점프, 하늘에서는 스카이다이빙과 열기구 타기, 파라 세일링까지 원하는대로 골라서 체험해볼 수 있다. 낚시나 게잡이 투어. 열대우림 탐험 코스도 준비돼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찍 부터 젊은 배낭여행객들에게는 입소문을 타고 ‘레포츠의 메카’로 인기를 얻어왔다.
투어는 여행사나 안내 데스크 등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가격은 종류와 코스에 따라 천차만별. 체험 다이빙의 경우 120호주달러이고, 열기구 투어는 1인당 155호주달러다. 패키지로 이들을 구입할 수 있다. 열기구와 래프팅 등으로 엮어 더욱 저렴하다. 투어 시간에 맞춰 픽업을 나오고 끝나면 다시 시내나 숙소로 데려다 준다.

★핫 에어(www.hotair.com.au)는 9년간 마리바에서 열기구를 운영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풍선(길이 38m)을 비롯해 8개의 기구와 35명의 스탭이 소속돼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31일부터 레포츠의 천국인 인천-케언즈 구간에 직항전세기편을 띄운다. 관련 상품 판매 여행사는 롯데, 모두, 세중, SK투어비스, 하나투어, 한진, 한화투어몰 7개사이며 주관 랜드는 뉴라인투어스(02-779-7711), UTC(02-755-9024), 파란랜드(02-777-1515)가 참여한다.

호주 케언즈 글·사진=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퀸즈랜드주정부관광청
02-399-5768 www.queensla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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