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설 연휴 지나고 7일로 완화될까?

올해 설 연휴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연휴 특수를 전혀 공략하지 못한 채 그나마 사이판에만 가뭄에 콩 나듯 수요가 모였다. 

해외여행 시장은 이렇게 냉랭한데 그나마 국내 호캉스 수요는 굳건해 보인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는 1월 중순 기준 설 연휴 기간에 매일 1,000객실 이상 예약이 들어왔다고 한다. 전체 객실이 1,600여개이고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예약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호텔은 미리 예약하는 수요가 해외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간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떨어지기도 하고 해외여행으로도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여기어때가 발표한 설 연휴 예약 데이터를 보니 예약 건수는 전년대비 8.3배 늘었고, 입실일 기준 평균 34.6일 전에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기가 높은 특급 호텔들은 일찌감치 예약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가격이 비싸도 갈 수 있는 곳이 국내뿐이고, 야외활동이 어려운 겨울에는 더더욱 숙소 중심의 여행이 인기를 모으는 분위기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됐음에도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며 나름 숨통을 틔웠다. 

내 지인도 허용 인원이 6인으로 늘어나면서 오래 전에 계획했던 가족여행을 취소하지 않고 떠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여행사들도 나름 한숨 돌렸을 것 같다. 동일 그룹을 6명까지 받을 수 있으니 4명보다는 여러모로 낫다. 

예전에는 반대로 갑자기 4명으로 줄여서 줄줄이 취소 전쟁을 겪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번 설 연휴가 2일 연차 사용시 최대 10일 연휴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연휴는 3월과 5월에 있다. 삼일절과 어린이날 때 징검다리 연휴가 가능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2월에 한 차례 크게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미 대유행을 겪은 미국이나 유럽은 감염세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니 3월 이후로는 단계적으로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아무튼 해외입국자 대상의 자가격리 의무가 설 연휴 이후로 너무 길게 연장되지만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격리 면제가 아니더라도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특히 학생들은 방학을 활용해 해외여행을 떠나 볼만 하다. 방역당국의 오미크론 대응방침 중, 확진자가 7,000명 이상 나오면 재택치료 및 밀접 접촉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해외입국자 대상으로 확대 적용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부스터샷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격리를 면제하거나 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부스터샷은 맞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 않나. 추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가 부족한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외국인 입국자에게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단계적으로 조금씩 외국인에게 국경을 열고 있고, 호주나 뉴질랜드도 부분적으로 개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국은 아예 오미크론 이전으로 돌아기가로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백신패스도 중단했다. 3월 쯤에는 자가격리도 없앨 태세다. 영국 사례가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다.

설 연휴 기간 국내 호캉스는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연휴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사진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설 연휴 기간 국내 호캉스는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연휴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사진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국내선으로 모여든 항공사…여객 역대 최고치

지난해 항공 통계를 살펴보면 국제선은 정말 심각하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래로 최저치다. 2018년 제2터미널이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발생했다. 항공사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된 수많은 업체들도 힘들었을 거다. 반면 국내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LCC들이 그동안 취항하지 않았던 국내선에 다수 취항했고, 신생항공사들도 모두 합류하며 공급이 늘어난 효과다. 

국내선만 보면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수송량을 기록했다. 그것도 2년 연속. 

어쨌든 가장 많은 노선은 제주 노선이었다. 제주공항 여객은 1,200만명을 넘으며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흔들리지 않았다. 

국내선은 공급도 늘고 수요도 늘면서 항공권 가격이 상승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제주도 항공권을 10만원 이상 내고 산 적이 없다. 하지만 작년에 여러 번 검색해봤지만 아침 6~7시 사이 일찍 출발하는 항공권이 아니고서야 10만원 이하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제선 부분에서는 적자가 컸겠지만 국내선만 보면 수익률은 좋았을 것 같다. 

 

정리=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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